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지유영 기자] 일산 마리나 갤러리에서 이진형 초대전이 2022년 12월 10일(토)부터 2023년 01월 06일(금)까지 열린다.

 이진형 초대展 마리나 갤러리
 이진형 초대展 마리나 갤러리

이진형이 말하려 하지 않고 그저 하려 하는 것은 무엇일까? 상반된 양태, 비 일치, 갈등, 틈 혹은 어긋나므로 해석할 수도 있는 의미구조를 갖는 그의 작품은 침묵과 외침, 넓음과 좁음, 위와 부정 위, 돋음과 뚫림, 채움과 비움, 구축과 해제, 정신적인 것(정신)과 물리적인 것(피부) 등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그것은 흡사 평면의 침묵이 오브제 외침의 역설적 결합으로 고양되는 세계이다. 그렇다고 그가 추구하는 세계가 두 양상의 상관관계나 균형, 혹은 초월에 있다고 여겨지지는 않는다. 이진형이 주목하는 것은 '사이'이다. 여기서 사이는 접점을 의미한다기보다는 물리적일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공(空)이다. 이는 그의 작품이 형식으로서의 회화가 아니라 태도로서의 회화이기 때문이다. 하여 어떤 형식 간의 상반성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가 요즈음 자주 사용하는 명제 는 대립이나 동반의 의미이고 소유나 도구의 경우라도 그것은 단수 개념이 아닌 복수개념, 즉 공존과 동시성을 항상 수반하는 용어이다. 이를테면 인(人), 시(時), 공(空)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간(間)의 세계를 의미한다.

april_44x30cm_acrylic, wood on canvas_2022 / 이진형 _ 마리나 갤러리
april_44x30cm_acrylic, wood on canvas_2022 / 이진형 _ 마리나 갤러리

실상 텍스트를 읽자면 단어에 몰입해서는 독해가 되지 않는다. 우리는 단어와 단어 사이의 행간에 주의력을 기울여야 한다. 행간이 없이는 단어와 단어는 공존할 수 없다. 나아가 그것은 여백에 불과해 보이지만 행간의 매개 없이는 텍스트도 성립되지 않는다. 작가는 알고 있다. 색 면의 확장성과 오브제가 갖는 서사성과 조형성 그리고 의미 해석의 다양성을 따라서 간의 동시성은 텍스트로 나타낼 수 없으므로 그려야 한다는 것을. 이진형의 작업에서 색 면과 콜라주, 오브제, 영상과 설치는 서로 구별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이질적이고 혼합적인 지층을 ‘사이(間)’가 지지하고 있다. 또한 지난한 작업 과정과 난해한 개념의 경계를 발견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작품과 텍스트의 틈이 아니라 ’사이‘의 사유이다. ‘사이‘는 단절이 아니라 소통의 기제이다.

 green is the color_53x45.5cm_acrylic on canvas_2022 / 이진형 _ 마리나 갤러리
green is the color_53x45.5cm_acrylic on canvas_2022 / 이진형 _ 마리나 갤러리

우리가 작품을 감상한다는 것은 작가와 갑절로의 사이, 갑절로 와 텍스트의 사이, 갑절로 와 관객의 사이, 즉 교감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 어느 것도 독립적일 수는 없다. 그렇다, 작가 이진형은 일그러진 신체의 뼈와 살에서, 균일한 색 면과 채집한 오브제의 접합에서, 추상과 형상에서, 색 면과 색 면에서 그 ’사이(間)‘의 지평을 구현해 낸 것이다. - 유근오 미술평론

 between-space-violet hue_80x105cm_acrylic, wood with canvas_2022 / 이진형 _ 마리나 갤러리
between-space-violet hue_80x105cm_acrylic, wood with canvas_2022 / 이진형 _ 마리나 갤러리
 between-space-with_45.5x56cm_acrylic, wood with canvas_2022 / 이진형 _ 마리나 갤러리
between-space-with_45.5x56cm_acrylic, wood with canvas_2022 / 이진형 _ 마리나 갤러리

 

저작권자 © 아트코리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