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국제갤러리는 오는 5월 28일(토)부터 29일(일)까지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는 ‘제10회 아트 바젤 홍콩(Art Basel Hong Kong)’에 참가한다. 올 3월 예정이었던 이번 행사는 지속되는 팬데믹 상황에서 홍콩의 엄격한 입국 규정으로 인해 5월로 한차례 연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hybrid) 성격의 행사로 개최된다. 이번 오프라인 행사에는 작년 대비 상승한 28개국 130개의 갤러리가 ‘갤러리즈(Galleries)’, ‘인사이트(Insights)’, '디스커버리즈(Discoveries)’ 섹터에 걸쳐 참가할 예정이며, 온라인 행사 ‘아트 바젤 홍콩: 라이브(Art Basel Hong Kong: Live)’는 온라인 뷰잉룸을 포함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올해 역시 홍콩 입국 및 격리가 어려운 갤러리들을 위한 ‘위성 부스(satellite booths)’가 마련되었으며, 페어 현장에서 아트 바젤이 지정한 현지 담당자가 상주하며 각 갤러리의 기획전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최욱경(1940-1985)〈Untitled〉c. 1960sAcrylic on paper43 x 48 cmCourtesy of the artist’s estate and Kukje Gallery
최욱경(1940-1985)〈Untitled〉c. 1960sAcrylic on paper43 x 48 cmCourtesy of the artist’s estate and Kukje Gallery

아트 바젤 홍콩에서 국제갤러리는 한국의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먼저 예술서적 출판사 리졸리(Rizzoli)와 함께 모노그래프 『Park Seo-Bo: Écriture』의 출간을 앞둔 박서보의 ‘묘법’ 연작 중 〈Écriture (描法) No. 040325〉(2004)를 소개한다. 2000년대 이후 후기(색채) 묘법의 예시로, 일정한 간격의 고랑으로 직선 모양의 형태를 만들어 한지의 물성을 살리는 입체적인 평면에 풍성한 색감을 강조하여 자연과의 합일을 추구한다. 이어 캔버스 뒷면에서 앞면으로 물감을 밀어내는 배압법(背押法)으로 제작된 하종현의 ‘접합’ 신작 〈Conjunction 22-13〉(2022)이 있다. 지난 4월, 박서보와 하종현은 제59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 미술전(Biennale Arte) 오프닝 주간에 주요 전시들을 개막했다.

박서보(b. 1931)〈Écriture (描法) No. 040325〉2004Mixed media with Korean hanji paper on canvas195 x 130 cm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박서보(b. 1931)〈Écriture (描法) No. 040325〉2004Mixed media with Korean hanji paper on canvas195 x 130 cm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박서보는 11월 27일까지 퀘리니 스탐팔리아 재단(Fondazione Querini Stampalia)의 현대미술 프로그램 큐레이터인 키아라 베르톨라(Chiara Bertola)와 얀 보(Danh Vō)가 공동기획한 3인전에 얀 보, 이사무 노구치(Isamu Noguchi)와 함께 참여한다. 한편 하종현은 베니스비엔날레의 공식 병행전시로 8월 24일까지 베니스 팔라제토 티토(베비라콰 라 마사 재단)에서 개인전 《Ha Chong-Hyun》을 개최한다. 60년 화업의 주요 지점들을 관통하는 구작 및 신작 20여 점을 엄선한 이번 회고전은 각 시대별로 발현된 작가의 비정형적 매체와 독특한 기법, 그리고 창의적인 실험정신을 일괄한다.

권영우(1926-2013)〈Untitled〉c. 1980sColor on Korean paper93 x 74 cmCourtesy of the artist’s estate and Kukje Gallery
권영우(1926-2013)〈Untitled〉c. 1980sColor on Korean paper93 x 74 cmCourtesy of the artist’s estate and Kukje Gallery

이와 함께 권영우의 파리 시기(1978-1989) 이후의 채색 한지작품 〈Untitled〉(c. 1980s)도 선보인다. 1989년 귀국 직후에 작업한 채색 작품은 지난해 말 국제갤러리에서 선보인 작가의 개인전을 통해 대중에게 처음 소개한 작업으로, 한지 위에 서양의 과슈(gouache)와 동양의 먹을 혼합해 사용함으로써 여전히 종이를 주된 매체로 하되 채색을 화면으로 회귀시켰다고 평가받았다. 더욱이 2021년 파리 퐁피두 센터(Centre Pompidou)가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박서보, 하종현, 권영우의 작품을 영구 소장했다는 소식은 한국미술의 위상을 보여줌과 동시에 해외 미술사적 맥락에서 단색화의 학문적 가치에 대한 고찰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김용익(b. 1947)〈Untitled〉2003Acrylic paint and metallic powder on canvas45.5 x 53 cm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김용익(b. 1947)〈Untitled〉2003Acrylic paint and metallic powder on canvas45.5 x 53 cm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근현대미술사의 맥락에서 고유한 위치를 차지하며 후대 작가들에게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 두 작가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연초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대규모 회고전과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에서의 기획전 《Women in Abstraction》 등 주요 전시를 성황리에 개최하며, 동시대의 독자적인 추상표현 조형양식을 구축한 최욱경의 〈Untitled〉(c. 1960s)를 소개한다. 한국 미술사에서 독립적 위치를 고수해온 김용익의 일련의 점들과 여백으로 구성된 ‘땡땡이 회화’ 〈Untitled〉(2003)도 선보인다. 1970년대 및 1980년대를 관통하며 회화에 대한 반모더니즘적 접근으로 독자적인 철학과 작업방식을 구축해온 김용익은 독창성과 비정형성의 가치를 일깨워주었다.

하종현(b. 1935)〈Conjunction 22-13〉2022Oil on hemp cloth117 x 91 cm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하종현(b. 1935)〈Conjunction 22-13〉2022Oil on hemp cloth117 x 91 cm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한편 국제갤러리는 6월 9일부터 8월 21일까지 서울점 전관에 걸쳐 유영국의 두 번째 개인전이자 작고 20주년 기념전 《Colors of Yoo Youngkuk》을 개최한다. 유영국의 작업 전반과 그가 남긴 문화 유산을 심도 있게 다루는 이번 전시는 1970년대의 파란색과 녹색 작업을 비롯,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의 작품 50여 점을 통해 30여 년의 화업을 총망라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자연을 점, 선, 면, 색의 기본 조형요소로 환원하는 작품세계에 중점을 둔 2018년 국제갤러리 개인전과도 연계되며, 그의 작업에 대한 유익한 시사점을 제공할 예정이다. 작고 20주년을 맞아 유영국이 한국 현대미술에 미친 유의미한 영향력을 기념하고자 이번 전시에는 주요기관 및 미술관 소장품 등 작가의 다채로운 주요작품들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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