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이재혁 기자] Gallery Marie에서는 2023년 6월 7일~7월 13일까지 김동철, 문인환, 추니박 ‘풍경의 힘’이 전시되고 있는 현장을 스케치 하였다.

3명의 작가가 함께 하는 《풍경의 힘》은 ‘색’, ‘바다’, ‘숲’이라는 각자의 확대경을 통해 들여다 본 ‘풍경’에 대한 전시로 주로 자연 풍광에서 얻은 감흥을 묘사해 온 김동철, 문인환, 추니박 세 명의 작가가 이번 전시를 통해 각기 다른 개성으로 ‘나만의 풍경의 힘’을 갖기까지의 과정을 돌아보고, 자연이라는 하나의 테마를 오랫동안 이끌어가고 있는 세 작가의 저력을 보여주고자 기획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각 작가들의 최근 신작들 외에 김동철 작가의 2008년 작품, 문인환 작가의 2006년과 2016년 작품, 추니박 작가의 1997년, 2013년, 2016년 작품 등 지난 작업들을 함께 전시하여 ‘과정’이라는 면을 좀더 부각시키고, 세 작가의 지난 여정이 관람객들에게 보다 직관적으로 와 닿을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자연이 가진 ‘색’을 통한 시각적 휴식을 추구하는 김동철 작가, ‘바다’에서 만난 대지, 갯벌에서 영감을 받은 문인환 작가, ‘숲’에서 발견한 내면의 이야기를 풍경으로 재해석한 추니박 작가- 이들은 자신만의 풍경의 힘을 대변하는 키워드로 각각 ‘색’, ‘바다’, ‘숲’을 말한다.

그러나 우리가 봐야 할 것은 세 작가가 키워드로 제시한 구체화된 대상이 아니다. ‘관념적 풍경’이라 불리는 이들의 작업은 외형적 이미지의 재현을 통해 내재된 심상을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색’, ‘바다’, ‘숲’이라는 저마다의 확대경을 통해 들여다본 풍경-자연은 곧 이들이 세상을 보는 나름의 방식이기도 하다. 김동철 작가는 대상의 구체성보다 그 대상으로부터 받는 느낌에 천착한다. 

갤러리 마리 ‘김동철, 문인환, 추니박의 풍경의 힘’
갤러리 마리 ‘김동철, 문인환, 추니박의 풍경의 힘’

 

김동철의 작업소재는 안개, 물비늘, 수면에서 반사하는 햇빛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휴식과 평온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소재를 표현해야 한다는 강박없이 평범한 풍광을 화면에 담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연-휴식>은 山, 水를 소재로 그린 유화 풍경화이다. 이것은 현대인이 일상에서 장시간 접하게 되는 시각매체인 핸드폰, 컴퓨터, TV등 모니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 광선으로 지친 시감각의 시감각에 휴식을 주기위한 시각이 가장 편안해 하는 명도와 채도 색상을 주조색으로 하여 제작하였다. (김동철 작가노트 발췌)”.

풍경의_힘_김동철,_자연-휴식,_2023,_Oil_on_canvas,_60.6×72.7cm
풍경의_힘_김동철,_자연-휴식,_2023,_Oil_on_canvas,_60.6×72.7cm

 

낮에는 뭍이었다가 밤에는 바다가 되는 서해의 풍경을 화면에 담아온 문인환 작가는 단조로운 갯벌 풍경을 긴장감 있는 구도로 펼쳐보인다. 

작가는 ‘침묵의 땅’이라 명명한 갯벌을 바다의 종착지이자 또 다른 새로운 세상의 시초로 본다. “갯벌은 상처를 위로하고 보듬고 치유하는 땅이며 자연정화의 능력을 통해 자신도 그 속의 일원이 되어 속세에서 받은 찌든 무게감을 씻고자 하는 염원의 심리이다. 

​갯벌이 주는 외형적 이미지의 재현뿐만 아니라 생명의 본질에 대한 이해, 자연과 인간과의 소통을 위한 궁극적 의도와 실제적 이미지의 구체적 표현을 통해 그 안에 내재된 자연과 생명의 소중한 아름다움을 제시하고 싶었다. (문인환 작가노트 발췌)” 

풍경의_힘_문인환,_바다,_2023,_Acrylic_on_canvas,_97×145cm
풍경의_힘_문인환,_바다,_2023,_Acrylic_on_canvas,_97×145cm

 

​현장에서의 스케치로 영감을 얻고 작업실에서 상상력을 더하는 과정을 통해 작업을 완성해가는 추니박 작가는 끊임없이 숲을 그리며 ‘나만의 숲’이 탄생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풍경을 직접 그리는 일은 내가 현실로부터 가장 멀리 도망칠 수 있으면서 한편으로 내속으로 가장 깊숙이 들어갈 수 있는 나만의 정화장치이다. …. 나는 끊임없이 사생을 하고 메모를 하면서 내가 봤던 자연을 기록하고 그것을 토대로 작업을 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 터득된 경험과 기록, 기법과 형식을 가지고 나는 나의 풍경화를 완성해가고 있다. 하찮고 아무것도 아닌 것들에 숨겨진 아름다움은 애정을 가지고 그 대상에 가까이 다가갔을 때 비로소 볼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을 나는 나의 예술로 실천해가고 있다. (추니박 작가노트 발췌)” 

풍경의_힘_추니박,_침묵의_숲-자화상,_2023,_한지위에_먹,_아크릴릭,_128×79cm
풍경의_힘_추니박,_침묵의_숲-자화상,_2023,_한지위에_먹,_아크릴릭,_128×79cm

 

색을 재현하기 위해, 바다를 그리기 위해, 숲을 표현하기 위해 이들 세 작가는 대상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일부터 시작한다. 그 일은 온전히 작가적 정신으로 행하는 것이기에 우리는 미술이 가진 힘을 느끼는 것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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