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벽돌 그림 연작으로 유명한 작가 김강용(71)의 개인전이 경기 파주시 스튜디오 끼에서 2월 20일까지 열리고 있다. 아트코리아방송에서는 2022년 1월 13일 오후 김종근 미술평론가와 김강용 작가의 작업실 겸 생활공간인 양평으로 향했다.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김강용 작가는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다시 한 번 새롭게 두각을 나타내는  작가로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까지 모노톤 회벽돌을 주로 그렸으나 2000년대에 들어서며 다채로운 색감의 벽돌 회화 작품으로 변신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흔히 접하는 사물이 아주 사실적으로 표현됐지만, 새로운 오브제로서 지위를 넓혔다.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벽돌인지, 벽돌 그림인지 만져봐야만 알 수 있을 것 같은 김강용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벽돌은 작가가 전국 각지에서 수집한 실제 모래와 접착제를 혼합해 섞은 후 유화 물감을 덧발라서 새로운 오브제로 재탄생시켰다.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이처럼 실제 벽돌을 화면에 붙여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그림은 김강용(71) 작가의 대표작으로 그는 모래에 접착제를 섞어 화면에 펴 발랐다. 또 그 위에 유화 물감을 덧발라 작업했다. 벽돌에 내재된 의미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모래가 점이라면 벽돌은 육면체를 상징한다. 이처럼 다차원이 모두 구현된 그림 속 다양한 패턴들은 가상과 실제를 오가는 마치 시공간을 넘나드는 퍼즐과도 같다.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평론글
모더니즘의 캐논이 평면성 이외에도 회화의 구조를 형성하는 기본재료의 분석과 형태의 구성에 적용된다고 가정하면 김강용의 벽돌그림은 모더니스트 그림이다. 하지만 그림에 나타난 소재나 이미지, 이 경우에 벽돌이 일상계의 실제 오브제를 그대로 옮겼다고 혹은 적어도 그렇게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면 모더니스트 비평가라면 일루저니즘 혹은 눈속임 기법에 예속되었다고 일축해 버릴 것이다.

김강용의 그림은 형태상으로 보면 대체로 깔끔하게 티 하나 없이 정제된 모습의 일정한 크기의 벽돌의 병렬로 구성되어 잇다. 아니면 벽돌의 느낌이 나도록 채로 걸러 곱지만 어느 정도의 돌기와 촉지성이 있는 모래로 만들어진 모래 벽돌의 연속이다.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보다 정확히 말한다면 모래를 접착제와 섞어 나이프로 캔버스에 골고루 바른 다음 모래색이나 최근에처럼 밝은 색 물감을 표면에 올리는데 이 때에 그는 바탕과 같은 계통이지만 어두운 색조로 그림자를 집어넣어 벽돌의 실제 느낌이 나도록 조작한다. 벽돌을 죽 늘어놓은 것 같다가 일부는 다른 것들 보다 튀어 나오게 한다든지, 혹은 음푹 들어가게, 혹은 사선 방향으로 음영을 집어넣어 진짜 벽돌 같은 눈속임의 느낌을 더욱 강화한다. 진짜 벽돌같이 보이게 하는 그의 시도는 캔버스의 정면뿐 아니라 측면까지 벽돌두께를 가늠해 깊이를 주어 작품을 보는 이들의 시선을 유린한다. 지금 진짜 벽돌을 보고 있는지 관객의 시각은 흔들리며 이러한 교란은 작품을 따라 걷노라면 더욱 증폭된다.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인식론적이며 자칫 개념적인 말장난과 오류에 빠지기 쉬운 주제를 정제되고 세련된 감각과 직관으로 접근해 가며 관객의 시선을 조작, 운용해가는 작가의 탁월한 기량이야말로 그의 작품미학의 핵심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벽돌그림은 우리가 대상에 대해 흔히 갖기 쉬운 이미지로서의 재현과 극사실적인 눈속임 기법에 대한 고정관념을 교란시켜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리고자 한 하나의 조형적 모색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송미숙 (미술평론가)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김강용 작가 '리얼리티를 넘어 단순과 컬러로'

전북 정읍 출신의 김 작가는 홍익대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1975년부터 1979년까지 ‘현실+장(Reality+Image)’ 연작을 통해 사회적 현실과 그 장소의 의미를 강조한 그림을 선보인 바 있으며,  30회의 개인전과 200여 회의 단체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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