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가나아트 보광에서는 2023. 12. 8. (금) – 2024. 1. 7. (일)까지 허산 개인전 '세상의 모든 새들을 위한 둥지'가 전시된다.

미지의 감수성
미지의 감수성

 

그는 서울대학교 조각과를 졸업하고, 영국 슬레이드예술학교 석사를 마친 후, 2013년 영국 왕립 조각가 협회에서 신진작가상을 받으며 작가로서의 이름을 국내외로 알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건축 공간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작업을 통해 익숙하면서도 낯선 상황을 연출하였던 그는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와 같은 기후 위기에 경각심을 느끼면서 환경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작업을 새롭게 전개하고 있다. 작가는 가속화되고 있는 기후위기는 환경을 아끼는 단순한 문제를 뛰어 넘어 국가 간의 힘겨루기와 경제적인 요인까지 포괄적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에 허산은 본 전시 《세상의 모든 새들을 위한 둥지》를 통해 현 시점에도 진행되고 있는 기후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화두로 던진다. 

나를 구하고 우리를 구한다
나를 구하고 우리를 구한다

 

근대화의 시작을 알리는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인간중심의 근대적 사고방식은 기계론적 세계관과 합리주의 정신이 정교하게 맞물리며 동시대인들에게 빠르게 자리잡았다. 자연과 인간의 이분법적인 구분 아래, 인간의 우위를 역설하던 20세기부터 우리의 환경은 빠른 속도로 오염되고 이에 따른 지구 온난화는 더욱 가속화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 미술 영역에서는1960년대부터 미술과 자연의 공존에 대한 의논이 환경미술이나 대지미술 등과 같이 다양한 방식으로 이미 나타났으며 더불어 자연에 대한 외경심과 환경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은 미술가들의 주요 모티브가 되었다. 허산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온도의 상승과 저염분, 저산소화로 인한 생태계 교란 그리고 태풍, 호우, 한파, 폭염 등의 자연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오늘날의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의 대한 문제점을 과연 얼마나 많은 동시대인들이 인식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품는 것을 시작으로 작업을 시도했다. 작가는 환경오염에 대한 위기의식을 작업에 직접적으로 표출함으로써 지구온난화와 같은 문제를 담론의 주제로 끌어 들이고자 했으며 한편으로는 새시대에 대한 막연한 희망을 작업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다. 

세상의 모든 새들을 위한 둥지
세상의 모든 새들을 위한 둥지

 

<세상의 모든 새들을 위한 둥지(A nest for all the birds in the world)>(2023)는 이러한 작가의 작업관을 모두 담아내고 있는 작품이다. 작가는 동시대인들을 새,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를 둥지로 표현하여 현 시대에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행동해야 함을 강조하고 기후위기가 단순히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에서 주목해야 할 문제임을 역설했다. 특히 이 작업은 이번 전시에 그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통합적으로 담아낸 것으로, 전시명과 동일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허산은 건축과 조각이 결합하는 작업을 선보이며 기존의 공간을 새롭게 재탄생 시키고, 실제 환경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켰다. 이번 전시에서는 현 사회에 대한 성찰을 독려하는 작업을 선보이며 새로운 환경에 대한 이야기거리를 던져주고 관람자를 사색하게끔 이끈다. 이처럼 본 전시에서 허산은 기후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조각을 통해 구체화함으로써 보는 이가 실질적으로 체감하길 바랐다. 이로써 작가는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는 ‘새로운 시대’에 대한 해답을 찾고, 인식의 변화를 촉구하고자 하는 것으로 이번 전시를 통해 환경위기에 대한 문제점을 직접적으로 인지하고, 작가가 꿈꾸는 앞으로 다가올 새시대의 삶을 경험해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시대

 

이번 전시 신작으로 공개되는 <똑!똑! 인류세>연작은 오늘날 변화되는 기후로 인해 ‘인류세(Anthropocene)’이라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작업이다. 지구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오랜 기간동안 기후는 많은 변화를 거쳐왔고 기질학자들은 그 중 큰 변화를 기준으로 시대를 분류했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홀로세(Holocene)로, 1만 2천년동안 생물체가 살기 좋은 최적의 온도와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로 환경적 변화가 지속되고 있는 동시대를 인류세로 분류하자는 지질학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인구증가에 따른 에너지 사용률 증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급증 등 산업화 혁명이 시작된 18세기를 기점으로 인류세 시대라는 것이다. 이에 작가는 인류세라는 새시대의 도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앞으로 다가올 암담한 미래를 맞이하는 우리의 모습을 노크하는 손의 형태로 표현하였다. 전기 장치에 연결된 손은 나무판을 두드리며 반복적인 노크 소리를 내는데, 작가는 이를 통해 관람자들이 소리를 의식하듯이 동시대인들이 이제는 기후위기를 인식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똑!똑!인류세! No. 1
 똑!똑!인류세! No. 1

