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예술가의 미학 Ⅲ

원근법은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되어 왔다. 예를 들면, 일반적으로 근대인의 ‘자연적인 삶’이나 ‘자기파악’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합리적인 의사표출이지만, ‘미적 완전성’을 목표로 한 시각혁명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뵘도 초기 르네상스 원근법의 발견과 적용에 근대의 성립을 본다.〈Vgl. G. Boehm. Studien z u r Perspektitä?t, 1969. S. 31ff〉

[박명인의 미학산책] 조형예술가의 미학 Ⅲ
[박명인의 미학산책] 조형예술가의 미학 Ⅲ

 

알베르티 회화의 정의는 원근법이론을 유지할 수 있지만, 유럽의 중세와 20세기의 약 5세기 사이의 회화이념(외계가 리얼리스틱한 재현이라고)을 결정지었다. 그것은 또한 시각고유의 논리적인 발견이며, 조형예술과 시각현상으로서의 미를 결부시키는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화가는 이미 이데아나 신의 원상(原象)에 준해서 작품을 제작하므로 자연의 객관적 카논(canon)에 따라 자연을 카피하지는 않는다. 화가의 과제는 외계와 자기와의 거리를 자각하여 원근법의 규칙을 지키며 자기의 눈으로 자연의 현상을 창조적으로 보다 완전한 것으로 형성하는 것에 있다.

확실히 이탈리아·르네상스의 조형예술이론은 예술규칙이나 처방전의 성격이 강하고, 계몽주의 미학과 비교하면서 객관주의 성격을 강하게 갖고 있다. 그러나 시각논리에는 필연적으로 주관이 개입된다. 색에 관해 그의 견해와 닮은 것이 가장 자주 나타난다. 그는 중세미술을 통해 힘을 발휘하던 상징적인 장식적 색의 개념을 포기하고 고유 색을 부정했다. 그에 있어서의 색은 빛과 함께 인간의 주관적 활동에 의해 상대적으로 변화되는 시각현상이었다.

[박명인의 미학산책] 조형예술가의 미학 Ⅲ
[박명인의 미학산책] 조형예술가의 미학 Ⅲ

 

다음과 같은 그의 발언을 통해서 잘 전해지고 있다. 
‘같은 명칭의 같은 면에서도 성질이 바뀌는 것처럼 보이는 상태가 두 가지 있다. 그것은 장소나 빛의 변화에 의해 바뀐다. 보는 사람의 위치를 바꾸면 물건은 크게 보이거나, 윤곽이 달라 보이거나 혹은 별도의 색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일체의 현상을 인간은 눈으로 판단한다’. ‘싱싱하고 무성한 잎이 점차로 녹색을 잃게 되어 결국은 창백해지는 것을 본다’. ‘해가 내리쬐는 초원을 산보하는 사람의 얼굴이 푸른빛으로 보이기도 한다.〈알베르티 『회화론』12,17,17항〉. 

알베르티는 또한 생명감이나 운동감을 나타내는 예술규칙으로서 ‘풍부함’과 ‘다양성’의 통일이야말로 예술미의 근본 특성이라고 진술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회화의 주제는 역사(그리스·로마신화)가 뛰어나지만, 거기에서 중요한 것은 인간의 몸짓의 생기있는 운동묘사이며, 그 묘사를 통해서 마음의 움직임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발언으로부터도 알베르티가 시각현상 고유의 특성을 중요시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명확해진다.

네 번째로 회화의 미는 단순한 자연의 ‘모방(imitation)’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선택(Selection)’에 있는 것을 표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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