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열 갤러리스트]소장품이야기 32 - 김마지

갤러리를 처음 시작하면 누구나 젊은 작가와 함께 커나가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나도 갤러리 초기엔 젊은 작가들과 어울렸다. 그리고 갤러리보다는 컬렉터 성향이 더 짙었던 나는, 주로 그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구매하였다. 

[김수열 갤러리스트] 소장품이야기 34 - 김마지
[김수열 갤러리스트] 소장품이야기 34 - 김마지

2005년에서 2009년까지 내가 구매한 10여 명의 작가 중, 지금까지 왕성한 작업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는 찰스장이 유일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작가가 아예 작가 활동을 포기했고, 그나마 바퀴와 바퀴벌레를 소재로 그림을 그리던 선호준 작가는 작업 소재까지 바꾸어서 활동을 계속하는가 했더니 2016년 이후로 자취를 감추었다. 

[김수열 갤러리스트] 소장품이야기 34 - 김마지
[김수열 갤러리스트] 소장품이야기 34 - 김마지

내 수장고의 한 켠에는 그때 사들인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가끔씩 그 작가들의 활동 소식을 찾아 인터넷을 뒤져 보지만, 소식은 요원하기만 하다.
당시의 그 어린 작가들은 한결같이 독창적 소재로 미래가 촉망 되었다. 때문에 기대도 했고, 또 작업에 대한 애정을 쏟았기에  작업 중단이 더 아쉬울 뿐이다.

[김수열 갤러리스트] 소장품이야기 34 - 김마지
[김수열 갤러리스트] 소장품이야기 34 - 김마지

물론 그 젊은 작가들이 지속적으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 못한 어른들의 책임도 있겠지만...
김마지 작가는 처음 만날 때 이름은 김소연이었다. 
이름이 너무 흔한 이름이라 임펙트가 떨어진다면서 작가명을 김마지로 바꾸어 활동했다. 

[김수열 갤러리스트] 소장품이야기 34 - 김마지
[김수열 갤러리스트] 소장품이야기 34 - 김마지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을 꺼내어 빛바랜 가족사진의 이미지를 캔버스가 아닌 본인이 직접 시멘트를 틀에 부어 양생시킨 시멘트판 위에 유화로 그림을 그리는 작가였다. 특이한 작업 방식은 어릴 적 동네 골목 담벼락에 낙서를 하며 뛰어놀던 기억을 살려 시멘트 위에 그림을 그렸고, 당시 시멘트 위에 작업을 하는 방식이 특별하여 시멘트 회사인 쌍용양회가 작가를 지원 했던 것도 특별한 이력이다. 

[김수열 갤러리스트] 소장품이야기 34 - 김마지
[김수열 갤러리스트] 소장품이야기 34 - 김마지

참 아쉬움이 남는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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