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98세의 나이에 새로운 도전에 나선 98세 정옥희 작품전 '자연의 풍경'이 인사동에 위치한 갤러리라메르 1층에서 2023년 4월 26일 - 5월 2일까지 열린다.

98세 정옥희 작품전 '자연의 풍경'
98세 정옥희 작품전 '자연의 풍경'

98세의 정옥희 작가에게 새로운 미술의 세계를 열어준 사위 강석진 화백은 “3년 전 95세에 처음 그림을 시작한 장모님께서는 75세에 그림을 시작하여 유명해진 미국의 모지스 화가처럼 그전에는 그림을 제대로 배우거나 그려 본 적이 없으셨다.”고 설명했다.
 

98세 정옥희 작품전 '자연의 풍경'
98세 정옥희 작품전 '자연의 풍경'

1925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결혼 후 7남매를 키우시며 그 시대에 흔치 않게 여성으로서 사업도 하며 성실하게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해 살아온 정옥희 작가는 5년 전, 갑자기 찾아온 뇌경색으로 인하여 요양병원 생활을 하게 되셨는데, 장모님을 친 어머님처럼 존경하면서 가까이 지냈던 강석진 화백은 아내와 함께 장모님을 자주 병문안하면서 편안한 대화를 함께 나누곤 했다. 

98세 정옥희 작품전 '자연의 풍경'
98세 정옥희 작품전 '자연의 풍경'

그러던 중 한번은 강석진 화백의 장모님께서 어린 소녀와 같은 마음으로 일제 시대에 공주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해 주면서 자기가 초등학생 때는 그림을 아주 잘 그려서 담임 선생님이 자기 그림을 학교 복도에 붙여놓고 학생들에게 보여주며 칭찬을 했었다고 자랑을 하셔서 강석진 화백은 문득 장모님에게 그림 그리는 시간을 만들어 드리면 병원 생활이 훨씬 즐거워지고 편안해지실 것 같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며칠 후 강석진 화백은 수채화 물감과 붓과 같은 도구들을 구입하여 장모님께 가져다 드리고 수채화 그림을 그리는 기초적인 방법을 쉽게 가르쳐 드렸다. 강석진 화백의 장모님께서는 휠체어에 앉으셔서 스케치 북에 수채화를 그리는 불편함에도 아주 좋아하시며 열심히 그리셨다. 

98세 정옥희 작품전 '자연의 풍경'
98세 정옥희 작품전 '자연의 풍경'

강석진 화백은 주말이 되면 빠짐없이 장모님이 계시는 요양병원을 찾아가 그림 그리는 방법을 최선을 다해 가르쳐 드렸다. 처음 몇 달 동안에 그림 그리는 실력은 눈에 띄게 점점 달라졌고 장모님의 정신건강과 표정이 좋아지시는 걸 알 수 있었다.’고 강 화백은 말했다. 

담당 요양보호사의 이야기로는 강석진 화백과 그의 아내가 방문하지 않았을 때도 장모님께서는 혼자서 매일 오랜 시간 그림을 그리신다고 했다. 그림 그리는 시간을 가장 좋아하시기 때문에 간병을 특별히 하지는 않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드리는 것이 최선의 간병이라고도 했다. 

풍경을 그리기 위한 외출이 불가능하여 실내에서 휠체어에만 앉아 계실 수 밖에 없는 95세의 노인께서 그림을 그리시는데 도움이 되도록 풍경화를 담은 강석진 화백은 화집과 친구 화가들의 작품집들을 가져다드렸고, 한국어로 번역된 모지스 할머니의 자서전도 구입하여 가져다 드렸다. 

98세 정옥희 작품전 '자연의 풍경'
98세 정옥희 작품전 '자연의 풍경'

미국에서 잘 알려진 모지스 할머니는 어릴 때부터 평생 농사일만을 하다가 70대 중반이 되어 더 이상 일을 할 수가 없게 되었을 때 혼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본인도 몰랐던 미술의 재능을 발견하게 되었으며 90대가 되었을 때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미국인의 삶에서 가장 사랑받는 인물로 칭찬하기도 하였다. 10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혼자서 시골 풍경들을 그린 순박한 그림들은 주변의 많은 사람 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가 쓴 자기의 삶에 대한 글과 그림들을 담은 모지스 할머니의 책을 강석진 화백의 장모님께서는 수없이 읽어 보시면서 노인 화가의 삶의 이야기와 그의 그림들에게서 많은 감동과 영향을 받으시며 더욱 그림에 몰두하시게 되었다. 

98세 정옥희 작품전 '자연의 풍경'
98세 정옥희 작품전 '자연의 풍경'

고령의 연세에도 하루 2-3 시간 동안 그림에만 집중하시며 색칠을 하시는 모습을 지켜 보면서 놀라웠다. 매주 주말에 강석진 화백은 장모님을 찾아가 뵈었을 때 스케치북에 혼자서 그려 놓으신 여러 점의 미완성 그림들을 보면 어린 시절의 추억에 남아있는 시골 풍경들과 넓은 들판을 내려다보는 부감 구도의 수채화 그림들을 여러 점을 볼 수 있게 되어 반가웠다고 말했다. 

98세 정옥희 작품전 '자연의 풍경'
98세 정옥희 작품전 '자연의 풍경'

현재 정옥희 작가는 그림을 그리게 되면서 건강과 집중력이 많이 좋아져서 요양병원에서 퇴원하여 딸 집에서 그림을 계속 그리고 계신다. 그림을 처음 배우기 시작한 지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직접 그리신 수채화 그림들은 200점이 넘는다. 

98세 정옥희 작품전 '자연의 풍경'
98세 정옥희 작품전 '자연의 풍경'

98세의 연세에 이처럼 많은 작품을 3년 동안에 열정적으로 그릴 수가 있었다는 것에 놀라울 뿐이고, 작품들 중 160점을 사진 촬영 하였으며 이중 50-60점을 선정하여 98세 장모님의 첫 미술전시를 인사동의 라메르 갤러리에서 4월 26일에서 5월 2일까지 전시하기로 가족 모두가 결정하였는데 가족들은 “자식들을 위해 정성을 다해주신 어머님께 끝없이 감사한 마음이다.”이라고 전했다. 

98세 정옥희 작품전 '자연의 풍경'
98세 정옥희 작품전 '자연의 풍경'

강석진 화백은 “한국의 모지스 할머니라고 볼 수 있는 98세의 정옥희 여사의 이번 미술전시가 한국의 고령화 시대의 노인들에게 본인들이 좋아하는 일들을 다시 시작할 수가 있는 꿈과 기회를 부여하면서 보람 있는 즐거운 노년의 여생을 살 수 있게 하는 새로운 동기를 부여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장모님의 순수한 아마추어 미술작품 전시를 계획한 것”이라고 말했다.

98세 정옥희 작품전 '자연의 풍경'
98세 정옥희 작품전 '자연의 풍경'

 

저작권자 © 아트코리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