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이석보 작가의 작품 ‘후원의 정’은 화사한 들꽃의 아름다움이 드러나면서도 아련함이 묻어 나온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비채아트뮤지엄에서는 2024년 3월 7일~3월 28일까지 이석보 작가 초대전 '천의 얼굴을 가진 들꽃'이 전시되고 있다.  7일 오후 5시 비채아트뮤지엄 갤러리에서 오프닝 행사가 진행되었다.

이날 행사에는 비채아트뮤지엄 전수미 대표와 이석보 작가의 동료 선 후배와 갤러리스트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채아트뮤지엄 이유리 큐레이터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이날 행사는 내빈소개, 비채아트뮤지엄 전수미 대표 인사말, 김세희 이사 인사말, 내빈 축사에 이어 이석주 작가의 인사말과 작품설명으로 행사를 마쳤다.

이석보 작가 초대전 '천의 얼굴을 가진 들꽃' 개막행사
이석보 작가 초대전 '천의 얼굴을 가진 들꽃' 개막행사

이석주 작가는 인사말에서 “사람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저의 소망이며 우리들은 일상에서 많이 힘들고 지쳐 있을 때, 나 만의 행복이 아닌 모든 이들이 내 그림을 보고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그림을 그렸다.”고 말했다.

 

비채아트뮤지엄 전수미 대표
비채아트뮤지엄 전수미 대표

비채아트뮤지엄 전수미 대표는 인사말에서 “저는 최근에 행복을 과제처럼 등에 지고 살았던 것 같은데 이석보 작가님의 전시를 준비하다 보니 이렇게 여리고 가늘고 다채로운 꽃들이 저를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을 느끼며, 어떤 어마어마한 것들이 나를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하고 짐처럼 지고 있었던 나의 생각들을 반성하면서 오늘 전시 첫날부터 전시를 마치는 날까지 모든 감상자들에게 이번 전시에서 오는 행복한 느낌을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채아트뮤지엄 이유리 큐레이터
비채아트뮤지엄 이유리 큐레이터

 

비채아트뮤지엄 김세희 이사 인사말
비채아트뮤지엄 김세희 이사 인사말
이석보 작가 초대전 '천의 얼굴을 가진 들꽃' 개막행사-내빈 축사
이석보 작가 초대전 '천의 얼굴을 가진 들꽃' 개막행사-내빈 축사
이석보 작가 초대전 '천의 얼굴을 가진 들꽃' 개막행사-김희주 회장 축사
이석보 작가 초대전 '천의 얼굴을 가진 들꽃' 개막행사-김희주 회장 축사

 

충북 제천에 있는 이 작가가 살고 있는 마을의 어느 집 뒤뜰에서 9월 초, 햇살이 화창했던 오후 3시쯤에 보았던 들꽃의 기억이 전시의 주제인 ‘후원의 정’에 담겨 있다.

이런 공간적, 시간적인 배경이 있어서인지 그의 작품에서 패랭이꽃의 흰색, 분홍색, 빨간색 꽃잎은 돌담과 뚜렷하게 대조돼 더 강렬하게 와닿는지 모른다. 
활짝 핀 들꽃의 꽃잎들은 그림의 배경을 이루는, 조금씩 누렇게 변해가는 나무줄기나 나뭇잎들과도 대비돼 생명의 신비를 드러낸다. 

이석보 작가 초대전 '천의 얼굴을 가진 들꽃' 개막행사
이석보 작가 초대전 '천의 얼굴을 가진 들꽃' 개막행사
이석보 작가 초대전 '천의 얼굴을 가진 들꽃' 개막행사
이석보 작가 초대전 '천의 얼굴을 가진 들꽃' 개막행사
이석보 작가 초대전 '천의 얼굴을 가진 들꽃' 개막행사
이석보 작가 초대전 '천의 얼굴을 가진 들꽃' 개막행사
이석보 작가 초대전 '천의 얼굴을 가진 들꽃' 개막행사
이석보 작가 초대전 '천의 얼굴을 가진 들꽃' 개막행사

 

이 작가는 들꽃에 몰입하는 이유에 대해 “들꽃은 소박하다고 말하는데, 자세히 보면 때로는 관능적이고 때로는 처연한 느낌을 줍니다. 제가 장미나 모란 등의 꽃을 그리다가 들꽃으로 옮겨간 데는 한 송이만 있을 때는 소박하지만, 여러 송이가 모여 군락을 이루면 특유의 화사함을 드러내는 들꽃에 매혹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작가 들꽃 작품들의 또 하나의 특징은 아무도 없는 빈 들에 핀 들꽃들보다는 인간의 삶에 조금 가까이 다가온 들꽃을 그린다.

뒤뜰은 자연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가 맞닿는 접점과도 같은 곳이며, 후원은 인간으로 손으로 만들지만, 그곳에 패랭이와 망초꽃과 쑥부쟁이와 소국과 산나리꽃 중에서 무엇을 피울지는 자연이 정한다.

이석보 작가 초대전 '천의 얼굴을 가진 들꽃' 개막행사
이석보 작가 초대전 '천의 얼굴을 가진 들꽃' 개막행사
이석보 작가 초대전 '천의 얼굴을 가진 들꽃' 개막행사
이석보 작가 초대전 '천의 얼굴을 가진 들꽃' 개막행사


이석보 작가는 경기 안양과 충북 제천에 작업실을 두고 양쪽을 오가며 작업하고 있으며, 최근 몇 년 동안 그의 작품 활동은 들꽃과 풍경에 집중돼 있다.
그런데 그의 작품 전시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수채화 전시인가 보네”라는 반응을 보이곤 한다. 

그의 작품은 유화인데도 왜 수채화로 보일까?
들꽃이나 풍경을 그린 수채화를 어디에선가 본 듯한 기시감(旣視感)이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이 작가는 과거 수채화 작업도 오래 했다.

이석보 작가 초대전 '천의 얼굴을 가진 들꽃' 개막행사
이석보 작가 초대전 '천의 얼굴을 가진 들꽃' 개막행사

 

이석보 작가 특유의 색감도 ‘수채화 같은 유화’의 한 요소가 된다.
이 작가는 빨강, 노랑, 파랑 등의 물감을 자신만의 독특한 비율로 배합해 들꽃의 색감을 표현하는데, 흰색이나 검정을 최소한으로 줄이거나 쓰지 않는다고 한다. 흰색 등을 섞으면 채도가 높아져 들꽃 특유의 자연색을 구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들꽃의 자연색을 최대한 표현하기 위해 유화 물감의 기름 농도를 조절하기도 하고, 원하는 시간에 물감이 마르도록 온도와 습도까지 고려해 작업할 때도 있다.

이석보 작가 초대전 '천의 얼굴을 가진 들꽃' 개막행사
이석보 작가 초대전 '천의 얼굴을 가진 들꽃' 개막행사

 

‘들꽃 작가’ 이석보는 봄이면 더 바쁘다. ‘산수유 마을’에 가야 하기 때문인데 산수유 마을에 가면 산수유의 꽃말처럼 ‘영원히 변치 않는 사랑’을 누구나 떠올릴 수 있고, 들꽃을 보면서 산수유꽃 같은 변치 않는 사랑을 꿈꾸는 사람과 나팔꽃의 꽃말 ‘덧없는 사랑’에 공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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