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박시유 기자] 하(Ha)는 에너지의 체계인 프라나(prana)이자 태양을 의미하며, 타(THa)는 아파나(apana)이자 달을 뜻한다. 해와 달, 음과 양 상반되지만 근원적인 만남의 충돌과 균형, 해체와 결합, 긴장과 이완, 들숨과 날숨. 3차원의 오브제로 재현 된 꽃은 여성성의 상징이며 실오라기의 가는 선으로 그려진 인체는 남성성을 대변한다.
최혜정 작가의 2021-22년 제작된 레진작업 시리즈는, 시간의 중첩을 요구하는 레이어를 만들어 쌓아감과 더불어, 섬세하고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수작업 기술을 요하는 붓기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붓기 제작과정을 통해, 2차원의 페인팅 아웃 핏을 빌려 옴과 동시에, 떠내기 방식의 3차원의 오브제를 많은 수량 반복 복제하여, 상징적 기호체계의 형상을 따라 붙여 나가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떠내기 _무한복제 가능함을 시사하는_방식의 제작은 원본의 물성이나 아우라로 부터 차단된 경로를 지나 기념비적인 물성을 갖고 작가가 만든 상징적 질서체계의 형상으로 귀속된다. 수년 전 경상남도 함안에서 진행되었던 공공미술 프로젝트에서 만났던 원주민 어르신들의 낙화봉 제작과정을 지켜보면서 (숯검정을 뒤집어쓰고 만드는 노인들의 모습에서)느꼈던 감흥이 작품제작의 동기가 되었다고 한다.
비교적 단순 반복되는 과정으로 이루어지는 수작업노동에 의해 낙화봉 (지금은 낙화놀이와 축제로 관광상품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은 제작되어왔다. 어른신들의 제작과정을 지켜보면서 엿볼 수 있었던 쌓여 가는 노동시간의 축적/작품제작의 부어서 레이어 쌓기 과정, 낙화봉의 단순 반복 수작업 과정/작가의 복제 떠내기 제작과정의 대응관계가 함안에서의 감흥과 작품의 핵심에너지를 연결하여 풀어내는 서술어가 되어주고 있는 듯 보인다.
또한, 기념비적 성격을 갖는 물성을 강조하며, 글로시한 마감을 보여주는 일련의 창작물들은 수년이 지나도 작가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는 그곳에서의 감흥의 잔상을 떠나 보내는 의식을 위한 장식물로도 느껴진다. 다음으로 이어질 작업과 삶으로의 이행과정을 위하여 반짝이게 광을 내고 질서정연하게 배치하여 진행하는 추도식의 행렬과도 같이 말이다.
글. 디자인/ 이호정 (미술연구소 프레플로)
작가의 아이덴티티가 확실하게 느껴지는 최혜정작가님은 작가님의 뚜렷한 셰게관과 철학을 작품에서 오롯이 만날수있다. 작품감상하는 시간은 항상 새롭운 즐거움을 관람객들에게 전달할수있는 작품을하시는 작가님중 한분이다. 없는 시간 내서라도 꼭 오셔서 이번 개인전에 오셔서 관람해보시길 추천한다.
▶최혜정 프로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시각디자인과, 경기대학교 조형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하였다.<순정의 증거 / 2022> <물-연정의 깊이/2016> <visible body-가시적+비가시적 신체이야기/2011> <베란다, 베 란 다/2006> <Gag-Gag 뻔뻔/2006> <single note/2004>등 8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청각장애인과의 소통을 시도하는 <대화의 연금술> 일본장애인예술가와의 협업프로젝트인<아트링크-관계의 드로잉> 잊혀져가는 수원행궁동의 장소와 시간의 기억을 고찰하는<화성행차道>등 다수의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아시아작가간의 이동과 접속을 시도하는 <듀얼게임프로젝트>의 캄보디아 작가로 활동하였고 2009년 일본-나라, 2010년 일본-교토의 레지던시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2014년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의 시간과 이야기를 기록하는 작업<연무동 일기> <농담있는 상회>를 기획, 진행하였으며, 2015년 국제교류아트플랫폼-구름발치아시랑단의 작가로 캄보디아-라오스의 경계를 넘나드는 프로젝트 <길위의 방>을 진행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