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지유영 기자] 2022년 12월 19일 용산구 필갤러리에서 박종화 '감각 콜라주, 사이의 대화' 전이 2023년 1월 3일까지 열린다.

구상표현주의(Figurative Expressionism)를 유영하는 박종화 작가는 문학적 서사와 경험을 연결한 ‘개념적 붓질’을 강조한다. 디지털 이미지로부터 기성품에 이르기까지 무한히 확장된 캔버스의 변주는 전통적 사유와 새로운 행위 사이를 오가며 동시대 미술의 정체성에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역설적 재탐색을 통해 선험적으로 인식된 이야기들에 자기 경험을 녹여내는 ‘블랙 유머(Empirical Humor)’를 선보인다. 한국의 허난 배스(Hernan Bas)를 연상시키는 작가의 이야기 전개는 이미지가 무한정 쏟아지는 소비 시대를 풍자하듯, 구상회화의 의미를 사유의 출발로 설정하는 영리함을 보여준다. 단순한 미메시스(Mimesis/模倣)의 차원을 넘어 실재와 환영, 현실과 욕망이 뒤섞인 서로 다른 문화적 맥락을 작가의 현실과 조화하는 타임콜라주(Time Collage)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그린다는 행위를 동시대 맥락에 맞게 재배치하는 전략으로, ‘시·공간 사이의 서사’를 연결해 미래의 관람객과 만나는 가능성의 행위로까지 이어진다. - 안현정, 미술평론가, 예술철학박사

사라진 건 넌데 내가 없어진 것 같아_65x65cm_oil on canvas_2022 - 박종화
사라진 건 넌데 내가 없어진 것 같아_65x65cm_oil on canvas_2022 - 박종화

작가가 이질적 캐릭터를 섞어 ‘혼재성 사이의 묘한 질서를 창출’하는 이유는 우리의 시각 경험이 모두 같지 않다는 본질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유머러스한 상황들을 낯설게 뒤흔드는 독특한 감각은 뒤샹·고흐·달리·워홀·마그리트 등으로 이어지는 초 현실성을 강조한 화가들의 정신과도 닿아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들은 풍자적 감각 위에 ‘시각적 진실(시간의 깊이)’을 던지는 방식으로 질문이 질문을 만드는 ‘재현의 알레고리’와 만나게 한다. 시간을 중첩 시킨 까닭에 명화·영화·화가의 오마주가 섞인 직관적 스토리텔링은 내용에 있어서는 본질을 표현하되, 형식에 있어서는 찬사를 보낸 작가를 향해가는 일점투시의 방식으로 요약된다. 시간의 층 차에 따른 화면 구성법은 현대 미술이 놓으려고 했던 재현의 본질을 쫓되, 감각 콜라주를 통한 표현주의를 구현하기에 ‘구상표현주의’로 귀결되는 것이다.

사랑이 아니라 말하지마요_200x90cm_oil on canvas_2022 - 박종화
사랑이 아니라 말하지마요_200x90cm_oil on canvas_2022 - 박종화

“나는 유쾌해지고 싶다. 우리는 나이가 들고 책임져야 할 일도 많아지면서 웃음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세상이 달콤하지만은 않지만, 나는 내 그림을 통해 살아가는 이야기 속에 담긴 달콤함을 보여주는 전달자가 되고 싶다.” - 작가노트 중에서

그게 다 외로워서 그래_78x114cm_oil on canvas_2022 - 박종화
그게 다 외로워서 그래_78x114cm_oil on canvas_2022 - 박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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