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화정 김무호 화백의 개인전 ‘연분홍 연심'이 3월 20일~3월 26일까지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에서 전시되고 있다.

게
어락도
어락도

 

3월 21일 오전 전시장에 들려 2층~3층에 전시된 김무호 화백의 작품을 스케치 하였다.

동심
동심
어락도
어락도

 

김무호 화백은 민화적 요소에 서양화의 기법과 재료를 혼성하여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전개해 온 해방 이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3세대 문인화가다. 

따스한 성문의 옥같이 귀한 사랑
따스한 성문의 옥같이 귀한 사랑
청아한 봄날
청아한 봄날

 

김 화백은 이번 개인전에서 홍운탁월식 기법에 기반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홍운탁월이란 구름으로 달을 그려낸다는 뜻으로, 달(피사체)의 형태만 남겨두고 나머지 부분을 채색하는 방식이다. 즉 피사체를 그리지 않고 피사체를 표현하는 그림이다. 
여기에 색을 칠하고 긁어내는 작업 방식을 반복하면서 중첩되는 색채가 화사하게 표현되는 것이 ‘연분홍 연심' 속 작품들의 특징이다.

봄빛 가득
봄빛 가득

 

문인화라는 장르에 구속되지 않으면서 연분홍빛이라는 상징색으로 자유롭게 표현하여 현대적으로 변용했다는 점도 필력과 필묵으로만 그려냈던 기존 문인화와는 구별된다.

선

 

조정육, 경상국립대 교수, 미술평론가

김 화백은 "이번 전시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감정을 담고 싶었다. 어머니의 자식으로 태어난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과 아련한 그리움이 전해지길 소망한다.”고 전시 의도를 밝혔다. 

쉼

 

한 작가의 작품세계를 오랫동안 관찰하다 보면 화풍이 변하는 지점을 발견하게 된다. 작가의 작품세계는 터닝포인트가 되는 그 지점을 중심으로 시기를 나눌 수 있다. 이를테면 피카소의 작품을 청색시대, 장미시대, 입체파시대 등으로 나누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물론 한 시기의 화풍이 다음 시기로 넘어갈 때 앞 시기와 단절될 정도로 갑자기 확 바뀌지는 않는다. 앞 시기의 화풍은 다음 시기의 화풍과 맞물려 있기 마련이고, 그러면서도 앞 시기와는 다른 새로운 화풍으로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럴 때 미술사가들은 그 작가의 작품이 변하게 된 원인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환희
환희

 

화풍이 변한다는 것은 작가의 심리상태가 변했음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심리상태의 변화가 어디서 기인하는지 내적, 외적인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사람과의 만남, 새로운 경향의 그림, 전쟁이나 천재지변을 겪는 등 외적인 원인이 발생하면 작가의 화풍은 변할 수 있다. 작가는 작품으로 자신의 심리상태를 표현하기 때문에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엄청난 경험을 하게 되면 작가의 심리는 요동친다. 결혼이나 출산, 질병이나 가까운 사람과의 이별 등의 내적 원인도 작가의 화풍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작가에게 영향을 미친 요인들을 분석하는 노력은 작가의 작품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방편이라 할 수 있다. 

화정 김무호 개인전 _ 연분홍 연심(戀心)
화정 김무호 개인전 _ 연분홍 연심(戀心)
김무호 화백
김무호 화백

 

화가의 언어는 소리가 없는 그림이다. 그림은 언어가 다르더라도 보는 순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만국 공통어이다. 그러나 소리가 없다는 것은 자칫 오독의 결과를 낳을 수가 있다. 화가가 아무리 절실한 언어로 말을 해도 그림을 보는 사람이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전혀 다른 내용으로 전달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굳이 해석이 필요하지 않은 화정 김무호 화백의 작품세계에 대해 사족같은 글을 덧붙이는 이유는 이번 전시회가 그의 화력에서 터닝포인트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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