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안지현 기자] 갤러리 엠나인은 오는 2월 10일부터 3월 19일까지 채성필, 서정민, 한홍수 작가가 참여하는 Arioso 展 < 흙, 선, 결 칸타빌레 >을 개최한다. 

서정민] 선39, 140x140cm, 2022
서정민] 선39, 140x140cm, 2022
서정민] 선들의 여행79, 51x73cm, 2021
서정민] 선들의 여행79, 51x73cm, 2021

 

갤러리 엠나인이 기획한 전시 Arioso (아리오소)는 프랑스어로 ‘음악’ 이라는 명사와 부사로는 ‘유려하게’ ‘서정적으로’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독일어로는 작은 독창곡, 노래하듯이 풍부하게 즉, 칸타빌레를 뜻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바흐의 ‘칸타타’( BWV 156.)는 Arioso의 원곡이다. 
오늘날 많은 기악곡의 변주된 연주로 인간 원죄를 벗어나 신의 도움으로 자유로운 영혼을 기원하는 내용의 음악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동양적인 주제로 서양의 조형 어법을 넘나드는 채성필, 서정민, 한홍수 작가의 추상적 예술 세계를 집중 조명해본다.
 흙, 선, 결. 3인의 칸타빌레로 순수한 인간 본질의 이야기와 가장 근원적인 의미, 3인의 작가가 들려주는 ‘경계’에 대해서 통찰해 본다.

채성필] Pot de lune_달항아리_220515, 100x100cm, 202
채성필] Pot de lune_달항아리_220515, 100x100cm, 202
채성필] 물의초상, 100x100cm, 2021
채성필] 물의초상, 100x100cm, 2021

 

채성필(b.1972) 작가는 동양철학의 음양오행을 바탕으로 ‘흙’이라는 가장 본질적이고 순수한 재료로 태초의 자연을 화면에 담아낸다. 작가는 흙과 같은 다양한 광물질의 물성에 대한 연구를 통해 천연 재료를 안료로 사용한다. 진주를 곱게 간 은분을 캔버스 위에 수차례 칠하고, 자연에서 꺾어 만든 붓을 이용해 흙을 맑게 걸러 정제시킨 천연 안료와 먹을 흩뿌린다. 그 후 캔버스의 뒷면에서 안료들이 흘러내리고 물길을 만들어 내도록 서서히 캔버스를 세워 움직인다. 이는 작가의 개입이 덜어지는 과정으로 안료들은 서로 섞여가며 흘러내리고 길을 만들어 나아간다. 이 과정에서 자연이 가진 현상을 땅의 역사와 물의 흐름으로 발현시키고 달을 보면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흙으로 채운 ‘경계’ 가 드러나기도 한다. 
채성필 작가의 작업에서 ‘흙’ 은 어머니이자 자연을 비추는 우주이며 동서양을 관통하는 근원적 아름다움이다.
서울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채성필 작가는 2003년 도불해 고흐의 무덤이 있는 오베르 쉬르 우와즈 (Aubers-sur-Oise) 마을에 정착해 파리를 중심으로 유럽 화단에서 일찍이 주목을 받으며 국제적 작가로 활동해 왔다. 뉴욕과 두바이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개인전을 이어가며 유럽 왕실을 비롯해 파리 세르누치 박물관, 파리시청, 국립현대미술관, 영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한홍수], De la Nature_01, 55x38cm, 202
한홍수], De la Nature_01, 55x38cm, 202
한홍수], De la Nature_2211, 91.0x116.7cm, 2022
한홍수], De la Nature_2211, 91.0x116.7cm, 2022

 

서정민(b.1961) 작가는 우리의 정서가 베인 한지를 소재로 “선” 이라는 조형 언어를 구축했다. 서정민 작가는 유가와 도가를 비롯한 동양의 고전이 기록된 서지를 팽팽하게 말아서 칼로 자르고 수많은 한지 토막으로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작은 토막들의 단면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글의 흔적이 ‘선’으로 나타난다. 글이 잘려 선으로 변환되는 지점에서 ‘무심’, ‘순환’, 선들의 여행’, 그리고 마침내 ’선’으로 현재의 작업에 이르렀다. 여기서 작가가 의미하는 선은 세상을 균형있게 바라보는 관찰자로서 ‘경계’의 선이다. 그동안 작품에서 선들의 여행은 지금의 ‘선’으로 응축되기 위한 과정이었고, 작가의 작품 ‘선’은 ‘경계’의 의미를 담아내고 있다.
서정민 작가는 2013년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전(Palazzo Bembo)을 비롯하여 독일과 런던, 뉴욕, 파리, 바젤, 헝가리, 싱가폴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개인전을 이어가며 서울 종이나라 박물관, 한국 전력공사, 서울시립미술관, 취리히, 대만, 미국 등 해외에서도 다수의 소장처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결’의 화가 한홍수(b.1959) 작가는 양의성을 지닌 예술철학으로 자연과 사람, 동양과 서양, 이상과 현실을 오가며 소통하는 치유와 자연적 심상을 화폭에 담아낸다. 그의 작업은 먹과 유화, 아크릴 물감이 사용되어 투명하고 고요하게 캔버스를 채우고 있다. 작가는 명상을 통해서 몸의 힘을 빼고 엷게 반복적으로 무중력 상태에서 붓이 가는 대로 캔버스를 채워 간다. 수십번의 붓질 끝에 맑고 투명함에서 오는 고요함과 그 속의 역동성이 캔버스를 가득 메우게 된다. 고요하지만 그 속에 존재하는 역동성이 관람자의 시선에 따라 각기 다른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이는 관객이 그림에 동참하게 하는 것으로 양의성을 지닌 예술 철학의 관계적 ‘경계’ 이자 시각적 언어라 할 수 있다.
전남 해남이 고향인 한홍수 작가는 1992년 도불하여 베르사이유 보자르와 독일 쿤스트 아카데미에서 수학했다. 그 당시 독일 신표현주의의 거장 펭크(A. R. Penck) 로 부터 미술의 자유로운 정신과 내면의 울림을 분출하는 정신적 영향을 받았다. 재불 소나무 예술가협회 회장을 역임하고 프랑스 파리를 기점으로 유럽, 뉴욕,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으며 파리 유네스코 70주년 초대 개인전을 비롯해 60회에 이르는 주요 개인전 및 미술관 전시를 개최했고 2019년 부터 현재까지 영은 미술관 레지던시 작가로 입주해 있다.

갤러리 엠나인은 흙, 선, 결. 칸타빌레를 통해서 채성필, 서정민, 한홍수 작가의 작품세계를 안락하지만 변주를 꾀하는 바흐의 곡처럼 형식적으로 유기화되지 않은 유려한 철학의 메세지를 선사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2월 10일 전시 프리뷰를 거쳐서 11일 VIP오프닝 행사를 진행하며 3월 19일까지 이어진다.
갤러리 엠나인을 방문하는 관람객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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