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옥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성남시 분당구 서현로 170에 위치한 서현동 풍림 아이원을 2023년 1월 10일 오후 2시가 넘어 도착하여 권순욱 작가의 모친인 드림온 아트센터 김서정 대표와의 인터뷰에 들어갔다.
권순욱 작가의 모친인 드림온 아트센터 김서정 대표는 권순욱 작가가 지금까지 작가로서 힘들게 헤쳐 나온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순욱이는 지체 장애아로 장애가 너무 심해서 들을 수도 없고, 자폐도 너무 심해 눈을 마주칠 수도 없고 잠시도 머리를 가만두질 못하는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돈을 몇 배를 줘도 아이를 맡길 곳이 없었고, 학원이고 유치원에는 접근을 못하는 아이로 교육기관을 찾던 중, ‘모던아트’라는 기법을 지도하는 남기희 선생님을 만나게 되어 어린 시절부터 남기희 교수에께 아이의 교육을 맡겼는데 남기희 교수는 지금까지 한 번도 ‘안 될 거야’라는 이야기를 안 하고 ‘하면 되지’, ‘이게 즐거우면 되는거지’, 포기는 없어, 그렇게 해서 지금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권순욱 작가의 작품에 대한 설명을 부탁하자, 김서정(권순욱 모친) 드림온 아트센터 대표는 "우리 순욱이의 그림의 큰 제목은 '아름다운 세상'이에요. 본인이 듣지 못하고 언어적인 표현을 못하기 때문에 세계의 다른 도시나 아름다운 경치를 본 곳을 머리에 담아 두었다가 자기만의 독특한 선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자기만의 표현 방법으로 그리고 있고 이번 작품에서는 어느 아름다운 도시를 꽃으로 표현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애들을 교육할 수 있는 센터를 건립하기 위해서 수많은 시간을 장소를 옮겨 다니면서 지금의 드림아트온 센터를 건립했습니다. 저는 그 과정에서 믿음으로 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는 사람은 ‘하나님이 기적을 주시는구나’ 하고 깨달았으며, 기적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고 노력에 의해 기적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느꼈으며, 순욱이가 이렇게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저는 단지 놀이를 끌어내어 주었으며 그다음 수 없는 놀이와 선과 면, 색을 칠하면서 조화롭게 만들어 놨을 때 우리 관객들이 작품을 보면서 ‘저거 아름답네! 얼마나 했으면 이 아이가 이것을 만들어 냈을까?’ 하는 감탄사라면 그걸로 감사하고 충분한 칭찬" 이지 않겠느냐며 반문했다.
이어 “사랑의 힘은 굉장히 무서운 것이고 그것을 보고 저도 ‘드림온아트센터’를 지금까지 끌고 올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드림온 아트센터 김서정 대표는 힘든 과정을 말했다. 특히 우리 아이가 한국에서 더 이상 교육을 받을 수가 없어서 미국에 가서 겨우 수화를 배워서 왔는데 한국에는 수화를 하는 학교가 없었어요. 미국에서 교육을 마치고 돌아와서는 자폐를 가진 아이라 평택에 있는 에바다 고등학교를 졸업했다”고 밝혔다.
이어진 설명에서 김서정 대표는 “훌륭한 교육자들 덕분에 포기할 수 없었고 선생님들이 포기를 안 하는데 엄마가 어떻게 포기하겠어요. 절망 가운데 동굴 속에서 갇혀서 나올 수 없었던 아이가 무엇인가 훌륭한 지도자들의 교육으로 그 세월을 이렇게 보낼 수 있었다는 것을 보여드리는 시간입니다. 우리 아이가 작가이고, 대가이고 훌륭한 그런 것이 아니라, 중복장애라는 어려운 장애를 가졌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순욱이의 그림은 물감을 이렇게 쏟아서 나온 공간에다 색칠을 하여 이런 것들이 순욱이에게는 하고 싶은 말이고, 느낀 세상이고, 그것이 자기의 표현이고 자기의 우주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다.”고 마무리 지었다.
권순욱 개인전 '제4회 앙데팡당코리아 국제아트페어' 기업문화상 수상, 발달장애인 100인전 수상
신항섭(미술평론가)
그림 그리는 일은 행복할까? 생뚱한 질문 같지만, 행복하지 않고서야 어찌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그러고 보면 그림 그리는 일은 행복을 나누어주는 일인지도 모른다. 행복한 기분으로 그린 그림이니, 보는 사람 또한 행복의 아우라를 느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보편적인 소재 또는 주제라면 행복의 아우라는 한층 커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림으로 누군가에게 행복을 전할 수 있는 일이야말로 축복받은 삶이 아니고 무엇이랴.
권순욱의 작업을 보면서 인간의 조형적인 상상력이 얼마나 풍부한 것인지 새삼 실감한다. 지금 순간에도 수많은 화가가 캔버스와 마주하고 있을 터이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남과 다른 새로운 그림을 그릴 것인지 고민할 것이다. 그런데도 새로운 조형적인 세계를 찾아낸 화가는 극히 소수에 그친다. 그만큼 새로운 그림을 모색하는 건 고통스러운 일이다. 어쩌면 성공적인 화가와 그렇지 못한 화가의 차이는 타고난 재능과 함께 풍부한 조형적인 상상력에 있는지 모른다.
그는 20대 초반의 작가이다. 인생의 행로 그 시작 지점에서 멀지 않다. 그러니 그림에 대한 경험과 시간의 축적 또한 많지 않다. 그런데도 그의 작업은 적지 않은 걸 성취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독특한 자기만의 표현 방법과 기법을 구사한다. 따라서 작품 하나하나는 독자적인 언어 및 어법을 가지고 있다. 외부로부터의 간섭이 없는 나만의 시각, 나만의 생각으로 그림을 그려온 결과이다. 독자적인 언어 및 어법은 그림 세계의 시작이자 궁극이다. 모든 작가가 개별적인 언어 및 어법을 찾아내기 위해 고심하면서 작업한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그는 독립적인 작가, 즉 개별적인 형식의 실마리를 잡은 셈이다.
그의 작업은 세 가지 형식으로 나뉜다. 추상적인 작업과 정물 그리고 건축물을 소재로 한 일련의 연작이다. 추상적인 작업은 그림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시기에 해당한다. 이때의 작품 가운데 하나는, 나이프로 물결문양과 같은 이미지가 반복적으로 화면 전체를 덮는 전면회화 방식이다. 아크릴물감과 혼합매체를 사용하는 형태의 작업이었는데, 질감이 강하네 느껴지는 굵은 횡렬의 선과 선 사이에 사각형 형태의 점으로 채워지는 스트라이프 구성이다.
또 다른 하나는 크고 작은 사각형 형태의 평면적인 이미지가 화면 전체를 채우는 전면회화이다. 회색 중심의 단색화로 분류할 수 있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중간색의 자잘한 사각형 형태의 평면적인 이미지가 화면을 가득 채우는 작품이 있다. 이들 추상적인 작업은 사각형 형태의 평면적인 이미지를 불규칙적으로 화면 전체를 메워나가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특정의 이미지가 없는 화면구성에서는 반복적인 이미지의 집적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단조로운 이미지의 집적이 만들어내는 심미적인 효과도 주시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