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인 미학산책] 개념과 법칙 Ⅱ
그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포착한다고 하는 것이‘개념을 형성한다’라는 의미라고 한다면, 클래스(class)의 제대상이라는 개념에서 같은 징표를 가진 제대상이 갖추고 있는 것을 정리하게 되고, 그것과 완전히 유비적(類比的)으로 시간에서 변화되는 일련의 제현상이라는 개념은 모든 단계에 있어서 동일한 것을 정리하는 것이 틀림없다는 것도 명확해 진다.
시간이 어느 정도 바뀌어도 다른 것과 관계되지 않고 동일하게 계속하는 것을 실체라고 하며, 변화하는 제량(諸良) 사이의 불변한 관계를 제량의 결합법칙이라고 부른다. 직접 지각하는 것은 후자뿐이며, 현상을 사고적으로 포착하는 것을 포함해서 얻을 수 있는 제일의 성과는 법칙적인 것이다. 또한 도달할 수 있는 것은 현실적인 영역 내에 있어서의 법칙적 질서에 관한 지식이다. 말할 필요도 없이 이 질서는 지각인상의 기호체계로 표시되고 있는 것 뿐이지만, 이러한 사고방식으로 보면 논리적 개념의 기능은 이미 현상에 포함되어 있는 법칙적 질서를 정착하는 것, 즉 지각이 무의식을 따르고 있는 규칙을 의식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된다.
헤름홀츠의 말을 예로 든다면, 한 개의 물체적 대상의 입체적 형태에 대해서 단순한 직관적 표상마저도 일련의 무수한 감성적 직관상으로부터 집약되는 개념 역할을 완전히 다 하는 것이지만 그것은 이러한 의미에 있어서이다. 더욱 이 개념은 기하학자가 구성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말로 표현 가능한 다양한 정의에 의해 통합시킬 수 있는 개념이 아니다.
이 물체적 사물이 다양한 투영상이 서로 계속해서 일어날 때 법칙의 생생한 표상에 따라 통합시킬 수 없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한 개의 개체적 대상의 표상으로써 이미 하나의 개념이라고 불리지 않으면 안 된다. 이 표상은 ‘대상이 어색한 면으로 관찰되거나, 접촉할 수 있거나, 기타 방법으로 조사할 수 있거나 할 때에 환기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개별적 감각의 집합을 포섭하는’것이기 때문이다.
〈Helmholrz, Handdbuch der physiologischen Optik, 2. Aufl., S. 599ff., S. 948〉
개념기능을 지각과정에 옮겨 넣는 이러한 사고방식이 전통적 논리학의 통상 언어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은 헬름홀츠 자신이 이미 간파하고 강조하고 있었다. 논리학의 전통에 있어서의 통상은 개념의 진(眞)에 특징적인 보편성이 있다고 간주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서 보편적이라고 하는 것은 ‘많은 것에 공통되고 있는 것’이다. 어떤 대상과 다른 대상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상을 구성하는 한 개의 개별적 대상에 관한 관념의 획득이 문제가 되는 것에서, 어째서 그런 공통성이 지배적 역할을 해내고 있을 수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헬름홀츠는 이 이론(異論)을 당연하게 거절하고 있었던 것도 이 이론(異論)에서 잘 보면 하나의 논점선취의 오류(petitio principii)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여기에서 개념의 필요조건이라고 간주되고 있는 이 보편성은 논리적 분석이 확실한 결과인 것 보다 오히려 논리학이 형식논리학인 이상 그 논리학이 최초의 발족이래 바로 그것의 잠재적 요청을 의미하고 있다. 요즘엔 논리학의 발전에 의해 이 요청이 의심스러움으로 점점 인식되어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