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열 소장품 이야기 20 - 전준엽
컬렉션 이야기가 점점 숙제가 되어가면서 오늘은 누구를 소개하나 걱정을 하게 된다. 매일 올리는 것은 걱정은 없는데, 소장품의 사진을 찾는 일이 가장 큰 일이 되었다. 작품을 가져 왔을 때에는 분명 어딘가 작품 사진이 있을 테지만, 그게 세월이 지나고 또 휴대폰이 몇 번 바뀌고 하면서 사진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그렇다고 작품을 찾아서 사진을 다시 찍는 것도 힘들고, 이 숙제도 언제까지 지속 가능할지 모르겠다.
나는 없는 작가의 작품은 있어도 한 작품만 가지고 있는 작가는 없다고 할 만큼, 일단 작품을 한 점이라도 소장하고 나면 그 이후로 같은 작가의 작품을 꾸준히 구하는 편이다. 나중에 소장품으로만 하더라도 개인전 한번 정도는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생긴 습관이다. 그렇다 보니 어떤 작가는 수백점을 훌쩍 넘긴 작가부터 수십점씩 소장을 하고 있는 작가도 꽤 여러 명이다.
전준엽 작가의 작품은 참 매력적이다.
서양화 기법에 동양 적인 멋을 그대로 이용하면서, 이것이 퓨전 동양화구나 싶었다. 그래서 더 좋아했고 작품이 보이면 욕심이 났었다.
내가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때 였기에 더더욱 소장 욕구가 강했을지 모른다. 그렇게 한 점, 두 점 전시장에서 또는 경매 입찰을 통해서 작품 수를 늘려나갔다.
작가는 여전히 인기를 끌면서 많은 컬렉터 층을 양성 시키고 있지만, 어느 날부터 그게 나한테는 그다지 기분이 좋은 일은 아닌 것 같았다. 가격이 비싼 작품과 가격이 싼 작품으로 서서히 나뉘게 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과거에 비싸게 팔렸던 작품은 헐값으로 변하고, 신작이라 여겨지는 고래 시리즈만 가격이 형성 되면서 자연적으로 구작을 가진 사람들은 홀대를 받는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어느 쪽으로 봐도 작품성으로는 뒤질게 없는데 가격만 그렇게 나뉘게 된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존 컬렉터 에게는 자연히 반감을 사게 된다.
팔리는 작가라면 가격 관리가 그래서 중요한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