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지유영 기자] 갤러리2에서는 오는 1월 12일 목요일부터 정철규 개인전 <나중에, 나중에, 나중에,>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큰 주제는 사랑이다. 여기서 `사랑`은 인류애나 가족애가 아닌 특정한 타자를 갈구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이다. 작가는 모두가 완벽한 사랑 그리고 완벽한 사랑의 대상을 꿈꾸지만 `사랑`에는 어떤 불가능함과 불완전함이 존재한다고 믿고 이를 작품을 통해 시적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하나가 될 수 없는 두 개의 오브제가 짝을 이루는 4점의 설치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작품은 보편적으로 누구나 경험하는 사랑의 갈등과 애틋함을 보여준다.
정철규 개인전 <나중에, 나중에, 나중에,>는 인간이 타자를 사랑하면서 겪는 감정과 상황을 은유적으로 묘사한다.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Call Me by Your Name)에서 엘리오의 첫사랑이자 그의 아버지의 조수인 올리버는 엘리오 가족과의 여름휴가를 마치고 미국으로 떠날 때, 늘 입버릇처럼 말하던 '나중에'(Later)라는 인사를 엘리오에게 남기지 않는다. 이뤄질 수 없는 사랑 앞에서 그는 헛된 약속을 하지 않았다. 엘리오는 아무 말 없이 떠나는 그를 보며 사랑의 끝을 예감한다. 만약 그 상황에서 올리버가 '나중에'라는 말을 남겼다면. 엘리오에게는 언젠가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로, 그에게는 둘의 관계를 유보하는 거절의 메시지로 기억했을 것이다. '나중에'란 사랑에 있어서 만큼은 한없이 낭만적이고 잔인한 말이다.
작품들은 두 개의 사물이 짝을 이루지만 모두 온전한 하나가 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정철규는 '완벽한 사랑’에 의문을 품는 만큼 작품에서도 사랑의 형태를 하나로 규정하지 않는다. 4점의 작품은 그저 각자의 어떤 상황에, 각자의 어떤 모습으로 존재할 뿐이다. 하지만 비록 불안정하고 불완전한 모습일지라도 작품이 그 나름대로 아름답길 작가는 바란다. 완벽한 사랑이 존재한다고 믿는 것, 그것을 찾으려고 애쓰는 것, 현재의 사랑이 완벽하지 못하다고 단정하는 것이 사랑의 실패 요인일지 모른다. 그러니 완벽할 수 없는 사랑에 완벽한 형태를 부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하나가 되지 못하고 둘 사이의 메울 수 없는 공백이 존재하는 이 아슬아슬하고 아련한 상황이 어쩌면 사랑에 가장 `가까운` 재현일 것이다.
이번 전시는 2월 11일 토요일까지 관람하실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