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달진 미술전문위원]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서는 2022년 6월 25일 오전 11시부터 김달진 관장이 소개하는 '제33회 With Artists'로 '요절했지만 굵은 흔적을 남긴 대가 박길웅'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였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관장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관장
'요절했지만 굵은 흔적을 남긴 대가 박길웅 작가

박길웅(1940-1977)은 황해도 사리원에서 태어나 서라벌예대에 입학 후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하였다. 1969년 국전에서 추상회화로서는 최초로 대통령상을 받으며 크게 조명 받았다. 그 당시 주어지는 해외 여행을 유럽을 택하지 않고 미국으로 향했다. 1970년 미국으로 건너가 2년 동안 체류하며 뉴욕 아트 스튜덴트 리그에서 수학하며 두 차례의 개인전을 열었다.

토벽 1966
흔적 1967
흔적 NO2 1968

그리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개인전을 통해 왕성한 활동을 했다. 1972년 10월 한국 화단에서는 드물었던 설치미술 <낮과 밤>을 시도했는데 이는 국내 전시사상 초유의 대형그림이었다. 이 당시에는 설치미술도 흔하지 않았을뿐더러 이런 대형 작업도 거의 이뤄진 적이 없기 때문에 그는 이 전시를 통해 작가적 스케일과 조형세계를 인정받게 되었다.

서곡 NO72 1969
흔적 백 F-75 1969
낮과 밤(부분) 1972

신문회관에서 《그림자》전을 열었고, 키네틱아트 개념으로 구성된 전시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가 타계한 후에도 1,500여 점의 유화, 판화 드로잉과 은박지 그림들은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1970년대 한국 화단은 크게 개념미술의 발전, 단색화의 등장, 미술개념의 확대, 1970년대 후반 서구미술의 적극적인 수용을 토대로 한 새로운 시도 등으로 정리된다. 박길웅이 설치미술을 시도했던 시기인 70년대 후반, 탈회화화 경향이 나타나며 야외공간에서의 작업과 퍼포먼스들이 등장했다. <낮과밤> 또한 이 시기를 대표할 수 있는 탈회화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대화 75-2 1975
대화 1975
원초공간 1977

작가는 간암으로 인해 37살의 젊은 나이로 요절했다. 갑자기 타계는 안타까움을 더했고 1979년 그림비(김광우조각)가 제막되었다. 미망인 박경란(1949- )은 그가 남긴 유작 중 대작 80점은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되었고 그 당시 기탁되었던  1,000여점은 반출하여 모기업의 수장고에서 세상에 다시 내보이기를 기다리고 있다. 딸 승리는 미국 시카고미술대학을 나와 미국에서 작가로 활동 중이다.

박길웅 작가

그의 작품세계는 서정적 추상의 장식성이 강한 화풍으로 독특한 기호공간을 탐구하였다. 대표작으로  『痕跡 白F-75』, 『낮과 밤』, 『원초적 공간』등이 있다. 사후에는 1984년 KBS주최 회고전, 1985년 회고전(국립현대미술관) 1990년 워커힐미술관, 2007년 30주기전(국립현대미술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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