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열 소장품 이야기 12 - 김환기

미술품 수집이 구색 맟추기에 급급할때가 있다.
내가 소장하지 못한 작가의 좋은 작품을 보면 소장욕구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게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가격일때는 괜히 내가 작아지고 의기소침해 지기도 한다. 그래서 선택하는 방법이 비교적 만만한 판화나 습작드로잉으로 허전함을 달래기도 한다.

김수열 소장품 이야기 12 - 김환기
김수열 소장품 이야기 12 - 김환기

나한테 
김환기 화백의 작품이 항상 그랬다.
내가 미술에 관심을 가지기 전부터 이미 불루칩이었고 가격은 한 없이 올라만 갔다. 물론 지금 생각하면 그 당시 그림값이 지금 습작 드로잉 한점 값이나 비슷할 때였지만 내 수준에는 전문 콜렉터들의 영역이라 생각했었다.

김수열 소장품 이야기 12 - 김환기
김수열 소장품 이야기 12 - 김환기

그렇다보니 항상 부러움의 대상이었고, 컬렉션의 목표이기도 했다.
경매를 기웃거리든 어느날 기회가 찾아와서 몇작품 구입 했더니, 마누라가 그림 한번 보고 나를 나를 한번 보고 하면서, 나를 참 한심하게도 쳐다보던 기억이 생생하다.
차라리 그 돈으로 한점라도 조금 나은걸 구하지 뭘 이런걸 그 돈을 주고 샀냐고 타박을 하던 모습이, '이 사람도 제법 생각이 있구나 . 그래도 그림 샀다고 혼은 안내는 구나~!' 싶어서 오히려 반가워 히죽거리기 까지 했었다. 

김수열 소장품 이야기 12 - 김환기
김수열 소장품 이야기 12 - 김환기

그때 집사람이 그림을 빤히 쳐다보면서 "화가는 너무 거저먹는것 같다." 라는 말에 
점 한개, 줄 한줄이면 어떠냐? 
작가의 상상이 예술이고, 대범함이 대가로서의 자세 아니겠는가!  일장 연설을 하고는 일부러 침실 머리맡에 몇년을 걸어두었었다.
습작이라 우습게 보여도 환기재단의 검증이 된 나한테는 의미있는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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