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종숙 기자] 국제갤러리는 오는 2월 16일부터 19일까지 개최되는 ‘프리즈 로스앤젤레스 2023(Frieze Los Angeles 2023, 이하 프리즈 LA)’에 참가한다. 올해 샌타모니카 공항에 새롭게 둥지를 튼 프리즈 LA에는 총 22개국 120여 개의 갤러리가 주요 섹션인 '메인(Main)'과 근 12년 내 설립된 갤러리들을 중심으로 소개하는 '포커스(Focus)' 섹션 등에 참여한다. 지난 2년간 프리즈 LA 뷰잉룸을 통해 온라인상으로 관람객들을 맞이해온 국제갤러리는 올해 메인 섹션 참가를 통해 전세계 컬렉터 및 미술애호가들과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할 예정이다. 
다양한 비영리기관과의 협업도 예고하고 있는 올해 행사는 대표적으로 프리즈 프로젝트(Frieze Projects)의 일환으로 아트 프로덕션 펀드(Art Production Fund)와 델 바즈 프로젝트(Del Vaz Projects)의 창립자이자 디렉터인 제이 에즈라 네이산(Jay Ezra Nayssan)과의 협업 작업 등을 선보인다. 프리즈 임팩트 어워드(Frieze Impact Award)와 도이치 뱅크 프리즈 로스앤젤레스 필름 어워드(Deutsche Bank Frieze Los Angeles Film Award)의 수상자 역시 동일한 시기에 공개되며 한 주간 도시를 문화예술로 물들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제갤러리 부스는 한국을 대표하는 단색화 대가 박서보(b. 1931)의 라임색 묘법 연작 〈Écriture (描法) No. 080916〉(2008)을 선보인다. 은은한 푸른색을 바탕으로 중심에 난 직사각형의 여백이 특징적인 작품은 보는 이에게 여유를 선사하며, 작가에게 색채묘법 연작에 영감을 준 자연 풍경을 연상케 한다. 이기봉(b. 1957)의 〈Grey Mirror〉(2022)는 최근 신작 작업에 활용하기 시작한 레진의 독특한 질감이 화면 전체에 걸쳐 드러나는 작품으로, 작가가 묘사해온 풍경을 추상적인 형태로 은유한다. 지난 연말, 14년 만에 국제갤러리 서울점과 부산점을 아우르는 대규모 개인전을 선보인 작가는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들의 사유와 공감을 이끌어낸 바 있다. 
최근 싱가포르 비엔날레가 주최하는 제13회 베네세 상(Benesse Prize)을 수상한 양혜규(b. 1971)가 전통 짚 직조기법을 익혀 인공 짚으로 만든 벽걸이 조각인 〈중간 유형 – 아쿠아 털보 전사 방패〉(2019)도 부스 한 켠을 장식한다. 오는 3월 중순까지 제7회 싱가포르 비엔날레 《나타샤(Natasha)》에 참여하는 작가는 올해 상파울로 피나코테카 미술관(Pinacoteca de São Paulo), 호주 국립 미술관(National Gallery of Australia), 겐트 시립미술관(S.M.A.K.) 등지에서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 한편 2021년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개인전을 선보인 영화감독 박찬욱(b. 1963)의 사진 작업 〈Washington, D.C.〉(2013)도 소개하며 미국 현지 컬렉터들에게 사진작가로서의 면모를 직접 알릴 예정이다. 영화 제작 현장의 안팎에서 촬영한 사진은 그의 영화와는 다르게 우연성과 즉흥성이 특징이다. 

해외작가로는 할리우드(Hollywood)의 고향인 로스앤젤레스라는 도시와도 잘 어울리는 문구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덴마크 출신 3인조 작가그룹 수퍼플렉스(SUPERFLEX)의 〈The Show Must Go On〉(2019)이 있다. 이들은 유명 구절을 파란색 LED 조명 설치로 보여주며 대중문화의 파급력과 영향력에 대해 고찰하는 동시에 상업 간판의 활용을 위트 있게 비판한다. 이어 5월에 부산점과 F1963 석천홀에서 개인전을 앞두고 있는 영국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가 줄리안 오피(Julian Opie, b. 1958)의 조각 〈Amelia 1.2.〉(2019)가 소개된다. 보편적인 일상 속 사람들을 명료하고 경쾌한 선으로 표현하는 작가는 이번 출품작에서 원피스를 입고 어딘가를 향해 걸어가는 여성의 움직임을 생동감 있는 초록의 색상으로 완성한다. 이 밖에도 지난 1월 29일, 국제갤러리에서의 첫 개인전 《이미지, 상징, 기도》를 성공적으로 마친 태국의 젊은 현대미술가 코라크릿 아룬나논차이(Korakrit Arunanondchai, b. 1986)의 〈Void (sky painting)〉(2022) 신작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푸른색 호일을 이용하여 메탈릭한 느낌이 강조되는 해당 작업은 그의 역사회화 연작과 마찬가지로 청바지를 주요 재료로 삼지만, 상대적으로 단순한 표면이 특징이다. 

한편 국제갤러리는 2월 9일부터 한국의 현대미술가 홍승혜의 개인전 《복선伏線을 넘어서 II(Over the Layers II)》를 서울점(K1, K3)에서 개최하고 있다. 세상을 관통하는 시각적 원리와 규칙을 상정, 픽셀로 구성된 고유한 무대를 탐구해온 홍승혜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2004년 국제갤러리에서의 전시 《복선伏線을 넘어서(Over the Layers)》의 후속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박서보(b. 1931)〈Écriture (描法) No. 080916〉2008
박서보(b. 1931)〈Écriture (描法) No. 080916〉2008
이기봉(b. 1957)〈Grey Mirror〉2022
이기봉(b. 1957)〈Grey Mirror〉2022
양혜규(b. 1971)〈중간 유형 – 아쿠아 털보 전사 방패〉2019
양혜규(b. 1971)〈중간 유형 – 아쿠아 털보 전사 방패〉2019
박찬욱(b. 1963)〈Washington, D.C.〉2013
박찬욱(b. 1963)〈Washington, D.C.〉2013
수퍼플렉스〈The Show Must Go On〉2019
수퍼플렉스〈The Show Must Go On〉2019
줄리안 오피(b. 1958)〈Amelia 1.2.〉2019
줄리안 오피(b. 1958)〈Amelia 1.2.〉2019
코라크릿 아룬나논차이(b. 1986)〈Void (sky painting)〉2022
코라크릿 아룬나논차이(b. 1986)〈Void (sky painting)〉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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