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한국의 전통가옥인 한옥이 사진으로 탄생해 지구 반대편의 전 세계인에게 깊은 인상을 선사한다.
이동춘(62) 사진가는 오는 2024년 1월 30일(현지시간)~2월 10일까지 프랑스 파리 오&송갤러리에서 전시회 ‘Une mansion que je souhaitais ériger au fil de temps’(시간 속에 짓고 싶었던 한 채의 집)을 열고 한국 전역의 고택사진 32점을 한지에 인화해 선보인다.
전시회에는 가로 1m, 세로 1.8m에 이르는 대형사진을 한지 전면에 ‘후조당’ ‘낙선재‘ 등 고택을 비롯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한국의 서원’으로 등재된 도산서원과 병산서원의 모습도 담아 색다른 볼거리도 제공한다. 특히 산수유 꽃과 설경, 녹음 등 사계절을 골고루 담고 있는 점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시작의 규격은 규격은 총 3가지로 가장 작은 사진은 가로 56㎝, 세로 42㎝다. 오프닝은 오는 2월1일 오후 6시로 예정돼 있다.
이 작가는 지난 2005년부터 전국 곳곳의 종가 등 고택을 다니며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미국 LA한국문화원을 비롯해 독일과 헝가리, 불가리아 등 전 세계에서 한옥을 선보인 적은 있었으나 해외의 상업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스 미술 전문지인 ‘Univers des Arts’는 1-3월호에서 “사진가의 시선이 돋보이는 고택은 역사적·지리적 현실에 뿌리를 둔 기술적 설계를 넘어선 보편적이고 상징적인 전통가옥”이라며 “이 작가는 고택의 현실과 공통점, 미학적 개성을 사진으로 포착하겠다는 의도를 염두에 뒀다”라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해 4월 서울 종로구 청운동 류가헌에서 20여 일간 '경치를 빌리다– 한옥의 차경借景'이라는 이름으로 전시회를 여는 등 국내에서도 꾸준한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정재숙 전 문화재청장은 “이 작가의 사진은 수선스럽지 않고 고즈넉하고 담담하다”라며 “한민족의 얼과 뿌리를 사진으로 떠냈다”라고 평가했다.
이 작가는 “한지에 사진을 인쇄하는 방법은 최근 몇 년전부터 시도한 특별한 방식”이라며 “국가무형문화재의 손끝에서 탄생한 문경한지를 사용해 전통가옥인 한옥이 지구반대편 전 세계인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