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서촌에 위치한 TYA는 2024년 1월 30일부터 2월 8일까지 박민선 작가의 첫 개인전 《 TABLEAU 》전을 선보인다. 

박민선은 회화를 주 매체로 활용하며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선보인 《청년예술 상점》, 홍익대학교에서 진행된 《2020 아시아프》등에 참여한 이력이 있는 신진 작가이다.

박민선, TABLEAU 1, Oil on canvas, 130.3x130.3cm, 2023
박민선, TABLEAU 1, Oil on canvas, 130.3x130.3cm, 2023

 

이번 전시는 작가가 구성한 《 TABLEAU 》연작들과 드로잉으로 총 22점의 평면 회화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제목으로 사용된 'Tableau'란 캔버스나 종이에 그린 평면 그림을 의미하기도 하며, 영화 안에서 3차원적 구성이 아닌 2차원적으로 닫힌 프레임의 정면성을 강조한 평면적인 장면을 나타낸다. 대체로 정방향 캔버스로 이루어진 다소 딱딱한 구성으로 느낄 수 있지만, 그 안에서 느껴지는 자연의 생명력과 색의 생동감을 오롯이 간직하고자 한다. 

박민선은 이번 전시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너무 길거나 복잡하면 결국 그 건 회화의 역할에서 벗어나는 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 작품에 보이는 직관적인 느낌을 오롯이 느껴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사용하는 색이나 형태를 통해 긍정적인 기분이나 자연의 생명력을 체감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전한 바 있다.

박민선, TABLEAU 2, Oil on canvas, 130.3x130.3cm, 2023.jpg
박민선, TABLEAU 2, Oil on canvas, 130.3x130.3cm, 2023.jpg

 

INTERVIEW
1. 작가님의 작품에서 눈에 띄는 심벌이나 주요한 테마가 있을까요? 
제 작품에서 심벌이나 테마는 주로 자연물에서 찾습니다. 인공물에서는 찾을 수 없는 생태계에서만 나타나는 비대칭성이나 곡선의 형태들이 조형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또 꽃, 잎, 씨앗 같은 형태들을 확대해서 그리거나 축소해서 그릴 때는 은유적인 효과도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관람객들로 하여금 상상력을 불러일으키지만 부정적인 방향으로 향하지는 않을 것 같은 자연물만의 낙관성도 제가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2. 작가님은 어떻게 자신만의 화풍과 예술적 방향성을 찾아가셨나요? 
저는 작업을 꾸준히 매일 하는 것으로부터 방향성을 찾았습니다. 작업량이 어느 정도 쌓이다 보면 내가 어떤 감각을 좋아하는지, 어떤 소재를 좋아하는지 알게 됩니다. 학교를 졸업하거나 작업실을 옮길 때 같이 작업물을 정리하다 보면 특히 잘 느껴지고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제 작업들을 계속 보면서 느껴보려고 합니다. 대신 작업량이 많아질수록 점차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최대한 작은 드로잉이라도 매일 하는 편입니다 

3. 나의 작품을 보는 관람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항상 시각예술, 특히 그 안에서 평면회화가 가지는 역할에 대해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음악이나 영화와 다르게 회화는 단시간에 그림 속 기표들이 한눈에 보이기 때문입니다. 말하고자 하는 바가 너무 길거나 복잡하면 결국 그건 회화의 역할에서 벗어나는 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 작품에 보이는 직관적인 느낌을 오롯이 느껴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사용하는 색이나 형태를 통해 긍정적인 기분이나 자연의 생명력을 체감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4. 앞으로의 작품 활동에서 목표하고 있는 것이 있나요?
앞으로는 지금과 다를 바 없이 작업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금만큼만 흥미를 잃지 않고 매일 작업을 한다면 이루고자 했던 막연한 목표들도 언젠가는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민선_TABLEAU _ 전시 포스터
박민선_TABLEAU _ 전시 포스터

 

작가 노트
거베라를 좋아한다. 이 꽃은 색이 풍부하고 독특한 곡선 모양의 줄기를 가지고 있다. 간혹 작업대 옆 꽃병에 놓아두고 보면 매번 다른 형태를 관찰할 수 있는 재미도 있다. 줄기와 잎들은 예측 불가능하게 위로 뻗어 있고 여러 장이 무질서하게 겹쳐있다. 흘러나온 꽃가루 역시 정신없이 방 곳곳에 흩뿌려져 있다. 파생된 요소들은 질서나 대칭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생태계의 우발을 말하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우연이 아닌 필연의 생존을 위한 도구일 수도 있다. 

어느 곳에서 보느냐에 따라, 우발과 우연이 교차된다. 이 친근한 무질서는 역설적으로 나름의 구조와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균일한 인공물 사이에서 생존하면서 비대칭이나 곡선 같은 미완의 요소들이 오히려 열린 결말의 문으로 나를 안내하기 때문이다. 

학교, 회사, 사회의 시스템과 조직은 매우 경직되어 있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공황장애나,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사실, 오래전부터 사회는 마음이 힘든 사람들을 보편적으로 포함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이 최근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는 이들의 한계와 임계점이 끝을 다한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집단에서 무분별하게 속박되고 맞추어 나가다 보면 일상은 회색으로 변하기 마련이다. 

나 역시 가끔씩 오고 가는 대화도, 건네야 하는 대답도 버거울 때가 있다. 피하다 보니 마주하게 된 흑백 생활에서 과묵한 식물들은 해방의 공간이 된다. 수세기 전부터 작가들이 자주 사용해왔던 주제인 식물은 보편적으로 널리 퍼져있는 환경이며, 우리의 배경이다. 꽃, 나무, 풀은 매우 드라마틱한 구조와 시간을 수용한다. 응시하게 하고 몰입하게 한다. 그래서 나의 시선은 그 무지개와 같은 감정의 응시를 시작한다. 

캔버스는 손끝으로 채워지면서 하나의 연극 무대가 된다. 물감으로 추는 춤은 비정형에서 기인하는 상승하는 곡선들로 완성된다. 안무가 끝나면 나는 생동을 체감하고, 다시 작업을 할 수 있는 힘을 불러일으킨다. 내가 담아낼 수 있는 장면은 일종의 불꽃이며, 리듬감 있는 율동의 정점이자 변곡점이다. 식물에 내재되어 있는 가능성의 여백이자 우리가 기댈 수 있는 절정의 공간이다

박민선 CV

학력 
2022 국민대학교 대학원 회화전공 재학 
2021 국민대학교 미술학부 회화전공 졸업 

경력 
2021.11.29-12.5 경리단길 아트앤디자인페어 신진작가 공모전 
2021.5.7-12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청년예술 상점 
2020.12.5-11 국민대학교 미술학부 회화전공 졸업전시 
2020.7.21-8.2 2020 아시아프 
 

저작권자 © 아트코리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