 

허 산 許山 b. 1980

학 력
2010    슬레이드예술학교 대학원 석사, 런던, 영국
2007    서울대학교 조소과 학사, 서울

주요 개인전
2023    세상의 모든 새들을 위한 둥지, 가나아트 보광, 서울
2023    Wall Moon: 월문, 갤러리퍼플, 서울
2020    공든탑: The pagoda on the ball, 영은미술관, 광주
2018    일상의 특이점들, 가나아트 한남, 서울
2017    7개의 기둥들, 가나아트파크, 양주
2015    벽을 깨다, 선화일주갤러리, 서울
The Door in the Wall, 가젤리 아트 하우스, 런던, 영국
2014    A New Column for Manchester, 맨체스터 대학, 맨체스터, 영국
2013    L’ÂGE D’OR, 안도 갤러리, 베를린, 독일
2011    Inclined Angles, 한미 갤러리, 런던, 영국

주요 단체전
2020    41회 서울조각회, 김세중미술관, 서울
2019    REFLECTIONS, 가나아트센터, 서울
    리듬 사물 공간, 서울시립대학교 갤러리 빨간벽돌, 서울
    미적 일상의 물리적 가능성, 예술공간 수애뇨 339, 서울
2018    2018 금호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전: 고독의 기술, 금호미술관, 서울
2017    An Eyeful of Wry, 브린모어 존스 도서관 갤러리, 훌 대학교, 훌, 영국
우리가 아는 모든 언어, 금호미술관, 서울
A New Tradition, 가젤리 아트 하우스, 바쿠, 아제르바이잔
낙우회, 인사아트센터, 서울
2016    미술관이 된 舊벨기에영사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말하는 사물들, 스페이스 K, 대구
달, 쟁반같이 둥근달, 예술발전소, 대구
2015    스무 가지 다름을 위한 서곡, 아트스페이스 플라스크, 서울
The Approach, 가젤리 아트 하우스, 런던, 영국
2014    Trace, 안도 갤러리, 베를린, 독일
2013    Soldier's Tale, 아시아 하우스, 런던, 영국
The Tainted, 가젤리 아트 하우스, 런던, 영국
2012    4482 V, Bargehouse, 런던, 영국
Bodhi, 가젤리 아트 하우스, 런던, 영국
When I Spoke Its Name…, 7 Rue Gustave Nadaud 75016, 파리, 프랑스
The Function of The Oblique - Part I: Resistance, Noformat Gallery, 런던, 영국
Per Annum: 12, 컨템포러리 런던, 런던, 영국
The Function of The Oblique - Part II: Action, Son Gallery, 런던, 영국
Oriel Davies Open 2012, Oriel Davies Gallery, 뉴타운, 웨일즈, 영국
Place Not Found, Forman’s Smokehouse Gallery, 런던, 영국
2011    4seen, The Gardens Gallery, 첼튼햄, 글로스터셔, 영국 
4482 IV, Bargehouse, 런던, 영국
The Open West, 첼튼햄, 글로스터셔, 영국 
Acquisition, 런던 아트페어, 비즈니스 센터, 런던, 영국
Having A Dig, Arch402, 런던, 영국
2010    CUBE Open 2010, CUBE: Centre for the Built Environment, 맨체스터, 영국
The Grass Will Grow Over The City, Hackney Wicked Festival, 런던, 영국
4482 III, Bargehouse, 런던, 영국
Artist in Residence, HEAL'S, 런던, 영국

프로젝트
2015    Sculpture in the City, 런던시 지원, 런던, 영국
Tor Auf!, 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지원 공동 프로젝트 참여, 베를린, 독일
2014    A New Column for Manchester 영국 예술위원회 지원 - 맨체스터, 영국
2013    파사드 프로젝트 'Berkeley's tree' - 버클리 스퀘어 하우스, 런던, 영국

수상 및 레지던시
2018    영은미술관 레시던시, 광주
2016    금호미술관 레지던시, 이천 
2013    영국 왕립 조각가 소사이어티 신진 작가상 - 선정작가, 런던, 영국
2012    Oriel Davies Open 2012- 선정작가, 뉴타운, 웨일즈, 영국
2011    The Open West - 대상, 첼튼햄, 글로스터셔, 영국
Art Catlin- 선정작가, 런던, 영국
2009    커트 스위터스 메르쯔반 그룹 레지던시, 영국
2007    브라이튼 대학 미술상, 브라이튼, 영국 

저작권자 © 아트코리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