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박시유 기자] 우리는 상처를 받는다. 상처를 준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고 상처받은 영혼은 가득하다. 그리고 애써 그 상처들을 꺼내보지 않는다. 상처를 마주하는 것은 고통스럽고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전민지 작가의 작업은 시작된다. 조각가이기에 재료를 만지는 연속적이고 반복적인 동작은 상처받은 감정을 인식하며 스스로를 치유하는 행위이다.
그렇게 흩어진 재료들이 응집되고 뭉쳐지며 자연스러운 둥근 형태가 만들어졌다. 이 덩어리들은 사물의 재현이 아니라 관념적인 문제로 넘어가 탄생과 생성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고 부드러운 곡선과 양감으로 새로워지게 된다. 이렇게 시작한 본(本) 시리즈는 서로를 보듬어주는 형태로 따뜻함을 전한다. 이 따뜻함을 마주하니 민복진 조각가가 떠올랐다. 형태는 다르지만 따뜻한 감정과 자연스러운 생명력을 표현한 작가였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상처가 치유되는 평화로운 세계, 사랑이 충만한 유토피아를 만들고 싶게 하는 작가의 사랑스러운 작품을 만나는 것이다. 전민지 작가의 작품은 곧 다가오는 뱅크아트페어 서울2023 롯데호텔(소공동) Room no.2608에서 만날 수 있다.
박시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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