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국립현대미술관은 독일 카를스루에 예술미디어센터(ZKM, Center for Art and Media)와 공동 기획한 교류전 «페터 바이벨: 인지 행위로서의 예술»을 2월 3일부터 5월 14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

페터 바이벨: 인지 행위로서의 예술
페터 바이벨: 인지 행위로서의 예술

 

페터 바이벨은 우크라이나 오데사 출생으로, 오스트리아 빈 대학에서 의학과 수리논리학을 수학하던 1960년대, 행동주의 그룹 예술가들과 협업하며 영상 작업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기술 기반의 작업과 미디어아트를 선도하며 오스트리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Ars Electronica) 예술감독을 거쳐 1999년부터 독일 카를스루에 예술미디어센터장으로 재임했다. 또한 미디어아트의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오스트리아 명예공로 훈장을 비롯해 케테 콜비츠 상,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오피시에 등을 받은 바 있다. 이처럼 바이벨은 미디어 아트의 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이자 철학자, 이론가, 교육자, 큐레이터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그는 작품을 통해 20세기 후반에서 21세기 초반의 사회 변화를 반영하고 당시 예술에 대한 관습적 견해에 도전했다. 미디어 발전 초창기에 언어이론과 수학, 철학에 대한 깊은 관심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확장했으며 더 나아가 실험 문학에서 퍼포먼스, 해체주의와 실험영화 등의 주제도 다루었다.

페터 바이벨: 인지 행위로서의 예술
페터 바이벨: 인지 행위로서의 예술

 

«페터 바이벨: 인지 행위로서의 예술»은 2019년부터 2020년 사이 ZKM에서 개최했던 동명의 전시를 기반으로 재구성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페터 바이벨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주요 작품을 예술행동, 퍼포먼스, 사진, 언어분석, 글쓰기, 시, 비디오, 확장영화, 컴퓨터 기반 설치 작업 등의 주제 아래에서 살펴보며 작가의 대표 작품 약 70여 점이 출품되었다.

페터 바이벨은 초기 작업에서부터 타자기, 음반, 마그네토폰(magnetophone), 사진, 영화, 비디오 등 기계장치를 비평하고 이에 기반한 예술의 전 영역을 실험하며 이미지와 실재 사이의 존재론적 차이에 대한 질문을 던져왔다. 1966년을 기점으로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상호활동적인(인터랙티브) 요소를 포함시키며 보다 적극적으로 관객과의 소통과 참여를 제안했다. 이처럼 페터 바이벨이 우리에게 제시하는 예술은 ‘인식의 과정 자체’라고 할 수 있다.

페터 바이벨, ‹다원성의 선율›(1986~1988
페터 바이벨, ‹다원성의 선율›(1986~1988

 

11개의 영상과 사운드로 구성된 ‹다원성의 선율›은 페터 바이벨의 중요한 영상 작품 중 하나로 바이벨이 2년에 걸쳐 완성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지난 200년을 거치며 발전한 인류사 중에서도 산업혁명을 거쳐 데이터 기반의 포스트 산업 정보 혁명까지를 시각화한 대형 영상 설치 작품이다. 다원공간에 진입하는 순간 공감각적 몰입과 경험을 제공하는 이 작품은 페터 바이벨 전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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