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성동구 송정동 73-479, 1층에서 3월 18일(토) ~ 4월 28일(금)까지 전시
[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Eva Presenhuber 갤러리가 노르웨이 작가 토르비욘 로드란드(Torbjørn Rødland)의 다섯 번째 개인전이자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되는 전시인 'Metal Balm'을 선보인다.
토르비욘 로드란드는 자신의 사진 자업에서 욕망, 덧없음, 전이 등의 주제를 다룬다. 그가 치밀하게 연출해 생성하는 장면들은 문화와 일상을 이어주는 고도로 심리적이면서도 종종 신성한 분위기의 강려간 인상을 남긴다. 때로는 초현실적이고 때로는 과감한 구성으로 인해 보는 이의 마음을 동요시키며, 사진 속 내용에 이름을 붙이거나 자신이 보고 있는 것에 대해 말하게 된다.
그러나 말을 찾아내려는 이러한 욕구는 어떤 합리적인 이해로 귀결되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이미지 자체로 회귀하게 된다. 전시된 11개의 작품은 로드란드 예술 활동의 전반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정물화, 친밀함과 복종의 상호 주관적 제스처, 초상화 효과를 내는 듯한 인물 묘사 등. 모티브 자체는 정물화와 같은 고전적인 모델을 참조하고 있지만, 사진 매체를 포함하여 다양한 장르의 경계를 반복적으로 허무는 모습을 나타낸다.
로드란드는 일상적인 물건들과 장면들을 활용하고 광고와 영화에 편재하는 시각적 언어를 활용해 이들의 반향을 더욱더 완벽하게 만든다. 이 때문에 그의 작품들은 뭔가 접근이 쉽고 어쩌면 이미 본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그는 우리가 일상에서 무한정 접하게 되는 디지털 혹은 인쇄 형태의 사진들에 대항해 몰입을 발산하고 요구하는 회화의 세계를 제시한다.
구조와 조명의 측면에서 볼 때 그의 작품은 상업사진보다는 미술사적 모티브를 참조한다. 따라서 그의 작품은 카라바조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키아로스쿠로 기법을 활영하는 등 연극적 재현을 생각나게 하지만, 어떠한 일관성 있는 내러티브를 제시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데이비드 린치의 영화나 폴 매카시의 비디오 작업에서처럼, 불연속적인 것을 연결하는 내러티브를 연상시킨다. 계속해서 시선을 사로잡는 심오하고 거의 명상적인 이런 효과는 상업 사진의 피상성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하지만 로드란드가 작업하는 방식은 대중문화의 모티브를 고전적인 방식으로 연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 방향이다.
작품에서 그는 자신의 사진 활영 무대에 일상적인 사물과 몸짓과 배경 등을 설정하고, 여기에 그의 비판적 엄격함, 극적인 조명, 이분법적 구조를 적용함으로써 어떤 시각적 전이를 부여한다. 마치 시간을 초월한 현재인 것처럼. 그렇다고 그의 작품에 생명려기 결여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아니다.
사진은 대개 '지금 우리'와 결부되는 스냅샷의 진정성으로부터 근접성을 이끌어 낸다. 로드란드의 작업은 스튜디오에서 이루어지지만 그런 작업에서 종종 목격되는, 사진 매체를 생생하게 만드는 거리감을 발산하지는 않는다. 로드란드는 Metal Balm 이라는 전시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종종 상반된 것들을 바탕으로 자신의 시각적 세계를 구축한다.
로드란드의 사진은 수수께끼처럼 보이지만 그에 대한 어떤 해석의 틀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사진의 대상을 진중함과 더불어 일상적인 행동과 사물에 신화적인 깊이를 부여하는 디테일에 대한 애정으로 접근한다. 그는 21세기의 일상에 대해 아이러니한 논평을 늘어놓는 대신 그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자신만의 울림의 영역을 확장한다. 이미지는 입 밖에 내지 못한 무언가를 소환하고 있으며, 사물과 구조에서 유래하는 판타지와 내러티브는 그 속에 내재된 욕망과 유머와 엄숙함을 기념한다.
토르비욘 로드란드(Torbjørn Rødland)는 1970년 노르웨이 스타방에르에서 태어나 캘리포니아 LA에서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다. 곧 중국 상하이 Tank Museum과 프랑스 디종 Le Consortium에서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 2021년 텍사스 Contemporary Austin에서 'Bible Eye'라는 제목의 개인전을 개최했고, 최근에는 헬싱키 Museum of Contemporary Art Kiasma(2019), 스톡홀름 Bonnier Konsthall(2018) 및 베르겐 Bergen Kunsthall(2018)에서 'Fifth Honeymoon'이라는 제목의 순회전을, 밀라노 Fondazione Prada(2018)와 런던 Serpentine Gallery(2017)에서 'The Touch That Made You' 전시를 개최했다. 스타방에르 Kunsthall Stavanger(2014), 히로시마 시립 현대미술관(2010), 세인트루이스 현대미술관(2010), 뉴욕 현대 미술관 PS1(2006) 등에서도 다수의 개인전을 가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