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국제갤러리는 오는 3월 26일부터 30일까지 홍콩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되는 ‘2024 아트 바젤 홍콩(Art Basel Hong Kong 2024)’에 참가한다. 지난해에 비해 37% 증가한 아시아, 유럽, 북미, 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40개국 243개 갤러리가 참가하는 이번 행사는 팬데믹 이전 규모로의 복귀를 알리며 다시 한번 아트 바젤 홍콩의 입지를 세계 미술 시장에 각인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트 바젤 홍콩은 올해 확장된 규모만큼 다채로운 구성의 프로그램들을 선보인다. 총 201개의 갤러리가 참여하는 메인 섹터인 ‘갤러리즈(Galleries)’와 호주 시드니 현대미술기관 아트스페이스(Artspace)의 전무이사이자 제59회 베니스비엔날레 호주관 총감독을 역임한 알렉시 글래스-캔터(Alexie Glass-Kantor)가 7회째 기획을 맡아 대형 설치작 16점을 소개하는 ‘인카운터스(Encounters)’, 그리고 ‘캐비닛(Kabinett)’, ‘인사이트(Insights)’, ‘디스커버리즈(Discoveries)’, ‘필름(Film)’, ‘컨버세이션스(Conversations)’ 등의 섹터로 구성된다. 올해 인카운터스에서는 양혜규와 다니엘 보이드의 프로젝트들이 각각 페어장 내부(인카운터스 EN1)와 외부(퍼시픽 플레이스)에서 보일 예정이다. 인카운터스 관련 소식은 본 보도자료와 함께 배포되는 개별 자료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이번 행사에서 국제갤러리는 국내외 현대미술가들의 작업을 폭넓은 구성으로 선보인다. 먼저 자연 본연의 색감과 풍광을 담은 박서보의 황금 올리브색 작업 〈Écriture (描法) No. 040424〉(2004)와 하종현의 백색 및 붉은색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작품 〈Conjunction 23-58〉(2023)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하종현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과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 이어 현재 로스앤젤레스 해머 미술관에서 개최 중인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전을 통해 주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2024년 베니스비엔날레 제60회 국제미술전 본전시 참여소식을 알린 후 현재 국제갤러리(K1, K2)에서 회화와 조각 작업을 포괄하는 개인전을 앞둔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의 〈합이합일 분이분일 2001-691〉(2001)도 출품된다. 작가를 매료시킨 아르헨티나 고유의 알가로보(Algarrobo) 나무 조각으로, 나무의 생명력을 그대로 유지한 채 그것의 속살과 거친 표면을 한 작품에 담아낸다. 이어 한국 기하학적 추상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이승조의 〈핵 88-50〉(1988)이 전시된다. 작가는 지난해 마졸레니 런던에서 이탈리아 거장 아고스티노 보날루미(Agostino Bonalumi)와의 2인전을 성황리에 마치며 주목받은 바 있다.
지난 3월 15일부터 국제갤러리 부산점과 서울점 한옥에서 개인전을 개최 중인 김용익의 신작 〈물감 소진 프로젝트 24-16: 망막적 회화로 위장한 개념적 회화〉(2024)도 소개된다. 지난 2018년 12월 31일을 기점으로 현재진행형인 〈물감 소진 프로젝트〉 연은 지금 작가에게 남아있는 물감, 색연필 등 회구(繪具)들을 그의 여생에 걸쳐 모두 소진(消盡)하는 프로젝트이다. 지난해 일본 도쿄 긴자 메종 에르메스 르 포럼(Ginza Maison Hermès Le Forum)에서 개인전 《새로운 삶(La Vita Nuova)》을 선보이는 등 서울과 도쿄를 오가며 활동 중인 현대미술가 최재은의 작업도 오랜만에 관람객들을 만난다. 세월에 변색된 종이와 꽃잎을 콜라주한 〈From Tear Garden〉(2016)은 시간의 흐름과 생명의 순환을 시각화하는 작가의 작업세계를 함축하고 있다. 
