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山中摸索'라는 주제로 이정원 작가의 전시가 갤러리 내일(서울 광화문)에서 8월18일부터 8월30일까지 열린다.
이정원의 작업은 우리나라 산의 큰 줄기를 이루고 있는 白頭大幹을 부감한 시각에서 산의 골격이 한눈에 펼쳐지는 이미지의 표현이다.
산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저마다의 고유한 아름다운 형태를 가지고 있으면서 모여 있을 때 일정한 패턴을 이루며 반복되는 형상에서 어 던 일정한 원리를 발견하게 된다.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을 근간으로 무수하게 갈라져 물이 흐르고 그 사이사이에는 인간의 삶을 포함한 생태가 깃듬을 이야기한다.
파쇄지라는 종이의 물성으로 붓에서 나오는 획의 유연함도 디테일도 농담도 흉내 낼 수는 없다. 그러나 거친 마티에르나 오브제 자체가 가지는 입체감 때문에 표현하기에 따라서 바위나 나무의 실재감을 오히려 더 느끼게 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화면에 붙여진 작은 종이조각들은 붙인 방향에 따라 흐름을 형성하기도 하고, 보는 방향에 따라서는 optical한 이미지가 연출되기도 한다.
이정원의 회화는 자신이 받아들인 이러한 산 고유의 ‘실재감(實在感)’을 평면 위에 구현해내기 위한 ‘산중모색(山中摸索)’의 결실이다. 일반적인 투시법은 시야에 들어오는 한정된 경치의 한쪽 면밖에는 잡아낼 수 없다. 외부 세계를 조망하는 인간의 시야는 물리적으로 망막에 맺히는 상(象)만을 수동적으로 잡아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는 시각적인 정보와 함께 신체가 전체적으로 느끼는 감각의 총체이다. 올망졸망한 연봉들이 겹겹이 늘어선 한국의 산들은 다양한 시각적 변형을 일으키며 끊임없는 허상으로 시야에 들어온다.
산에 오르는 사람들은 잇닿은 산들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어느 정점에 올라가서야, 그러한 시각적 혼란에서 벗어나 산의 전모를 어느 정도 조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지점에서 전면적으로 시야에 들어오는 산의 모습들은 사방으로 흩어진 불명료한 공간에 산재하기에, 이를 하나의 통일된 화면에 한꺼번에 잡아내기는 더욱 어렵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녀는 산의 연봉이 서로 만나는 계곡이 주름을 이루며 담아내는 빛의 다양한 흐름과 효과에 주목했다. 산들이 줄줄이 놓인 그릇처럼 품고 있는 빛의 음영을 화폭에 담아내기 위해, 그녀는 우선 한국의 바위산들이 가진 독특한 연봉의 구조와 맥락을 풀어내야 했다.(서길헌(미술비평, 조형예술학박사)
작가소개
이정원 작가는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 홍익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전공을 졸업하였으며 초대개인전 “山中摸索展8”(현인갤러리),제19회초대개인전“山中摸索展9”(내일갤러리).제20회 초대개인전(갤러리 서울아산병원),제 21회 개인전(Galerie Monalisa, France Paris),제22회 초대개인전(내일갤러리),아트불 특별전(청담갤러리),평창동이야기 外 150여 회를 개최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