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인사동에 위치한 인사아트센타 제3전시장 B관에서는 2019. 6. 5() ~ 2019. 6. 10()까지 김정자 이 열릴 예정이다.

김정자 展

공간 접기를 통한 다차원 세계로의 확장
김영동(미술평론가)

김정자 작가는 지난 개인전 때마다 자신의 그림에 중요한 변화를 주며 새로운 에포크를 그었다. 이번 전시에서 또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기대가 큰 바다. 그는 첫 개인전 때부터 대형 캔버스들을 가지고 풍경 등을 주제로 시작했는데 작가가 추구하는 것은 대상의 피상적인 아름다움이나 분위기 같은 감성적인 표현이 아니라 조형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데서 무한한 행복감을 느낀다고 했다.

김정자 작가는 꽃을 주제로 시각적 아름다움을 재현하는 것에서 만족을 얻기보다 꽃을 대할 때 느끼는 감정과 환희를 나타내려 애쓴다. 풍경 주제에서와 달리 꽃을 대하면서 작가는 그 형상에서 삶의 환희를 공감한다고 한다. 풍경 주제에서도 조형적 아름다움을 추구한다고 했듯이 꽃의 형상을 취급하면서도 그를 통해 어떤 희열과 떨림을 조형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이런 점에서 낭만주의적 감성과 표현주의적 스타일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김정자 展

작가는 대상을 조형적으로 구성하고 표현하기 위해 색채와 형태를 탐구하는데 천착한다. 조형적 문제의식을 놓치기 쉬운 소재 앞에서도 처음부터 방법적 문제를 의식한 채 대상에 접근한다. 그래서 마침내 그가 추구하는 꽃의 한 원형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는데 감성을 자극하고 희열과 떨림을 주어 삶의 환희를 공감하게 만드는결과를 얻은 듯하다. 물론 그것을 어떻게 평가할지는 관객의 몫이나 그러나 내면의 어떤 심층적인 곳을 터치하는 매우 역동적 표현이라고 보고 싶다. 구상적이지만 추상적 요소가 있고 꽃의 사실적 형태에 기반을 두고 있으나 그것은 조형적으로 추구된 형태와 색채의 개성적인 구성이다. 작가는 스스로 꽃의 추상화된 이미지라고 말하며 삶의 고뇌와 고독에서 길어 올린 희열과 떨림을 느끼게 해줄 대상의 표현이라고 한다.

이제 김정자 작가의 꽃 그림은 아주 당당하고 압도적인 주제가 되어 있다. 흔히 현대 작가들은 꽃이나 아름다운 자연 풍경은 기피 하려는 경향이 없지 않다. 특히 자연주의 미술을 극복하며 등장한 모더니즘 작가들의 후예들은 미술에서 구상적인 아름다움을 두려워한다는데 미술사적으로 역설적인 사실이다. 그러나 아우슈비츠 이후 더는 서정시를 쓸 수 없다고 한 브레히트도 나중에 자신의 말을 수정했다고 한다. 인간 실존의 무겁고 어두운 존재 문제를 다루며 미술에서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시도가 사라진 듯하나 그것은 구상적인 재현 방식을 회피했을 뿐이다.

김정자 展

김정자 작가가 꽃을 취급하는 태도를 다시 보면 그는 미를 추구하는 것을 두려워하지도 않지만 안이하고 감각적인 방식으로 추구하려 하지도 않는다. 그는 삶의 감동과 전율을 전달하기 위한 조형적 표현을 찾기 위해 애쓴다. 구상적 표현에 기반을 두지만 참신한 방식을 위해 고심하고 실험한다.

작가가 꽃의 소재에 특별히 집중해왔던 것은 꽃이야말로 창조적 의욕을 자극하는 모티프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꽃을 주제로 사랑의 메시지를 표현하고 예술에 대한 열정을 구현하는 이미지로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꽃의 상투적인 표현을 넘어서려는 탐구를 계속한다. 우선 캔버스 화면을 가득 채운 구성은 실제 크기도 그렇지만 시각적으로도 공간을 차지하는 비율에서 압도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며 초현실주의적인 환영으로 이끌어간다. 극도의 집중과 끈기 있는 노력이 필요한 꽃잎의 세부표현이 초월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그는 캔버스 화면의 평면 공간을 확장하고 깊이를 줄 일루전을 추구하면서 또다시 새로운 시도에 도전했다. 화면을 마치 병풍처럼 접었다 편 듯 보이게 하는 주름들을 넣었는데 이 역시 평면적인 묘사의 한계를 깨고 초현실적인 환영으로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 이 방식은 익숙한 시야나 조망 표현에서 벗어난 새롭고 낯선 광경을 제공함으로써 매우 흥미를 끄는데 점차 복잡한 다면화로 발전하고 있다. 공간을 확장하는 이 새로운 작업을 작가는 공간 접기라고 명명하며 개념화된 이미지를 넘어서는 다차원 공간으로 의식의 전환을 이끌고자 한다고 한다. 보다 열린 세계로의 확장을 모색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소통을 통해 삶을 긍정하고자 함이라고 한다.

김정자 展

근래에 꽃의 모티프에 이어서 하늘을 그리기 시작했다. 하늘과 구름 풍경 역시 흔히 다루는 소재지만 작가는 이 모티프를 현실적으로 지나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그는 새로운 작업장에서 하루 중 많은 시간을 구름을 보며 작품을 구상한다. 사방 펼쳐진 열린 풍경을 그의 공간 확장 개념을 적용해 시도하고 있어 기이하기도 하고 참신하면서 바로크적인 자신만이 독특한 방법으로 보여주려 한다. 놀랍고 기대에 찬 눈으로 그의 새로운 이미지 변신을 지켜보게 한다.

김정자 展

김정자는 동국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 후, 개인전 6, 국내 외 그룹전, 초대전 400여 회를 치르고 현재 경북미술대전, 신라미술대전, 한국현대여성미술대전 초대작가, 한국여류화가협회회원, 한국미술협회회원, 경북창작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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