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사동 5길 29에 위치한 조형갤러리에서는 2022년 3월 2일(화) 부터 3월 8일(화) 까지 황경숙. 홍찬선 부부 '婦畵夫詩' 展이 개최된다.
[아트코리아방송 = 김미영 기자] 3월 2일 부터 조형갤러리에서 열리는 황경숙. 홍찬선 부부 '婦畵夫詩' 展은 황경숙 화가의 4번째 개인전<Life-Space32>이며 홍찬선 시인의 제 11시집 ‘대한민국 여성의 힘이 세다’의 출판기념회가 함께 열린다.
날이면 날마다 지어미는 그림을 그리고
달이면 달마다 지아비는 시를 짓는
황경숙. 홍찬선 부부의 (부화부시전)
‘부부는 서로에게 부모가 되어주는 것이다‘ 라고 말한다. 긴 세월 함께 살면서 각자 자아실현을 위해 밀어주고 응원하며 서로 힘이 되어주는 부모같은 부부, 동반자가 되어주는 부부, 이런 부부가 성숙한 부부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전시가 더 돋보이고 아름답게 생각되는 이유인가 보다.
황경숙 작가의 개인전 <생명_Space32>는 지난한 작업 과정을 거치며 생명사상의 드러남이 시의적절함을 보여준다. 그림(구상)과 문자(상형문자) 그리고 기호(周易의 괘상)는 인간의 소통과 이해를 통해 예술과 문화 발전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데, 작가는 이를 예술적 요소로 한층 승화시켜 이 시대 상황에 부합되도록 융합, 작품화하고 있다. 그동안 산고를 거쳐 탄생한 두 분 부부작가님의 훌륭한 작품과 詩語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공감과 감동을 불러다 줄 것이고. 순수한 문학과 예술이 융합된 婦夫展은 멋진 융합예술 소통의 장이 될 것으로 본다. 부부展을 축하드리며 앞으로 황경숙. 홍찬선 두 분 작가님의 주목받는 멋진 작품 활동을 기대한다.
황경숙 작가 노트
생명(LIFE)은 목숨(生命) 또는 삶으로 볼 수 있는데 Space & Time_‘여기 지금’을 살피는 개념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가까운 이들이 생을 달리 하시고, 시절인연으로 외로움과 소외의 고통이 엄습한 제반 상황에 맞닿아 깊은 내적 사유의 시공간 속에 던져진 화두였습니다. 옛 선사님이 ‘목숨은 한 호흡지간에 있으니 게으르지 말라‘고 하셨듯이 생명의 끈, 작업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마음을 다잡으며 작업에 임하였습니다.
태초의 시공간-천지창조와 상고사에 대한 관심이 오래 되었습니다. 《천부경》과 《주역》을 통한 동양의 정신성, 기호와 숫자의 상수 철학적 사유로부터 우주 순환 원리, 자연만물의 오묘한 변화상이 즐거운 심미안을 일깨워주었습니다. 갑골에 새겨진 상형의 촉감이 손끝에 전해오고 나 자신의 정체성을 일깨워 주는 가지 많은 나무의 바람결에 부유하다 이러한 표상을 주요 모티브 삼아 ‘기호문자그림’으로 작품화하고자 했습니다.
기호문자와 이미지를 내적 심상 이미지와 연결하여 선(線)·형(形)·색(色)으로의 재해석 과정이었습니다. 또한 깎거나 파내고 색으로 다시 채우는 기법은 풍화되는 세월과 변화에 대한 상징이며 한없는 비움과 절제와 겸허의 태도로 삶(생명)의 의미를 일깨워 주는 과정으로 힘든 만큼 작업의 즐거움을 동시에 줍니다. 삶의 원초적 욕구인 명줄을 단디 잡고 행복과 건강을 기원하는 기도의 시간이었습니다.
‘기호문자그림’의 세계에서 드러낸 생명의 사상과 미학
/김월수(金月洙) 미술평론가, 화가, 시인
누구나 쉽게 이해되는 위대한 작품은 그 시대를 초월한 변하지 않는 본질적인 아름다움(사물 자체의 성질이나 모습)을 드러낸다고 볼 때, 황경숙 작가는 불교미술(철학), 서예와 민화(평면성), 서양화(입체 묘사) 등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인류 최초의 상형문자, 갑골문자, 기호 등의 시각적 요소와 우주 변화의 원리가 담겨 있는 주역과 천부경(象數철학) 등 한국 전통사상(한국의 미학)을 연구하여 고요한 자신만의 언어를 찾고 “사물을 본다(觀)”라는 것은 ‘허상’이 아닌, ‘실체=현상’을 안다는 자신의 철학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표현)한다. 볼록한 곳을 깎고 파내며 다듬어가는 과정(세월과 변화의 상징)에서 한없는 비움과 절제와 겸허한 태도로서 삶(생명)의 의미를 깨닫고 표현하고 있는데, 양(陽)에서 만들어지는 형(形)과 음(陰)에서 만들어진 상(象)으로 자연의 모든 현상이 생성되듯, 음양이기(陰陽理氣)의 두 기운이 상극(相剋)과 상생(相生)을 통해 음양의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을 통해 보이지 않는 본질적인 아름다움으로 드러낸다. 이는 현상이라는 존재의 나무(空間-宇宙木)와 숨겨진 파동의 원리처럼 존재의 나이테(時間-原型)로 드러난 오묘한 현(玄)의 세계를 표상하고 만물의 변화를 고찰해 만든 기호적 요소(괘상)와 사물이 보이는 시각적 요소(이미지)와 조금씩 서로 다른 것들을 없애고 압축시킨 청각적인 요소(문자) 등을 융합하여, 자신만의 세계인 기호문자그림(symbol character drawing)을 완성한다. 이는 기존의 틀과 제약을 과감히 뛰어넘어선 작품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의식(채움)과 무의식(비움) 사이를 오가며 스스로 존재의 의미를 깨닫게 한다.
