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갤러리 그림손에서 4월 12일부터 4월 18일까지 서경애 개인전 < 여기,마음이 지은 자리>의 전시가 진행된다.
서경애 작가는 ‘의자’라는 매개체를 통해 어떤 상상의 세계를 펼쳐놓았다. 그녀는 의자를 통해 기억과 경험,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세계를 드러낸다. 또한 잠재된 무의식의 세계를 드러내기도 한다. 그녀의 회화기법은 캔버스에 형태와 질감을 넣어 울퉁불퉁한 표면을 보여주고 있다. 울퉁불퉁한 질감의 두께와 변화에 따라 미묘한 시각적 효과를 얻을 수 있게 태어난 의자들은 ‘무언가로’ 우리들을 곧잘 불러들인다.
그녀의 의자 그림은 순수함을 간직한 채 동심의 세계로 되돌리는 마법의 지팡이를 흔드는 착각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의자들’은 공주가 되거나 사색가가 되거나, 동화 속의 어느 한 곳을 걷는 느낌을 갖게 만든다. 그런 의자에 앉으면 피로가 풀리기도 하고 나를 감싸 줄 것만 같은 착각에 빠져버린다. 심각함을 과장하지 않고, 애써 꾸며대지 않아 더 편안하고 흥미롭다.
작가는 의자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을 시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의 작품들은 허세를 부리지 않는 상상으로 가득하다. 다양한 마티에르를 입혀 놓은 것 위로 톤, 색상, 질감, 붓 놀림, 구성 등에 의해 그려진 ‘의자들’이 우리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네고 있다. 그녀의 의자 그림을 보면 그레이엄 넬슨이 했던 말과 일치되기도 한다. ‘나는 반복되는 형식을 사용하길 좋아한다. 매번 같은 요소가 등장하지만 모두 다른, 의외의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작가의 의자에 나타나는 붓질 하나하나가 결단의 과정임을 깨닫게 된다.
작가는 자신만의 기법을 인식하고 찾아가는 여정이 어려워 좌절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그녀의 예술 작품과 조우하는 순간은 설레는 일이다. 이처럼 작가의 의자들은 세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을 획득하고 진심을 부른다.
먼 옛날의 어느 분이 자신에게 그랬던 것처럼 아침을 몰고 오는 오린 분을 위해 의자를 비워드리겠다’는 조병화 시인의 시 <의자>를 읽을 때마다, 울컥, 그리움으로 온몸이 저리다.
어린 시절 아버지께서는 손수 만드신 의자에 나를 올려 놓으셨다. 그러면 나는 아버지의 카메라를 향해 온갖 포즈와 다양한 표정을 지었다. 의자는 나의 세상이 되었고 세상은 환한 빛으로 채워졌다. 사랑의 빛! 그것이 어릴 적 나의 의자였다. 부모가 되어서 어린 아들을 안아 의자에 앉히면서 순간순간 아버지가 그리웠다.
양쪽 팔걸이에 과거와 미래를 얹어놓은, 현재의 의자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관계를 맺은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는 공간이다. 모든 것을 쏟아내고 빈손의 지혜를 배우는 공간이며 천연의 사랑을 통한 시간 속의 공간 인식, 공간을 통한 시간 인식의 자리이기도 하다. 또한 의자는 가고 옴이 반복되는 순환적 질서의 공간, 보편적 진리의 공간이다. 또한 시공을 넘나드는 무한 상상의 세계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의자를 그리는 작업은 보편 질서 속의 나를 발견, 표현하고 세계를 재확인하고 다시 나를 인식, 성찰하는 순환의 과정을 경험하는 작업이며 세상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폭을 확장시키는 작업이다.
뿐만 아니라 의자를 그리는 작업은 내 안에서 너울대는 상상의 파도를 타고 세상 유일한 나, 가장 나다운 나로 마음껏 노는 일이기도 하다.
물감에 짙은 사랑과 무한의 시간을 풀어 넣는다. 씨실과 날실로 엮듯 시공간을 엮고. 들숨, 날숨의 자잘한 기억들, 시공을 넘나드는 자유로운 상상을 붓에 담아 의자를 짓는다. 온전히 나를 앉힌다.
그리고 이제, 박준 시인의 글을 빌려 타인과 세계에 말을 건넨다.
“우리가 함께 이 의자에 앉을 수도 있겠습니다.”
서경애
작가 약력
서경애 Kyung Ae Seo
개인전2회
2023 서경애 개인전 (갤러리그림손,서울)
2022 서경애 개인전 (구구갤러리,서울목동)
단체전
2022 구리미협전(하늘갤러리,구리)
2022 구리미협전(아트홀갤러리,구리)
2022 국제 작은 작품 미술대전
2021 제25회 통일미술대전 초대작가전
2021 중앙회화대전 – 새로운 시작전 -입선
2020 제24회 통일문화제 - 서양화부문 특별상
2020 제30회 한국여성미술공모전 - 서양화부문 특선
2020 색과 연 전
2019 제23회 통일문화제 서양화부문 특선
2019 제29회 한국여성미술공모전 - 서양화부문 장려상
2019 코리아 아트 페스티발 온세아트센터 개관기념 초대전
2017 제15회 미의식 표상전
2016 아름다운 사람들 전
2014 아름다운 사람들 전
수상경력
중앙회화대전 - 새로운 시작전 -입선
제24회 통일문화제 서양화부문 -특별상
제23회 통일문화제 서양화부문 -특선
제30회 한국여성미술공모전 서양화부문 -특선
제29회 한국여성미술공모전 서양화부문 -장려상
현재
한국미술협회 구리지부회원
대한민국 환경미술협회 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