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김종근 미술평론가와 벽돌 그림 연작으로 유명한 김강용(71)' 작가와 그리움과 서정의 시적 메타포' 김인옥 작가를 찾아 1월 13일 양평에 있는 부부 작가의 작업실을 찾아간 것은 어둠이 내리고 있는 저녁 무렵이었다.
김강용 작가에 이어 ‘항금리 가는 길’과 KB금융그룹 카렌다 작품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김인옥 작가와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김종근 미술평론가가 ‘어떻게 항금리 가는 길이라는 테마를 결정하게 된 동기’를 묻는 질문에 김인옥 작가는 “30년 전에 나이가 들면 전원에 가서 둘이서 그림도 그리고 노후를 보내자는 뜻에서 이곳 양평에 30대 초반에 이곳 작업실을 준비하게 되었는데 그 당시에는 항금리가 개발도 안되어서 정말 고즈녁하고 너무 아름다운 곳이었어요. 그래서 그때 서울에서 이곳 항금리를 차를 타고 오다 보면 어린 시절도 떠오르고 너무 행복한 거에요. 그때부터 ‘항금리 가는 길’을 그리게 됐는데 그 당시에 IMF도 겪고 작가로서의 불확실한 시기에 이곳 항금리를 오게 돼서 저 자신을 위로하고 치유한 곳”이 이곳이라고 설명했다.
김종근 미술평론가가 선생님께서는 감상자들에게 선생님의 작품에서 무엇을 느끼길 바라느냐는 질문에 김 작가는 “개인적 이야기라며 IMF 때 어려움을 겪게 되었는데 저도 채색화 작가라서 그런지 친구들을 통해 천경자 선생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었었는데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 천경자 선생님이 갑자기 생각이 나면서 천경자 선생님이 얼마나 열심히 그림을 그려 오셨으며, 아픔이 있을 때 ‘화사’라는 작품을 통해 굉장히 위로를 받으셨다고 들었어요. 그 당시에는 작업실도 없을 때인데 아파트에 덜렁 앉아서 생각하기를 저도 무언가 위로를 받고 싶었어요. 그러면 제 그림을 통해 위로를 받아야 되니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제가 가장 행복했던 때가 어린 시절이고 마당에 앉아서 보면 금빛을 찰랑이는 금강이 보이고 신작로에 버스가 먼지를 일으키며 하루에 한두 대가 지나가고 얕은 야산이 보이고, 그런 시절이 너무 행복하게 느껴질 때 항금리로 오게 되었잖아요. 그게 맞물려 떨어지면서 아! 나를 치유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자 해서 ‘항금리 가는 길’을 그리게 되었는데 그림을 그리면서도 그림 속에 빠져가지고 너무 행복해서 그 고통을 다 잊을 수 있었어요. 그런데 그 시기에 전시를 하게 되었는데 가족이 작품을 감상하던 중 어린아이가 ‘엄마! 여기 오니까 굉장히 기분이 좋다.’ 그 말이 제 가슴에 쾅~ 하고 와 다았어요. 나는 나를 위로하려고 내 작품을 그렸는데 내 작품에서 다른 이들고 위로를 받을 수 있구나 해서 자신을 얻어서 ‘황금리 가는 길’, ‘기다림’의 연작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종근 미술평론가의 브로컬리 작품에 대한이야기, 앞으로 구상하고 있는 작품세계 등 여러 가지 질문으로 이어졌다.
김인옥 작가의 작업은 무한한 소재를 동원하며 일상에서 오는 소소한 모든 것들이 소재가 되어 빨래가 널린 전원 풍경, 커튼이 드리워진 실내, 꽃이 소담하게 담긴 화병, 솜사탕 같은 나무들 사이로 날아다니는 나비와 요정 등 ‘기다림’의 연작은 아름답고 환상적이며 따뜻한 동심 을 담고 있다.
작가가 마음의 어려움을 겪던 시절 ‘항금리 가는 길’을 그리게 되는데 ‘항금리’는 김인옥 작가의 고향만이 아니라 누구나 그리워하는 마음속의 고향을 말하고 있으며, “마음의 고향을 찾아가듯 그림을 보면서 지친 삶에 위안을 줄 수 있다면 참 행복하겠다.”는 작가의 바람을 담고 있다.
현실을 초월한 이상향의 세계
윤진섭 (미술평론가/호남대 교수)
최근 들어 김인옥의 화풍이 더욱 세련되면서 양식화하는 경향이 농후하다. ‘기다림의 미학’ 혹은 ‘동심의 세계’로 요약할 수 있는 그의 화풍은 화려하나 결코 야하지 않는 색채감을 통해 발현되고 있다. 그런 김인옥의 화풍을 요약하자면 나무의 표현에 있어서 원과 삼각형으로 귀결된다.
기실 작가에게 있어서 개성이 두드러지는 화풍의 수립이 결코 용이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현재 보는 것과 같은 독특한 화풍의 수립은 각고의 수련 끝에 얻어진 성과일 것이다. 같은 나무며 꽃이되 이제까지 발표된 양식과는 다른 양식을 창출하는 일은 그래서 그것이 곧 작가의 생명으로 간주될 만큼 중요한 것으로 간주된다. 김인옥은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독자적인 채색화가로서의 입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김인옥 작가는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20여 회의 개인전과 150여 회의 단체전에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해왔으며, ‘기다림’으로 시작하여 ‘항금리 가는 길’로 이어지는 그의 연작과 풍경들은 보는 이들에게 따뜻하고 평온한 감정을 전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