특히, 이번 전시회(황경숙 개인전 조형갤러리 1관 2022.3.2.∼3.8)에서 새로운 형식(스타일)의 ‘기호문자그림’을 선보인다. <Life_Deep&Dark(玄)> 2022과 <Life_Ochre(黃)> 2022 작품을 보면 작가는 방사된 원(圓) 구도와 수의 원리와 숫자의 비밀이 담긴 81자로 된 《천부경》에서 “하나로 시작하되 시작이 아니고... 하나로 끝내되 끝이 아니다.”라는 것은 우주는 0(空 시작이 없음)과 무한(無限 끝없음)의 의미처럼 무시무종(無始無終)으로서 끝이 없음을 나타내고 하늘에서 상(象)을 이루며, 땅에서는 형(形)을 이루어 변화를 보이는 것을 구현(표현)한다. 노자의 《도덕경》에서 “유와 무는 같은 데서 나와 이름만 달리할 뿐이고 이 같음을 일컬어 현(玄)”이라 한다. 《주역》 ‘계사전’의 태극에서 음양, 음양에서 오행, 오행에서 만물로 탄생하는 생성론과 그 의미를 같이하는데, 있음(有)과 없음(無)은 수의 근본개념이며 만물은 움직이고 변화하는 상태에서 존재한다. <생명_명줄(Life_Line)> 2022 작품을 보면 작가는 선사 시대부터 이루어진 오래된 조형의 요소인 선(線)을 통해 생명줄(Life line)과 명줄(목숨)을 표현한다. 추상(도출하거나 제거하는 작업)한다는 것은 본질적인 것을 끄집어내거나 본질적인 것만 남기고 군더더기를 제거함을 말하는데, 나선구조의 DNA처럼 어머니와 아이를 이어주는 생명의 탯줄처럼 사람과 사람 관계를 이어주는 인연의 끈처럼 분광기나 프리즘을 통해서 보듯 하나 또는 몇 개의 선으로 보이는 선스펙트럼(line spectrum)처럼 우주와 자연의 궁극적인 원리(진동하는 끈으로 설명)를 밝히려는 초끈이론(super-string theory)과도 그 맥락을 같이한다.
《주역》의 계사전에서 “새와 짐승의 문양과 땅의 마땅함을 관찰하여 비로소 팔괘를 만들었다.” 황경숙 작가는 단순화되고 기호화된 사각형(땅)과 원(하늘), 오색선(五色線 생명)과 우주의 기(질료) 등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질료가 모여서 형상이 되듯 자연의 순환구조 안의 우리가 사는 3차원 세계(보이는 세계)와 숨겨진 진리의 이면세계(보이지 않는 세계)를 창의적으로 변주함으로써 서로 연결시키고 공명(진동)한다. 0(=없다)과 1(=있다)이라는 현대의 디지털로 구축된 가상세계처럼 기호와 문자 그리고 이미지의 변환을 통해 기호문자그림이라는 자신만의 스타일(심상의 이미지)로 시공간을 해체하고 재구성한다. 이는 인공지능(AI) 시대에 대비하여 ‘생명사상과 미학’이라는 메시지(화두)로 소통과 공감의 장을 통해 한국적 회화의 길을 열어가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본다.
황경숙 Profile
개인전 4회
-2022개인전 생명(Life)_Space32 다시 시작하다 (조형갤러리1관)
-2020개인전 원정(元程)_고귀한여정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2층전관)
-2020초대전 소명(召明)_신의노래 (분당로쉬갤러리)
-2018개인전 소명(召明)_신부(神符) (갤러리라메르2관)
아트페어 및 부스전 다수
그 외 국제교류전 및 국내외 단체전 100여회
수상
-2021수원대학교 총장 공로상
-2019수원대석박사전 최우수작가상
-2019관악현대미술대전 서양화 우수상
-2019경기도미술대전 서양화 장려상
-2019광주광역시미술대전 서양화 특선
-2018대한민국현대여성미술대전 서양화 대상
-2018제37회 대한민국미술대전 비구상(양화) 특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