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국립현대미술관은 세계인이 한국미술을 접하고 예술을 통해 교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하며 기회의 장을 넓히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솔로몬 R. 구겐하임미술관이 공동 기획해 미국 뉴욕에서 성공적으로 개막한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Only the Young: Experimental Art in Korea, 1960s-1970s)전도 그중 하나이다. 지난 5월 서울관에서 개최(2023.05.26 ~ 2023.07.16.)됐던 이 전시가 연간 65만여 명이 방문(2022년 기준)하는 구겐하임미술관에서 9월 1일부터 내년 1월 7일까지 순회 개최된다.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뉴욕 개막식 전경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뉴욕 개막식 전경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전은 한국의 실험미술이 꽃 피웠던 1960년대를 조망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당시 미국은 냉전 분위기 속에서 68혁명, 반전 평화운동, 페미니즘 등으로 인해 인식의 전환기를 맞이하였고, 한국은 압축적 근대화와 산업화로 인해 급속한 사회 변화를 겪었기 때문에, 두 나라 사이에는 ‘인식의 전환’이라는 공통분모가 존재한다. 전시는 이 시기 서구의 언어를 대안 언어로 받아들인 한국의 청년 작가들이 다양한 실험을 통해 당대 한국미술의 면모를 새롭게 한 점을 중요하게 다루었다.

또한 한국의 청년 작가들이 예술과 사회의 소통을 주장하고 보수화된 기성세대의 형식주의에 반발하며, 기존의 회화 및 조각의 영역을 벗어나 입체미술, 해프닝, 이벤트, 영화 등 다양한 매체들을 전위적 ‘실험미술’의 이름으로 포괄하며 역동적인 사회 현상을 반영한 점에 주목했다. 아울러 파리비엔날레 등 국제 흐름에 동참하여 마침내 세계 미술계의 일원으로 그 실천의 영역을 확장한 점 등을 살펴보았다. 특히, 구겐하임미술관은 전시 기획 당시 재료와 과정에 대한 한국 작가 공통의 급진적인 접근 방식이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아방가르드 실천 중 하나를 만들어 내었음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뉴욕 개막식 전경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뉴욕 개막식 전경

 

한편, 구겐하임미술관에서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전시와 동일한 규모와 내용으로 총 29명 작가의 작품 약 80여 점, 자료 30여 점을 타워갤러리의 3개 층과 탄하우저(Thannhauser) 전시실에서 선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두 기관은 글로벌 관람객들의 ‘한국 실험미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작품의 이미지들로 서사구조를 만들어 직관적인 감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으며, 동시에 전시 주제 및 그룹, 연표 등의 설명문들을 제공하여 보다 풍부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전문가들을 위해서는 국·영문 도록에 한국 실험미술의 담론형성을 위한 다양한 연구자들의 에세이, 당대 작가의 글, 비평글 등을 충실히 수록했다. 이를 통해 한국 실험미술이 세계 전위미술사의 층위를 다양화시키는 역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는 서울과 뉴욕에 이어 2024년 2월 11일부터는 LA 해머미술관을 순회할 예정이다. 1960~70년대 한국의 실험미술과 그 주역들을 글로벌 미술계에 최초로 소개하는 이번 자리를 통해 한국미술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더욱 증폭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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