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이재혁 기자] 제주갤러리는 2022년 3월 개관을 기념하여 제주가 낳은 한국적 극사실회화의 선구자, 고영훈 작가의 전시 《호접몽胡蝶夢》을 인사아트갤러리에서 4월 11일까지 개최한다.

고영훈숨, Breath 2022, Acrylic on plaster and cansvas, 152.5x130.5cm
고영훈숨, Breath 2022, Acrylic on plaster and cansvas, 152.5x130.5cm
고영훈Stone Book 8535 1985, Acrylic on paper, 142.5×98.5cm
고영훈Stone Book 8535 1985, Acrylic on paper, 142.5×98.5cm

 

 

‘호접몽’은 고영훈의 환영과 실재에 대한 깊은 탐구를 대변한다.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바로 그 장자莊子의 ‘호접지몽胡蝶之夢’을 전시의 명제로 내세우며, 작가는 실재와 환영, 본질과 이미지, 대상과 회화 사이의 경계와 구분이 무의미해지는 물아일체物我一體의 상태를 넘어 이윽고 ‘관조’의 경지에 도달한 작업 철학을 작품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고영훈생명-달항아리, Life-Moon Jar 2002, Acrylic on plaster and canvas, 162×128cm
고영훈생명-달항아리, Life-Moon Jar 2002, Acrylic on plaster and canvas, 162×128cm
고영훈새, Bird 1998, Acrylic on plaster, paper, 230×180cm
고영훈새, Bird 1998, Acrylic on plaster, paper, 230×180cm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1970년대 초반 코트, 군화, 코카콜라 등 일상의 사물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극초기의 작업부터 시작하여 지난 2월에 완성한 최신작까지 고영훈 작가의 화업 전반全般이 소개된다. 환영과 실재라는 회화의 존재론적 화두 안에서 작가가 50년간 치열하게 수행하며 대상의 본질을 ‘관조’하는 경지에 이르는 과정, 곧 ‘호접몽’을 보여주는 고영훈의 일대기적 전시로서 큰 의미가 있다. 또한 한국 현대미술사 연구의 측면에서도 고영훈을 선두로 하는 한국적 극사실회화의 흐름을 관찰하고 정립하는데 매우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고영훈머루주 4, Wild Grape Wine 4 2013, Acrylic on plaster, canvas, 164×118cm
고영훈머루주 4, Wild Grape Wine 4 2013, Acrylic on plaster, canvas, 164×118cm
고영훈머루주 3, Wild Grape Wine 3 2013, Acrylic on plaster, canvas, 164×118cm
고영훈머루주 3, Wild Grape Wine 3 2013, Acrylic on plaster, canvas, 164×118cm

이러한 자리는 제주갤러리의 개관과 이를 말미암은 후원으로 실현될 수 있었다. 제주갤러리는 제주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중앙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의회와 행정, 작가들이 지혜를 모아 마련한 협력의 공간이다. 작가들의 창작열을 고취시키면서도 전시와 판로까지 이어지는 생태계 구축을 위해 행정과 의회가 힘을 맞대어 제주갤러리를 개관할 수 있었다. 제주갤러리가 역량 있는 제주 작가들의 전시공간이자, 제주의 문화예술을 선보이는 문화공간으로 큰 도약을 이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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