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제주갤러리, 인사아트센터 B1에서는 2024. 2. 14.(수) ~ 2024. 2. 26.(월)까지 제주갤러리 공모 선정, 고민철 개인전 '제주적 추상'이 전시될 예정이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사)한국미술협회 제주특별자치도지회(회장 송재경)는 제주 지역에 국한되어 활동하는 작가 혹은 제주 출신 작가의 전시 기회를 확보하여 제주 미술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지원 사업으로, 제주갤러리 전시 대관을 공모한 바 있다. 11건의 작가·단체가 선정되었다. 이번 전시는 2023년 공모 선정 작가의 피날레를 장식하며 제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고민철 작가의 작품으로 꾸려진다.

 

이번 전시는 ‘제주적 추상’이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고민철 작가의 17번째 개인전이다. 고민철은 제주토박이 작가로서 감수성 예민하던 어린 시절을 고향 제주(남원)에서 보냈다. 작가는 해녀였던 어머니, 새벽 바다에 가서 지성을 들이는 넋들이를 하는 할머니의 모습, 집 앞의 바다, 어릴 적 아버지 등에 업혀 돌담 사이로 부는 바람 소리를 기억한다. 또한, 당시 아버지의 등목을 강하게 의지했던 기억, 그때의 바람 소리, 몸조차 가눌 수 없었던 태풍, 바다에 앉아 바라본 수평선 너머의 기억은 이어도를 꿈꾸는 유토피아적 환상으로 기억된다고 말한다. 

 

작품은 기억에서 발현된 아비투스적 표현을 통해 작가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작가는 제주의 바람, 돌담, 태풍, 바다, 해저 등 제주의 풍토적인 모습에 집중한다. 전시는 19점의 대작으로 구성된다.

작가의 작업은 아크릴 물감으로 임파스토(impasto, 물감을 두껍게 칠하는 기법) 드리핑 기법을 사용하여 거대한 화면에 물감을 감정의 덩어리로 보고 자동기술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에서 우연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작업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이는 작가 내면의 인상을 통해 관념화된 기억을 확장하는 중요한 표현 수단이 된다.

 

이번 전시의 평론을 맡은 김유정(미술평론가)은 “고민철에게 줄곧 연관되어 흐르는 하나의 미학적인 원리가 있다면, 인생이라는 생생한 삶의 실체는 화가의 몸에서 뿜어나오는 원초적 기억으로 형태와 색채의 아름다움을 추구하게 한다. 그것은 마침내 제주섬 만이 가능한 제주적 추상이라는 이름으로 구현될 것이며, 글로컬리즘의 새로운 근원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라고 평했다. 

 

무의식적인 행동들의 속도감과 우연적인 효과들을 의식적으로 조절하여 절묘한 조합을 캔버스에 담아내는 고민철의 개인전은 2월 26일(월) 19시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제주갤러리(인사아트센터 B1)에서 진행된다. 

 

작가 노트
 “나의 작업은 몸의 제스처가 만들어 내는 하나의 의식과도 같다. 결국, 나 자신도 나를 둘러싼 모든 것과 연관을 맺고 있고 제주, 더 나아가 세계, 대 우주까지 연결되어 있다. 삶과 죽음 또한 예외는 아닐 것이다. 즉흥적이고 직관적이며 무엇에도 거리낌 없이 내 몸을 관통하는 바람에 의식을 맡겨 버린다. 어떤 대상을 표현해야 하겠다는 생각은 나에게 의미가 없다. 나는 그저 내 안에 있는 기억과 하나 되어 흐를 뿐이다. 내가 무엇을 표현하고자 할 때 그 대상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나는 그저 우연적인 결과물에 작품 명제를 달고 있다. 다만, 형식에서 본인의 원초적 기억들과 삶의 환경에서 몸에 밴 시간적인 경험이 무의식적으로 드러날 수 있는 몸의 생생한 기억들로 화면을 채운다. 이를 통해 제주의 모든 자연과 문화, 삶이 우러나오는 제주적 추상화를 구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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