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혜련 · 박레트 · 서슬기 · 이창훈 · 장승호 · 장오경
[아트코리아방송 = 지유영 기자] 춘천문화재단 2022 전시기획자 양성사업 선정작가 기획전시 '와르르 우뚝' 전 이 개나리미술관에서 2023년 2월 14일(화)부터 2월 19일(일)까지 열린다.
'와르르, 우뚝'은 개인이 지닌 다면성을 조명하는 전시다. 전시에선 '나'를 구성하지만, 미처 지각하지 못했던 영역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이를 위해 기획자는 반복되고 습관화돼 굳어진 감각 과정을 무너뜨린 뒤 '나'를 다시 세워보는 방법을 택했다. 참여 작가들은 자신의 도구를 통해 개인을 둘러싸고 영향을 끼치는 요소들을 조각내고, 흩어진 조각을 다시 모아 '나'를 세워보게끔 한다.
마혜련 작가는 눈 앞에 펼쳐진 이미지 속에서 비가시적인 생명력과 에너지를 발견하고, 자신만의 색채 언어를 통해 이를 새롭게 표현한다. 작가는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자기 내면을 들여다본다. 박레트 작가는 하루의 가치를 되짚어보게 하면서 자아 재정립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는 하루의 가치에 대해 새로운 인식의 변화를 이끌고, 이를 통해 관람자들에게 삶을 유의미하게 살아가도록 이바지한다.
서슬기 작가는 환상 속 장면을 빌려 기억의 잔상들을 시각화한다. 부유하는 생각을 구체적으로 그려내고, 환영의 잔상들을 엮어가면서 여러 곳에 존재하는 시간과 공간을 연결한다. 이창훈 작가는 물을 포집하고 다시 얼린 뒤, 그 얼음이 녹아서 떨어지며 순환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물이 존재했던 공간의 시작점을 흐릿하게 만든다. 작가는 이를 통해 공간이란 개념과 시간의 흐름에 대한 보편적 인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우리의 실체를 새로운 방식으로 보게끔 한다.
장승호 작가는 시각적으로 드러난 것만 보고 믿음을 선택하는 인식 체계를 깊게 살펴보도록 한다. 장오경 작가는 내면에 억눌린 소리를 밖으로 끌어내는 작업을 한다. 사회화된 가치들로 인해 익숙해저버린 자기검열의 기제에서 벗어나, 내면에 숨어있던 진실된 감정이 드러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한다. 작가는 단순한 물음을 던지면서, 주지화(자아가 불편한 감정을 조절하거나 최소화하기 위해 지나치게 추상적으로 생각하거나 인지화하는 것)된 언어를 대신해 감정의 언어들이 흘러나오게 돕는다. 전시는 이런 과정을 통해 '(나와 너를) 온전히 안다는 것'에 질문을 던지며, 새로운 '나' 정립 가능성을 제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