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스텔라, 너와 내 안의 빛(나비킴 작가)
이건수 미술비평·전시기획

나비킴은 빛의 본질을 나비라는 형상 속에서 발견하였다. 이때 나비는 빛 자체이면서 빛을 드러내는 매개로서 작용한다. 나비는 빛의 근원에 도달하고 빛을 감지할 수 있게 하는 모티프이다. ‘숨’을 뜻하는 ‘프쉬케(psyche)’의 본래적 동의어인 나비는 인간의 영혼, 혼의 부활을 상징하는 이미지이기도 하지만, 그의 화면 위에서 점멸하는 나비 형상은 단순한 나비의 재현이 아니라 빛과 색의 혼합체로서 “빛나는 색”을 상징적으로 표상하고 있는 것이다. 

나비킴 작가, 생명의 아름다움을 담은 '프로포즈'-이건수 미술평론
나비킴 작가, 생명의 아름다움을 담은 '프로포즈'-이건수 미술평론

 

작가는 특히 토마스 아퀴나스가 미의 요소로 강조한 ‘클라리타스(claritas)’의 감각적인 밝음의 빛 개념이 어떻게 명료한 진리의 빛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탐구하고, 결국 최고의 감각기관인 시각과 정신적 명료함의 인식작용을 융합시키는 궁극의 빛 개념을 작품으로 형상화해 왔다. 

나비킴 작가, 생명의 아름다움을 담은 '프로포즈'-이건수 미술평론
나비킴 작가, 생명의 아름다움을 담은 '프로포즈'-이건수 미술평론

 

<인터스텔라> 연작은 아크릴 안료로 그려진 화면 위에 플렉시글라스와 인공의 빛으로 빛나는 나비 형상을 올려놓음으로써 빛과 색의 상관관계, 빛과 색의 융합을 시도하는 형식적 전환을 시도했다. 동양화의 겹과 중첩의 미학, 수행도로서의 의미 있는 행위성으로 비롯된 시간의 흔적들이 그의 화면 속에서 조용히 빛나고 있다. 

나비킴 작가, 생명의 아름다움을 담은 '프로포즈'-이건수 미술평론
나비킴 작가, 생명의 아름다움을 담은 '프로포즈'-이건수 미술평론

 

<내 안의 빛> 연작에서 보여지는 수많은 붓질 속에 가려진 내부의 광채는 마음의 결정인양 혼의 불꽃인양 언뜻언뜻 자신의 감춰진 존재적 진실을 드러내면서 화면에 맑은 정신적 깊이와 질감을 부여한다.

나비킴 작가, 생명의 아름다움을 담은 '프로포즈'-이건수 미술평론
나비킴 작가, 생명의 아름다움을 담은 '프로포즈'-이건수 미술평론

 

작가는 보는 것과 아는 것, 빛과 색, 몸과 정신, 안과 밖, 있음과 없음의 극점에서 만나면서 살아나는 근원적 영감의 빛을 추구하고 있다. 회화의 영성, 구원성을 믿는 그는 회화적 공간이라는 변화와 생성의 장을 기반으로 각종 미디어를 수용하면서 물리적 빛과 이성적 로고스의 형식적이고 내용적인 통일, 감각을 통한 사유의 확장이라는 회화의 리얼리티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지속적으로 던지고 있는 것이다. 너와 내 안의 빛이 만나는 인터스텔라의 순간을 나비킴은 프로포즈한다.

나비킴 작가, 생명의 아름다움을 담은 '프로포즈'-이건수 미술평론
나비킴 작가, 생명의 아름다움을 담은 '프로포즈'-이건수 미술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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