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제46회 With Artists에서는 김달진 관장이 소개하는 '한국 기하학 추상회화의 대부 한묵(1914-2016)' 편을 촬영하기 위해 2023년 12월 30일 오후 4시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을 찾아 김달진 관장과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한묵은 한국 기하학 추상미술의 1세대 화가로, 본명은 한백유(韓百由)로서 191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40년 일본 가와바타 미술학교에서 서양화를 배웠고 1944년 귀국하여 고성에서 교사로 근무하며 이중섭과 교유했다. 6.25 한국전쟁 때 월남하여 종군 화가로 활동하며 전쟁의 참혹함을 다루다가 1950년 후반부터 본격적인 추상미술 탐구하였다. 52년에 이중섭, 박고석 등과 함께 기조전을 창립하였으며, 당시 홍익대학교 미대 학부장인 김환기의 추천으로 1955년 홍익대학교 교수가 되었다. 1957년 황염수, 유영국 등과 모던아트협회 결성했고, 1961년에는 화업에 집중하고자 교수직을 관두고 도불하여 주로 파리에서 활동하였다. 한묵은 평생을 화업에 몰두한 한국 기하학적 추상회화의 선구자로 기록된다.

가족 1957년
가족 1957년
구성 1963년
구성 1963년
나선 NO9 1972년
나선 NO9 1972년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꽃과 두개골〉, 〈모자〉, 〈상봉〉, 〈나선〉 연작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는 한국전쟁 이후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했다. 전쟁의 폐허와 인간의 모습을 담는 사실적인 미술로 시작하여 1950년대 후반부터 입체파 성향의 추상미술을 탐구했다. 도불 후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추상미술에 몰두했고, 파리 화단에서 앵포르멜 경향의 추상회화와 콜라주를 이용한 기하학적 추상회화를 선보였다. 1969년 아폴로 11호 달 착륙에 큰 깨달음을 얻은 후 작품의 흐름이 크게 변화되며, 시간과 공간이 결합된 4차원적 우주 공간을 회화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이어서 1970년대 후반에 나선형으로 달과 행성을 표현하면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미래적인 공간을 시도하는 등 무한한 공간을 나선형의 소용돌이로 시각화한 작품을 선보였다. 작가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평면에 시간과 공간을 합친 4차원의 공간개념을 탐구하였다.
 

번개탑 1976년
번개탑 1976년
달마의 콧수염 1988년
달마의 콧수염 1988년
금색문의 교차 1990년
금색문의 교차 1990년

 

 파리에서 활동하며 1971-75년까지 유네스코의 지원으로 판화공방 '아트리에 17'에서 연수를 받았으며, 이를 계기로 판화로의 창작 영역을 확장하였다. 1975년에는 상파울루비엔날레, 1980년에는 카뉴국제회화제 등의 국제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1961년 도불이후 국내와 두절되었다가 1973년 공간사랑에서 체불판화전에 이어 1976, 1985, 1990년 현대화랑에서 개인전이 있었다. 2003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어 덕수궁관에서 회고전을 통해 처음으로 작가의 전체 작품을 돌이켜보는 전시를 가졌다. 2005년에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아틀리에를 대여받아 말년까지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2012년에는 서울에서 백수전을 가졌으며, 2015년에는 프랑스 디종에서 《이응로&한묵―파리의 한국 현대 작가전》을 개최했다. 2016년 파리에서 103세로 타계한 후, 2019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한묵 회고전 《또 하나의 시詩질서를 위하여》가 열리고 학술대회가 이루어졌다. 

상봉 1991년
상봉 1991년
백색운의 원무 1995년
백색운의 원무 1995년
한묵 예술원상 수상 2011년
한묵 예술원상 수상 2011년

 

한묵은 1972년 대한민국 국민훈장 동백장, 1992년 제24회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2008년 은관문화훈장, 2011년 제56회 대한민국 예술원상, 2013년 제12회 한불문화상, 2015년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오피시에 등의 다양한 상을 수상하였다.

이중섭, 한묵 한국전쟁 부산피난시절
이중섭, 한묵 한국전쟁 부산피난시절
한묵, 김달진 2011년
한묵, 김달진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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