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국제 아트 바젤(Art Basel) 조직(MCH Group 소유)은 FIAC를 대체해서 개최될 제1회 아트 바젤 파리+(10월 20~23일)의 개막을 앞두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는 Skarstedt, David Zwirner, Peter Kilchmann 등 프랑스 수도에 새로운 갤러리가 잇달아 문을 열고, Gagosian 및 Continua 갤러리가 새로운 지점을 추가하는 한편, 옛 상품거래소(Bourse de Commerce) 건물에 피노 컬렉션(Pinault Collection)이 개관된 것에서 비롯됐다. 종합해보면, 이 모든 국면은 코로나바이러스와 브렉시트 이후의 시대에 세계 미술 시장에서의 지배적인 위치를 회복하고자 하는 파리의 야심을 분명히 보여준다.
 

프랑스 미술 시장 활성화할 아트 바젤 파리+ 개최
프랑스 미술 시장 활성화할 아트 바젤 파리+ 개최

 

Artmarket.com의 CEO이자 Artprice의 설립자인 Thierry Ehrmann은 "파리는 역사가 깊은 도시인만큼 모던 아트와 인상파 미술의 중심지로 남아 있겠지만, 오늘날 현대미술과 초현대 미술에서도 입지를 굳혀야 한다"라며, "그렇지 않으면 '디지털'이라는 열차를 영영 놓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전개한 노력을 통해 강력한 시장은 예술적 창의성을 자극하고 국제적 존재감을 부여하는 데 큰 영향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면서 "이것이 우리가 Artmarket.com과 함께 ADIAF(프랑스 현대미술 국제화 추진회)와 마르셀 뒤샹상(Marcel Duchamp prize)을 지원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현실에 안주하는 파리 경매 시장

지난 20년간 프랑스에서의 미술품 경매 매출액은 거래량과 경매 매출액 측면에서 다른 국가와 비슷한 속도로 진행됐다. 그러나 현대미술 부문(1945년 이후에 출생 작가)만 살펴보면, 이 부문은 2000년에 전 세계 경매 매출액의 3.2%를 창출한 데 비해, 2021년에는 2.6%, 그리고 2022년 상반기에는 1.8%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RMN(Reunion des Musees Nationaux: 프랑스 국립박물관 연합)이 파리에서 열리는 새로운 현대미술 아트페어를 위해 그랑팔레(Grand-Palais) 대여권에 대한 입찰 공고를 시작한 것도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다. 지난 반세기 동안 FIAC에게 부여됐던 그랑팔레 대여권은 이제 향후 7년간 MCH 그룹으로 넘어갔다. 바젤, 마이애미, 홍콩에서 MCH 그룹이 조직한 '아트 바젤(Art Basel)' 아트페어의 혁신적인 제안은 그동안 너무나 안일했던 파리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빛의 도시 파리에서는 제48회 FIAC 대신에 대망의 제1회 아트 바젤 파리+가 개최될 예정이다.

프랑스 미술 시장 활성화할 아트 바젤 파리+ 개최
프랑스 미술 시장 활성화할 아트 바젤 파리+ 개최

 

마르셀 뒤샹상

10월은 메이저 현대미술 아트페어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많은 행사가 있다는 점에서, 파리 미술 시장에서 상당히 중요한 달이다. 또한 ADIAF는 10월에 올해 최종 후보에 오른 4명의 화가(Giulia Andreani, Ivan Argote, Philippe Decrauzat, Mimosa Echard) 중 한 사람에게 마르셀 뒤샹상도 수여한다. Artprice는 이 이니셔티브를 지원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2022년 수상자로 선정된 Mimosa Echard에게 축하를 전한다.

Artprice는 10월 17일부터 23일까지 한 주 동안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20개 이상의 미술품 경매 행사가 있을 것임을 확인했다. 크리스티(Christie's)는 파리에서 2개의 주요 세션('모던 아트' 및 '아방가르드')을 주최할 예정이며, Beatrice와 Patrick Caput의 장엄한 아프리카 컬렉션을 경매에 내놓을 예정이다.

소더비(Sotheby's)는 파리+ 행사와 그로 인해 몰릴 엄청난 인파를 발판삼아 다음 주(10월 24~26일)에 주요 미술품 판매를 주최하기로 했다.

"필립스(Phillips)는 프랑스에 경매장을 열지 않는다."

미술품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경매회사인 필립스는 프랑스 파리에서 판매를 주최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분간 필립스는 전문 분야인 현대 및 전후미술(시계, 보석 및 디자인과 함께) 부문에 집중하며, 뉴욕, 런던, 홍콩에서 고급품 판매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본햄(Bonhams)은 프랑스와 벨기에에서 활동 중인 Cornette de Saint-Cyr를 인수하며 완전히 다른 확장 전략을 따르고 있다. 브뤼셀은 파리 못지않게 파리 미술 시장의 수많은 참여자에게 매우 자연스러운 발전 기회를 제공한다. Templon, Obadia 및 Almine Rech 와 같은 갤러리가 점차 브뤼셀에 설립되기 시작했으며, 자유 항구가 있는 제네바나 룩셈부르크 역시 선호되는 도시다.

"현대미술과 NFT" 작전

MCH 그룹은 가장 권위 있는 지역 및 국제 갤러리만을 선택하고 패션과 기술 세계와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함으로써 아트 바젤 행사에서 현대미술을 주요 동력원으로 만들고 있다(아트페어 이름에 '+' 기호가 표시된 것은 이 때문이다). 프랑스에서 탄생한 Tezos 블록체인도 아트 베젤의 주요 파트너 중 하나가 됐다.

전술한 바와 같이, 파리는 실제로 현대미술 및 초현대미술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2022년 상반기에 파리에서 나온 2천만 달러 이상의 최고가 경매 결과, 3건(아래 설명)은 모두 고대 및 근대미술품이다.
•'Woman Walking' 알베르토 자코메티 작, 지방시 컬렉션 [I]
•'Basket of Wild Strawberries' 장 밥티스트 시메옹 샤르뎅 작, Cabinet Turquin 제공
•'A Nude Man with two Figures' 미켈란젤로 작, 크리스티 제공

2022년 상반기에 현대작품(즉, 1945년 이후에 태어난 작가의 작품)에 대한 프랑스 최고 경매가는 100만 달러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반면, 홍콩, 런던, 뉴욕에는 올해에만 100만 달러를 넘은 현대작품이 각각 47건, 51건, 71건 나왔다.

Artprice by Artmarket이 최근 발표한 초현대미술시장 보고서(Ultra-Contemporary Art Market Report)에 따르면, 프랑스는 현대미술계를 육성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2021년 경매에서 가장 성공한 40세 미만 프랑스 예술가인 Claire Tabouret의 작품은 런던(이 작가의 경매 매출액의 49%), 뉴욕(30%), 홍콩(20%)에서 판매됐다.

이에 따라, 아트 베젤 파리+는 파리의 역사와 특수성을 수용하면서, 프랑스의 수도인 파리를 국제적인 현대미술 시장의 중심지로 되돌리고자 하는 사명을 안고 있다.
 

저작권자 © 아트코리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