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섬유부문에서 아트코리아방송 문화예술대상을 수상했던 예술의전당 마니프전에 참가하고 있는 정경연 작가를 김종근 미술평론가와 같이 11월 7일 오후 인터뷰를 위해 찾았다.

섬유부문 정경연 작가
섬유부문 정경연 작가
김종근 미술평론가가 정경연 작가에게 질문하고 있다.
김종근 미술평론가가 정경연 작가에게 질문하고 있다.

국제마니프전시장 들어가는 입구에 전시된 정경연 작가의 작품은 관람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다. 오늘은 한국의 작가를 찾아다니는 프로그램으로 면장갑 하나로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정경연 작가를 심층 쥐재했다.

질문에 답하는 정경연 작가
질문에 답하는 정경연 작가
GOLD FINGER 2017-11, 100.0x80.3cm, Mixed Media and Mixed Technique, Cotton Gloves, Black Gesso, Acrylic on Canvas, 2017

이번 개인전이 55회째인데 작가로서 55번 째라고 하는 것은 대단히 큰 숫자이기도 하고 작품을 그만큼 발표를 해 왔다는 건데 어떻게 보면 평생 장갑을 가지고 살아오셨는데 선생님 작품에서 장갑과의 인연이 어머니와 아주 특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야기해 달라는 김종근 미술평론가의 질문에,

정경연 작가는 “제가 사실은 대학교 1학년 때 그 지금 현 배우자, 신랑을 만나서 2학년 때 결혼했습니다.
그때 한국 나이로 스무 살 때 결혼을 하고 그다음에 이제 바로 홍익대학교 2년 마치고 편입을 해서 미국에 가서 공부를 하니까, 어머니께서 이제 딸이 고생하는 걸 보고, 보스턴에는 특별히 눈이 많이 왔어요.
어머니에게서 목장갑 한 덩어리가 누런 봉지에 쌓여서 소포로 왔어요.
그걸 보는 순간 얼마나 그때 고국이 그립고, 어머니가 그립고 그다음에 그 목장갑에서 묻어나는 그 훈훈한 서민적인 군고구마 굽는 그런 손이 생각나고, 노숙자들이 끼고 다니는 거 등등, 모든 것들이 굉장히 한꺼번에 떠올랐어요.
그래서 제게 있어서 그 면장갑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고 또 나아가서 저에게 많은 철학을 가르쳐 준 그런 소재”라고 답했다.

GOLD FINGER 2017-16,  145.5x112.1cm, Mixed Media and Mixed Technique, Cotton Gloves, Black Gesso, Acrylic on Canvas, 2017
OULLIM 2018(어울림-2018), Mixed Media and Mixed Technique, Cotton Gloves, Black Gesso, Acrylic on Canvas,130.3x162.2cm, 2018

어린 딸을 먼 이국으로 보낸 정 교수의 어머니는 고된 작업을 해야 하는 딸의 손이 걱정스러워 작업할 때 끼라며 면장갑 한 상자를 보낸다.
면장갑을 받아본 정 교수는 따뜻한 모정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고마움이 확대되면서 이 장갑을 주제로 수십 개의 면장갑은 삶과 고난이 담긴 노동자의 손,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긴 노인의 손, 기도하는 손, 위로하는 손, 안아주는 손 등 작품의 주제가 될 수 있는 많은 이미지로 확장했던 것 같다.

pic03 Untitled 04 , mixed media on korea paper, Installation (2018)

선생님에게 있어서 장갑이라는 것은 정말 어머니의 그 지극한 정성과 사랑 그리고 인간에 대한 그리움 이런 것이 같이 담겨져 있는 거 같다. 는 김종근 평론가의 질문에,

정경연 작가는 “사실은 제가 그 목장갑 면장갑을 처음 받았을 때 서민적이고 훈훈한 것도 있었지만 절에서 할머니들이 교회나 절에서 기도하면서 그 주름 많은 할머니들이 자식들 잘되라고 염원을 담아서 기도하는 모습, 저에게 있어서는 저희 외할아버지는 한국노총을 만드시고 노동운동 하신 분입니다.
그런데 그 장갑을 딱 손에 끼는 순간 아~ 그동안 들었던 그 평등사상, 그다음 이런 것들을 몸소 느끼고 눈물이 쏟아졌는데 장갑을 손에 딱 끼니까 그 손속에 장갑이 들어가면 인간은 평등하고 사랑하고, 자기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그런 것이기 때문에 저희 부모님들이 저에게 베풀어 주시고 제가 복이 많아서 그냥 이렇게 비 안 맞고 옷 입고 사는 줄 알았더니 많은 농민 아저씨들이 그 쌀을 수십 번을 찧어서 쌀을 만들어 주시고, 공사판에서 집을 지어 주시고, 길에 청소를 해 주시고, 이런 고마움이 있어서 제가 이 자리에 있더라고요. 많은 분들에게 감사와 사랑과 그리고 평등과 화합, 이런 것들을 다 함께 공부하게 되었다.”고 답했다.

red hand-2020,15x,15x(h)20cm,bronze(캔디도장),2020,(정면)
Untitled 84 210x260cm (1984)_front

선생님은 인터뷰를 통해서 장갑은 선생님 작품의 출발점이고 실행의 도구 같다고 말씀하셨는데, 장갑을 통해서 진정으로 말하고 싶어 했던 것은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

