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란미술관
- 2023. 9. 21(목) ▶ 2023. 11. 26(일)
[아트코리아방송 = 지유영기자] 모란미술관은 긴 여름의 끝 가을로 가는 길목에서 2023년 두 번째 전시로 이석주 특별기획전을 열었다.
이석주 작가는 추상미술이 한국 화단을 주도하던 1970년대에 극사실 회화를 선보이며 구상회화의 새로운 흐름을 끌어낸 화가 중 한 명이다. 예술가의 감정을 차단하고 기계적으로 작동하는 현대사회를 객관적으로 그리려 했던 미국의 극사실주의와 달리, 이석주는 극사실적 표현을 통해 현실에서 느껴지는 개인의 정서나 느낌을 표현하려 했다.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말, 시계, 기차, 낙엽, 책과 같은 소재는 모두 시간을 상징한다.
작가는 시간을 상징하는 자연적·인공적 사물을 대비된 구성으로 배치해 몽환적 분위기를 만들고, 화면에 극사실적으로 그려 시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 물음을 그림에 담고 있다. 하지만 그의 그림은 현실이 아무리 냉혹하고 인간이 유한한 존재일지라도 모든 존재를 아름답게 바라보려는 작가의 낭만적인 태도에서 비롯된 서정성이 담겨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일상과 사유의 공간을 회화적으로 표상해 온 이석주 작가의 회화 세계를 미적으로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지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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