김현철 정규 10집 '돛' 음악감상회. 2019.11 20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청량한 도시 감성의 '시티팝' 음악 '원조'로 새롭게 조명받는 가수 겸 프로듀서 김현철(50)이 13년 만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지난 5월 발표한 신보 '10th - Priview(프리뷰)'를 통해 예고했던 김현철의 정규 10집 연작으로 2 CD에 총 17개 트랙이 수록되었다. 요즘에는 잘 보기 힘든 곡수의 이번 앨범은 2006년 발표한 9집 '토크 어바웃 러브'(Talk about love) 이후 첫 정규 앨범이다. 

 

지난 1989년 '춘천가는 기차'가 수록된 1집을 시작으로 '달의 몰락', '일생을', '왜 그래' 등 다수 히트곡을 냈던 김현철은 시티팝의 원조라고도 불린다. 시티팝은 1980년대 일본 버블 경제 시대에 꽃핀 도회적인 분위기 음악으로 최근 뉴트로 유행과 함께 시티팝 인기가 높아지면서 세련된 사운드가 두드러진 김현철 음악도 시티팝 계열로 재조명받았다.

 

김현철 정규 10집 '돛' 음악감상회. 2019.11 20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20일 서울 중구 CKL스테이지에서 정규 10집 앨범 '돛'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가 열렸다. 많은 취재진들과 팬들이 함께 모인 이 자리에서 김현철은 "지금까지 자력이 아닌 언론이나 방송계쪽 사람들의 힘으로 여기까지 온것 같다. 그 보답의 의미에서 제 힘으로 돛을 올리고 새로운 항해를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앨범 타이틀을 '돛'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김현철은 "프리뷰 앨범은 지난 5월에 나왔고 그것은 이번 앨범의 예고편에 속하는 것으로 이번 앨범은 CD로 만들어졌지만 12월에는 LP 앨범이 발매된다"면서 "이번 앨범의 진짜 목적은 LP였다. 곡수가 총 17곡인데 CD 한장으로 담을 수 있는 곡수지만 12월에 나오는 LP가 두 장으로 구성될 것 같아서 이번에도 두 장으로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미발표곡들이 있는데 내년 봄 3,4월 즈음에 발표하면서 다시 한 번 대중분들께 인사드릴 예정"이라는 반가운 소식도 더했다. 

 

김현철 정규 10집 '돛' 음악감상회. 2019.11 20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김현철의 새로운 음악 항해를 위한 '돛' 

이번 앨범은 총 17트랙으로 구성되었다. 1번 트랙 '푸른 돛'은 100대 명반에 빛나는 시인과 촌장 2집 '푸른돛'의 리메이크 곡으로 13년 만에 다시 음악의 항해를 떠나는 김현철의 각오를 웅장한 코러스와 악기 구성으로 담은 인트로에 해당한다.

 

2번 트랙 'We Can Fly High'는 김현철 시티팝의 정수를 보여주는 이번 앨범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이다. '누구나 현실은 다 녹록치 않지만 우리는 하나를 보고 다같이 날아갔으면 좋겠다'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특히 2절 가사에 '나는 나에게 선언한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나이는 단지 하나의 숫자일뿐이다'라는 가사말은 스스로에 대한 고백으로 제 음악을 좋아해 주시는 모든 분들과 함께 가자고 권유하는 곡으로 타이틀에 여러 후보곡들이 있었지만 감히 이 곡을 선정했고, 또한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드럼 솔로곡을 타이틀로 정한 적이 없어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번 트랙 '당신을 사랑합니다'는 올 겨울 김현철표 발라드에 믿고 듣는 고막 남친 박원의 보이스가 더해지면서 완벽해졌다. 김현철은 이날 박원과의 인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처음 만난 것이 유재하 가요 공연 때였는데 그때 맺은 인연으로 그 당시에 후일 앨범을 낼때 꼭 한 번 불러달라는 맺은 구두계약을 이번에 이행했다"면서 감사함을 표했다. 

 

4번 트랙 '감촉'은 새소년의 신예 황소윤이 함께했다. 일면식도 없는 황소윤에게 김현철이 직접 전화로 작업을 의뢰했고, 이에 황소윤은 그 작업을 위해 제주도 한 호텔에서 이불의 감촉을 모티브로 완성한 곡이다. 5번 트랙 '안아줘'는 애절한 목소리의 1인자 백지영과 김현철의 환상의 컬래버로 그녀만의 감성으로 눈물샘을 자극하는 발라드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다. 

 

김현철 정규 10집 '돛' 음악감상회. 2019.11 20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6번 트랙 '그 여름을 기억해'는 김현철 자신의 어릴 적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레트로한 감성이 잘 묻어난 곡이다. 7번 트랙 'I Don't Wanna Say Goodbye'는 김현철이 처음부터 정인을 염두에 두고 쓴 곡으로 오르간 사운드의 키보드 선율에 정인의 목소리여만 가능했다고 했다. 

 

8번 트랙 '꽃'은 요즈음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젊은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김현철의 목소리로 담담하게 풀어간 곡으로 김현철은 "제목 '꽃은 우리 모두가 꽃으로 살고 있지만 지기 전까지는 자기가 꽃인줄을 모른다며 자기 자신을 조금 더  소중히 여겼으면 좋겠다."는 의미를 더했다고 말했다. 

 

9번 트랙 '그런거군요'는 디바 박정현의 보이스와 김현철의 애절한 고백으로 탄생한 곡이다. 10번 트랙 '오늘의 여행'은 김현철에게도 굉장히 의미가 있는 곡이었다. "10년 전 '주식회사'라고 진짜 회사는 아니고 심현보, 이한철, 정지찬과 함께 1년 반동안 즐겁게 음악 작업을 했었는데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면서 다시 그 친구들과 음악을 할 수 있어서 정말 뜻깊고 즐거웠다."는 소감을 전했다. 

