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는 2024년 8월 4일까지 '80 도시현실'전이 열리고 있다.

《80 도시현실》은 1980년대 도시를 둘러싼 한국의 현실을 서울시립미술관 가나아트 컬렉션과 소장품을 통해 다각도로 살펴보는 전시이다. 

가나아트 컬렉션은 2001년 가나아트 이호재 대표가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한 200점의 작품군으로 1980-90년대 한국의 사회현실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민중미술 및 리얼리즘 계열의 작품들을 포괄하고 있다.

1980년대 한국 사회는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1960-70년대 고도 경제 성장을 기반으로 도시화의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시기였습니다. 한국은 급격한 산업화와 경제적 성장을 이뤄냈지만, 빛나는 성장의 이면에는 여러 사회적 문제들이 존재했다. 

근로자들은 열악한 노동조건에 처하고, 농촌 경제는 쇠락하며 이촌향도 현상은 심화되었다. 또한 강남개발, 중산층의 등장, 수입자유화 등으로 인해 도시를 중심으로 소비문화의 발달이 가속화되었다.

이러한 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도시화의 물결 속에서 당대의 예술가들은 자신만의 시각과 방식으로 다양한 작품을 제작하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1980년대 도시 현실의 여러 양상을 ‘도시화의 이면’, ‘도시인’, ‘도시를 넘어 - 생명의 근원’의 세 개의 소주제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하여 1980년대 도시를 둘러싼 다양한 사회적, 개인적 차원의 현실을 당대를 살아갔던 예술가의 눈을 빌려 읽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당시의 문제의식과 고민이 40년이 지난 현재 우리의 삶에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숙고할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김정헌, '풍요한 생활을 창조하는-럭키모노륨' 1981
김정헌, '풍요한 생활을 창조하는-럭키모노륨' 1981
서울시립미술관 '80 도시현실'전
서울시립미술관 '80 도시현실'전
이상국, '마을' 1981
이상국, '마을' 1981

 

이상국 마을
이상국은 소박한 풍경과 평범한 사람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온 작가이다. 1970년대에는 산동네, 공장지대 같은 주변부 풍경을 작품으로 담아내기 시작했으며, 1970년대 말부터는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에 있는 사람들에 주목하고 시대의 아픔을 투영한 인간의 형상을 그리고자 하였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을 평면적으로 구성하고 마르고 거친 붓질을 통해 질감효과를 주어 팍팍한 서민들의 삶을 체감하게 한다. 한편 1980년대 도시에서는 대단지 아파트가 건설되고 지하철, 고속도로 등 끊임없이 새로운 공사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지속적인 개발 공사로 지어지는 화려한 아파트는 가난한 서민들에게 현실의 주거공간이 아니었으며 오히려 그로 인해 도시 외곽으로 내쫓기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작가는 이와 같은 생활 주변의 구체적인 현실 모습을 절제된 감정과 독창적인 조형 정신으로 담담하게 화폭에 그려냈다.

저작권자 © 아트코리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