한편 올해 인카운터스의 주역으로 떠오른 양혜규의 〈소리 나는 동아줄 – 금결 삼각〉(2023)도 부스에 전시된다. 보는 이의 시각과 청각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자극하는 공감각적 조각으로 대표되는 작가는 이번에도 역시 줄을 손으로 잡아 흔드는 방식으로 활성화되는 수직적 구성의 ‘소리 나는 조각’을 선보인다. 한국의 설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서 등장하는 동아줄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이 작품군에 속한 다른 작품은 작가의 인카운터스 프로젝트인 〈우발적 서식지Contingent Spheres偶然之界〉에서도 관람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국제갤러리 K3에서 개인전 《마치 MARCH》를 예정한 강서경의 신작 〈정井 #02〉(2023-2024)도 출품된다. 조선시대부터 전수되어온 유량악보 '정간보'를 근간으로 하는 작가의 〈정井〉 연은 격자 형태를 한 개인이 설 수 있는 공간적/사회적 '자리'에 대한 비유로 활용하는 동시에 계절의 시간을 덧입은 물들여진 비단을 켜켜이 쌓아 무한한 시공간을 담아낸다. 

해외 작가들의 작업도 한국 현대미술과 어우러져 부스를 장식할 예정이다. 비디오 아트의 거장 빌 비올라(Bill Viola)의 〈Delicate Thread〉(2012)는 슬로우 모션 기법을 활용, 특정한 상황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페어장 가운데에서 명상적 순간을 선사한다. 스위스의 현대미술가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의 대규모 청동 조각 연작 〈nuns + monks〉에 속하는 〈orange red nun〉(2021)도 부스 한 켠을 차지한다. 하나의 큰 돌 위에 다른 색상의 작은 머리를 올린 모습으로 의인화된 조각은 섬세한 질감과 형태, 그리고 거대한 비율 사이의 절묘한 균형을 통해 성인(聖人)의 신비로움과 엄숙함을 불러일으킨다. 우고 론디노네는 오는 4월 6일부터 뮤지엄 산에서 주요 전작들을 모은 대규모 전시 《burn to shine》을 개최하며 한국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또한 베를린 기반의 아티스트 듀오 엘름그린 & 드라그셋(Elmgreen & Dragset)은 주변 환경을 반사하는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의 거울 위에 과녁을 연상시키는 문양으로 하늘을 표현한 신작 〈Nebe na Prahou〉(2024)를 전시한다. 올해 인카운터스의 일환으로 ‘오프-사이트(off-site)’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호주 작가 다니엘 보이드(Daniel Boyd)는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를 재현하는 볼록하고 투명한 점들로 가득한 신작 〈Untitled (IANATAB)〉(2024)를 메인 부스에서 선보인다.

국제갤러리는 3월 15일부터 김용익의 개인전 《아련하고 희미한 유토피아》를 부산점과 서울점 한옥 공간에서 개최하고 있다. 2016년부터 최근까지의 근작을 다루는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지난 수년 간 몰두해온 〈물감 소진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소개한다. 한편 서울점에서는 3월 19일부터 4월 28일까지 김윤신(K1, K2)과 강서경(K3)의 개인전이 동시에 열린다. 김윤신의 이번 전시는 지난 40년 간 아르헨티나에서 작업 및 활동한 후 한국으로 거점을 옮겨 선보이는 첫 전시로, 작가가 일평생 매진하고 있는 목조각과 회화 작업을 망라한다. 강서경의 개인전 역시 국제갤러리에서의 첫 전시로, 지난해 성황리에 막을 내린 리움미술관 개인전에 이어 회화의 언어를 적극적으로 확장한 다양한 신작을 선보인다.