“제가 1980년부터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 있으면서 작년에 40년간의 그 정말 명예스러운 훈장을 타고 그렇게 학교를 마쳤는데요.
물론 후학들을 가리키는 것도 보람 있지만 역시 작가는 작품으로 이야기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특히 이 브론즈 작품 같은 경우에는 사실 제 손이에요.
제 손에 장갑을 끼고 이렇게 조용 언어로써 표현된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제 작품을 보면은 제가 판화를 하든 뭘 하든 저렇게 장갑을 꼭 붙이는 이유는 이 장갑 작품이 저에게 처음에는 어머니가 주신 그런 소재이지만, 점점 다른 작업도 많이 합니다. 이걸 통해서 설치도 하고 브론즈나 많은 장르를 하지만 작가들이나 문학하는 사람들은 글을 통해서 자기의 내면세계를 표현한다면 우리 작가들은 작품으로써 사실은 무언의 세계라고 할까요.
저는 사실 작품을 대할 때 이게 맞는 언어인지는 모르지만 작품의 한 순간순간을 정말 진실하게 장갑 소재가 됐든 종이가 됐던, 이런저런 작업을 하면서 순간순간 진실하게 그 작업을 대하는데요.
역시 그 많은 분들이 장갑 작품을 또 좋아하고 저도 이 장갑을 갖고 얘기하다 보니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수화처럼 할 수 있고, 서로 어우러지고, 또 서로 화합하고 그런 그 언어적인 얘기가 있기 때문에 또다시 다듬고 해서 새로운 현대적인 조형 언어로 표현해 보고자 한다”고 답했다.

가을이야기 2018-20(STORY OF AUTUMN 2018-20),MIXED MEDIA&TECHNIQUE,DYED GLOVES ON CANVAS,116.8x91.0cm,2018 (2)
무제 09-31 (60.6x72.7cm_20F)

정 작가는 예술가로서 풀어야 하는 삶의 궁극적 의문들이 있었다. 정 작가는 성격적으로 자신에게 도전정신 있는 걸 느끼고 여러 종교를 느껴보면서 그렇게 종교에서 사람이 어디서부터 와서 이제 우리가 어디로 가는가를 제일 궁금해 했다.
교수 생활을 하면서도 입으로만 애들을 가르칠 게 아니라 ‘그 아이들이 보고 느끼는 게 중요하다’라는 생각으로 유학 시절과 교수가 되어서도 20여 년을 정말 매일 잠을 못 잔 거 같다고 회상했다.

블랙홀 09-03 (159.5X136.8cm),블랙홀 09-04 (159.5X182.7cm),블랙홀 09-04A (159.5X136.8cm), Mixed Materials&Techniques on Canvas,2009
어울림 07-76 (90.9x72.7cm) Mixed Media & Technique on Canvas

섬유화가 정경연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재학 중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매사추세츠 칼리지 오브 아트에서 학사 과정을 마치고,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에서 섬유를 전공해 대학원을 마쳤다. 1980년부터 지금까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섬유미술ㆍ패션디자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정경연 1955 부산출생(원적 강원도)

학 력
1996  모스크바 국립 스트로가노프 산업 미술 대학교(명예박사, 러시아)
1982  크스니안 쟈카르타 대학연수(자카르타, 인도네시아)
1979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 (석사,미국)
1978  메사츄세츠 컬리지 오브 아트 (학사,미국)
1974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2년 수료 (학사, 한국)

 Fulbright 교환교수
-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 Senior Researcher.(로드아일랜드, 미국, 1996)

국내외 55회 개인전 및 1천여 회 단체전(한국, 대만, 미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 이태리, 스페인 등)

◈수 상
2020  대한민국 황조근정훈장 포상
       제1회 아트코리아방송 올해의 선정작가
2018  뉴져지주 문화상(Culture Award NEW JERSEY USA)
 2017  (사)한국기초조형학회 중국 운성 국제기획초대작품전 최우수 작품상
2015  AIAM(Amitiés Internationales André Malraux) 그랑프리(Grand Prix) (AIAM)
        디자인코리아 2015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한국디자인진흥원)
        최우수 작품상 수상((사)한국기초조형학회)
2014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올해의 최우수예술가상
       제25회 목양공예상((사)한국공예가협회)
2012  From Lausanne to Beijing 은상 및 특별상(국제섬유비엔날레,중국)
        제 6회 대한민국미술인상 여성작가상
2011  30년 근속 표창장(홍익대학교)
2009  Fulbright 자랑스러운 동문회 상
2008  이중섭 미술상
2006  대한민국 디자인 대상 근정포장 수상
2005  MANIF11!05 서울국제아트페어 초대작가 대상 (MANIF조직위원회)
2001  20년근속 표창장
      국무총리 표창장
1991  10년 근속 표창장
1990  제1회 오사카 트리엔날레 ‘90 특별상(회화부분)(오사카, 일본)
        제1회 석주미술상(한국)
1988  88‘미술 기자상(한국기자협회)
1986  바그다드 세계미술대회 동상(바그다드, 이라크)

◈ 현 재 (2021.4.22 업데이트)
홍익섬유.패션조형회 회장, (사)한국미술협회 상임자문위원, 인도박물관 부관장, 한국 섬유미술가회 자문위원, (사)서울미술협회 부이사장, (재)한영 장학재단 등기이사 및 운영위원장, (사)한국섬유패션산학협회 고문, (재)지혜로운 여성 고문, 불교여성개발원 고문, (재)석주문화재단 상임이사, (재) 태진문화재단 이사, (재)재단법인 섬유패션 정책 연구원 등기이사, (사)전국여교수 연합회 고문.

저작권자 © 아트코리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