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지유영 기자] 천준호개인전 이미지파쇄전이 갤러리일호에서 2022년 11월 30일(수)부터 2022. 12. 6(화)까지 열린다.

천준호 作
천준호 作

지금으로부터 약 반세기 전 백남준은 자석의 자기장을 이용하여 TV의 영상을 의도적으로 조작하여 텔레비전에서 출력되는 이미지를 왜곡시켰다. 물리적인 간섭으로 가상 세계 속의 우상을 공격하고 전복시키려 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선구적인 예술가의 공격을 비웃기라도 하듯 가상 세계는 여전히 그 세를 무한히 확장해가며 거대한 비현실 속의 영토를 이용하여 현실에까지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천준호 作
천준호 作

하지만 백남준이 보여주었듯 찰나의 순간 속에서 영원히 견고할 것 같은 이미지들은 매우 연약하고 물렁물렁한 이면을 가지고 있다. 출력시스템에 대한 약간의 물리적 간섭, 명령어의 작은 실수, 시스템상의 사소한 허점 하나에도 마치 파쇄기에 출력물이 잘려 나오듯 이미지는 파괴되고 붕괴하기 시작한다.

천준호 作
천준호 作

우리가 현실과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철석같이 믿고 있는 이미지의 연약하고 취약한 본질이 여실히 드러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연약한 이면에는 어떠한 아름다움이 도사리고 있다.

천준호 作
천준호 作

나의 작업은 신기루 같은 이미지의 가죽 바로 밑에 자리하고 있는 근육과 혈관들을 드러내는 과정을 담아내는 것에 있다. 이미지에서 파생된 색으로 이루어진 무질서한 수평선이나 바코드, 기하학적인 도형들의 불규칙한 나열을 이용하여 나타낼 수 있는 수많은 패턴의 조합들은 추상화의 그것만큼이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도 있다고 생각된다. - 천준호

천준호 作
천준호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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