박서보(1931-2023)〈Écriture (描法) No. 040424〉2004Mixed media with Korean hanji paper on canvas195 x 130 cm© PARKSEOBO FOUNDATION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박서보(1931-2023)〈Écriture (描法) No. 040424〉2004Mixed media with Korean hanji paper on canvas195 x 130 cm© PARKSEOBO FOUNDATION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하종현(b. 1935)〈Conjunction 23-58〉2023Oil on hemp cloth117 x 91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사진: 안천호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하종현(b. 1935)〈Conjunction 23-58〉2023Oil on hemp cloth117 x 91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사진: 안천호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김윤신(b. 1935)〈합이합일 분이분일 2001-691〉2001Algarrobo wood55(h) x 88 x 34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사진: 안천호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김윤신(b. 1935)〈합이합일 분이분일 2001-691〉2001Algarrobo wood55(h) x 88 x 34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사진: 안천호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이승조(1941-1990)〈핵 88-50〉1988Oil on canvas146 x 90.5 cm Courtesy of the artist’s estate and Kukje Gallery사진: 안천호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이승조(1941-1990)〈핵 88-50〉1988Oil on canvas146 x 90.5 cm Courtesy of the artist’s estate and Kukje Gallery사진: 안천호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김용익(b. 1947)〈물감 소진 프로젝트 24-16: 망막적 회화로 위장한 개념적 회화〉2024Acrylic on canvas145 x 112 cm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사진: 안천호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김용익(b. 1947)〈물감 소진 프로젝트 24-16: 망막적 회화로 위장한 개념적 회화〉2024Acrylic on canvas145 x 112 cm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사진: 안천호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최재은(b. 1953) 〈From Tear Garden〉2016Aged paper, petal28 x 23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최재은(b. 1953) 〈From Tear Garden〉2016Aged paper, petal28 x 23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양혜규(b. 1971)〈소리 나는 동아줄 – 금결 삼각〉2023PVD-coated stainless steel bells, split rings400 x 4 x 4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사진: 안천호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양혜규(b. 1971)〈소리 나는 동아줄 – 금결 삼각〉2023PVD-coated stainless steel bells, split rings400 x 4 x 4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사진: 안천호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강서경(b. 1977) 〈정井 #02〉2023-2024Color on silk mounted on Korean hanji paper, thread, wood frame80 x 160 x 6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사진: 안천호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강서경(b. 1977) 〈정井 #02〉2023-2024Color on silk mounted on Korean hanji paper, thread, wood frame80 x 160 x 6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사진: 안천호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빌 비올라(b. 1951)〈Delicate Thread〉2012Color high-definition video on flat panel display mounted vertically on wall155.6 x 92.5 x 12.7 cm28:31 minutesPerformers: Elizabeth Olin, Andrei Viola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사진: Kira Perov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빌 비올라(b. 1951)〈Delicate Thread〉2012Color high-definition video on flat panel display mounted vertically on wall155.6 x 92.5 x 12.7 cm28:31 minutesPerformers: Elizabeth Olin, Andrei Viola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사진: Kira Perov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우고 론디노네(b. 1964) 〈orange red nun〉2021Painted bronze120 x 38 x 55 cm Courtesy of studio rondinone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우고 론디노네(b. 1964) 〈orange red nun〉2021Painted bronze120 x 38 x 55 cm Courtesy of studio rondinone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엘름그린 & 드라그셋(b. 1961, b. 1969)〈Nebe na Prahou〉2024Stainless steel, oil paint t=2.5, Ø 130 cmCourtesy of the artists and Kukje Gallery사진: Elmar Vestner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엘름그린 & 드라그셋(b. 1961, b. 1969)〈Nebe na Prahou〉2024Stainless steel, oil paint t=2.5, Ø 130 cmCourtesy of the artists and Kukje Gallery사진: Elmar Vestner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다니엘 보이드(b. 1982)〈Untitled (IANATAB)〉2024Oil, acrylic, and charcoal on canvas140 x 110 cm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사진: Joshua Morris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다니엘 보이드(b. 1982)〈Untitled (IANATAB)〉2024Oil, acrylic, and charcoal on canvas140 x 110 cm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사진: Joshua Morris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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