 

11번 트랙 '혼자 두지 마요'는 아내와 함께 작업한 곡으로 수줍은 김현철표 사랑 고백을 들어볼 수 있다. 12번 트랙 'Rainbow In Winter'는 김현철 감성과 신예 싱어송라이터 일레인이 컬래버한 겨울에 어울리는 팝송이다. 13번 트랙 'Drive'는 김현철 자신이 음악을 안하고 쉬고 있을때 그 친구가 30년전 노래를 리메이크 했으면 좋겠다라며 작업한 것을 들려줬는데 너무 훌륭했다. 그때 김현철은 "'이제  다시 음악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그외에도 여러 다른 모멘텀이 있지만 이번 앨범 탄생의 결정적인 계기는 죠지 라는 친구였다."라고 밝혔다. 

 

이외 14번 트랙 '한사람을 사랑하고 있어'는 마마무 화사와 휘인이 참여했고, 15번 트랙 'Tonight Is The Night'는 SOLE이 참여했다. 이어 16번 트랙 '열심'과 17번 트랙 '웨딩 왈츠'가 이번 앨범을 마무리하고 있다. 

 

김현철 정규 10집 '돛' 음악감상회. 2019.11 20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가수 김현철이 말하고 싶은 음악적 메시지

13년 만에 새로운 앨범을 발표하는 김현철은 이번 작업을 하면서 절망스러운 기억이 있었다고 했다. 과연 '이번 앨범을 내야하는가', '이번 앨범을 내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수없이 반복했다고 했다. 그런 감정의 기복이 창작자로서 오랫만에 발표하는 앨범을 두고 찾아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를 사로잡았던 그런 절망감은 첫 녹음을 시작하고서부터 사라졌다고 한다. 김현철은 "'앨범을 내놓고 의미를 찾자'라는 생각이 들면서 절망감보다는 희망의 느낌이 왔고, 이번 앨범은 제가 만든 음악이라기 보다는 저의 동료들이 만든 음악, 나아가서는 이 시대가 만든 음악"이라고 말했다. 

 

시대는 변해왔고, 그런 시대들의 음악들을 대중분들이 좋아해주었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까지 음악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김현철은 "요즘 젋은 친구들이 '시티팝'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젊은 친구들이 좋아한다기보다는 지금 이 시대가 좋아하는 것이고 그런 시대에 살고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문득 30년 음악을 해온 김현철의 음악적 색깔은 과연 무엇일까 궁금했다. 답은 의외로 '모른다' 였다. 김현철은 다시 한번 '꽃'을 예시로 들면서 "꽃은 자기가 꽃인줄 모른다. 어떻게 피어났는지를 모르는건데 제가 지금까지 음악을 하고 있지만 음악적 색깔이 무엇인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 잘 모른다"면서 "그것은 올곳이 제 음악을 들어주시는 분들의 평가에 달린 것으로 내가 만든 노래라고 해도 발표라는 작업을 통해 대중분 앞에 나가면 그것은 더 이상 나의 것이 아닌 여러분 모두의 소유물"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처음으로 사회적 이슈를 노래로 만든 김현철은 "'꽃'이라는 노래는 신문지상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는 그런 사건들, 제 주변 가까운 사람들도 겪은 일들로 저도 앞으로 어떤 인생적 굴곡을 겪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 노래는 훗날 내 자신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노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김현철 정규 10집 '돛' 음악감상회. 2019.11 20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30년 음악 인생의 목표 ... '대중들이 공감하는 음악'

젊었던 20대때 발표했던 1,2,3집의 '나는 그저 스스로 잘난 사람이었다'라는 자성의 모습을 보인 김현철은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서 제일 큰 변화는 자신의 처지를 인지하고 할 수 있는 것을 점점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음악하는 사람들에게 옛 사람과 요즘 사람의 구분은 없다고 못박은 김현철은 "누구나 자기가 프로로서 음악을 발표했다면 음악하는 한사람인것이다. 제가 내년 봄에 발표할 앨범에는 최백호, 정미조 씨 노래로 들어가는데 이미 녹음은 끝난 상태이다. 이번에는 우연히 빠졌지만 이번 앨범을 통해 젊은 뮤지션들의 에너지 담긴 목소리를 담았다는 것은 저에게 큰 도전이자 결과물이었다."면서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사람에게는 모두 다 DNA라는 것이 존재한다. 부모님께 물려 받은 이것은 한 번 물려받으면 바꿀수 없듯이 사람마다 각자의 감성은 DNA와 같다고 생각한다. 저는 앞으로도 이런 종류의 음악밖에는 못할 거 같고, 이런 음악을 더 잘하는 것이 앞으로 남은 제 음악 인생에서 여러분들을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 발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김현철 정규 10집 '돛' 음악감상회. 2019.11 20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LP 시대와 CD 시대를 거쳐 음원 시대에 이른 30년 음악 인생을 돌아보게 만드는 김현철의 이번 앨범은 가장 김현철다운 음악으로 다시 대중들에게 노크를 했다는데 있어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오랜 기간 자신을 둘러보면서 고뇌와 자성의 마음을 담아 심혈을 기울인 '김현철스러운' 이번 정규 10집 앨범 '돛'은 새로운 음악 항해를 향해 떠나는 자기 자신에게 바치는 자서전과 같은 결과물이기에 더욱 주목 받는다.

 

한편, 김현철은 정규 10집 발매와 함께 21~23일 서울 중구 CKL스테이지에서 30주년 콘서트 '돛'을 연다. 10집 수록곡을 비롯해 그동안 대중적 사랑을 받았던 김현철의 히트곡 등 다채로운 무대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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