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채우다 비우다전

 

 

[아트코리아방송 = 이재혁 기자] 여주시 미술관에서는 2024년 3월 5일~3월 27일까지 '아트뮤지엄 려'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노충현-Let's be happy
노충현-Let's be happy

 

이번 여주시 미술관에서 진행하는 「아트뮤지엄 려」의 특별전 - 봄·채·비 展은 ‘보다, 채우다, 비우다’ 라는 의미를 담은 전시이다. 관람자가 작품을 보고, 마음을 채우고, 비워내는 일련의 순환을 의미하기도 하며, 작가적 입장에서 예술의 본질을 말하기도 한다. 작가의 작업은 단순히 대상을 바라보고 묘사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문칠암-일기-비밀공간
문칠암-일기-비밀공간

 

정신적인 이상향 또는 시대정신, 작가정신 등을 대상에 담아 표현한다. 표현방식에 있어 치밀한 구상적 형식을 보이는 작품도 있고, 비워내듯 남겨진 공간에 의미를 두기도 한다. 이것은 단순한 표현의 방법을 넘어 작가 자신의 표출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표출은 색과 형태, 축소와 확대, 생략과 묘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관람자에게 전달되어 진다.

박제경-유토포스19014
박제경-유토포스19014

 

오랜 시간 서양의 미술은 사물의 본질과 객관적 사실의 추구, 그리고 예술의 통일성을 추구해 왔다. 그리고 동양의 미술은 은유적이며, 명상적, 관념적인 사상을 중점에 두었었다. 근대를 지나 현대에 이르러 확장된 영역으로 발전하며 서로 공존하는 개념에 이르게 되었다. 요즈음 미술계는 장르의 구분이 큰 의미를 지닌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손광식-솔향기 속에서
손광식-솔향기 속에서

 

한국화를 차용한 미디어 작품이나 서양화의 재료를 사용하는 한국화 작품, 조각과 융합한 서양화 작품, 관람자가 주체가 되어 작품을 완성해 가는 인터랙티브 아트 등 그야말로 동·서양의 융복합을 넘어 장르의 구분이나 정의가 모호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런 복합적이고 변화무쌍한 시대를 살아가며 다시금 미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 전시를 통해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함께하게 되었다.

엄시문-대재-생명의 터
엄시문-대재-생명의 터

 

이번 전시는 주제에서 엿볼 수 있듯이 ‘보는 것’이 핵심이다. 색과 형태를 통해 작품을 ‘보고’, 한 걸음 더 들어가 작가의 작품세계를 ‘들여다보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색과 형태를 그리고 화면이 가득차거나 비워진 공간을 통해 작가가 추구하는 작품세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색은 시각적 자극 이상으로 발휘되며, 문화적 경계를 초월하는 고유한 감정 언어를 가지고 있다. 모든 색에는 자기만의 의미와 상징이 담겨 있으며, 작가는 이러한 색을 통해 자신의 언어를 표현한다.

이러한 주제를 담아 40여년간 선과색 미술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14명의 작가들과 7명의 여주지역 작가들을 한데 모아 전시를 열게 되었다. 계절을 수놓듯이 다채롭고 다양한 회화작품을 보며 누군가는 시각적 만족감을, 누군가는 정신적 충만함을 채워갈 것이다. 어떠한 방식이든 삶에서 예술을 즐기는 방식에는 정답이 없다. 

이영숙-소요유
이영숙-소요유

 

단순하게 보는 것, 복잡하고 깊이 있게 보는 것. 어떠한 방식이든 저마다의 방법이고 방식일 것이다. 그러나 이번 봄·채·비 展을 통해 단순히 시각적 언어로서의 미술이 아닌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예술의 의미와 철학적 사고에 바탕을 둔 사의(寫意)의 개념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본다. 여주시 미술관 「아트뮤지엄 려」 학예실장 전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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