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앞에 택배 상자가 배달되었다. 이름하여 “비금섬초‘란다. 열어보니, 밭으로 날아갈 듯한 싱싱한 시금치다. 참 이색적이고 뿌듯한 선물이다. 간혹 뜻밖의 선물을 받다 보면 과분하고 송구스러울 때가 많다. 더구나 그걸 자랑한다는 것은 상호 쑥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지금 시금치 하나로 그리 궁상을 떠느냐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수선 떨 만하다. 

신안의 섬 비금도의 농특산물 비금섬초(비금도 시금치)
신안의 섬 비금도의 농특산물 비금섬초(비금도 시금치)
밭으로 날아 갈 듯한 상자 속 비금섬초
밭으로 날아 갈 듯한 상자 속 비금섬초

나는 살다 보니, 은퇴 후 미술의 최신 영역인 모바일미술 화가가 되었다. 한국 최초의 프로(직업) 모바일화가다. 모바일미술 개인전 및 그룹전을 열어가고 강의(강좌)도 하며 모바일 미술을 보급하고 있다.

깡촌 출신인 나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도 변변한 크레파스 하나 가질 수 없었던 기억을 가슴 깊이 담고 산다. 그래서 근래, 이 편리하고 신통한 모바일미술을 벽지 섬이나 농어촌에 보급할 수 없을까 요리조리 궁리했다. 우연한 기회에 현지 농협을 직접 방문하여 이와 관련 설명한 바 있다.

미술대학은 물론 미술학원 하나 없는 신안 벽지 섬의 비금농협(조합장 최승영), 필자의 고향인 나주 노안농협(조합장 김종성)의 직원과 조합원 몇 명이 전년 하반기에  실험 삼아 ’모바일화가 줌 과정‘에 참여하였다. 실제 얼굴은 한번도 보지 못한채 화상 대면으로만 강의가 이루어졌다. 1차 결과는 ’A+‘이다. 어느 미술대학도 상상 못할 일들이다. 

직원들이 업무는 빼먹고 한량 놀음을? 
아니다. 업무는 잘 마치고 매주 수요일 저녁 8시부터 9시반까지, 하품 좀 해 가면서, 10회나~ ㅎㅎ

모바일화가 줌과정 23-4차 입문반 - 처녀 출전 모바일화가들 작품

 

메리 크리스마스  겨울 왕국 / 모바일미술, Artrage Vitae (앱) / 신안 비금농협 팀장 김도남 작
메리 크리스마스  겨울 왕국 / 모바일미술, Artrage Vitae (앱) / 신안 비금농협 팀장 김도남 작
종강 작품 '섭지코지' 모바일미술, Artrage Vitae(앱) / 신안 비금농협 조합원 박미영 작
종강 작품 '섭지코지' 모바일미술, Artrage Vitae(앱) / 신안 비금농협 조합원 박미영 작
고향 서정 / 모바일미술, Artrage Vitae(앱) / 나주 노안농협 과장 나승주 작
고향 서정 / 모바일미술, Artrage Vitae(앱) / 나주 노안농협 과장 나승주 작
섭지코지 / 모바일미술, Artrage Vitae(doq) / 나주 노안농협 계장 신제우 작
섭지코지 / 모바일미술, Artrage Vitae(doq) / 나주 노안농협 계장 신제우 작
농촌 서정 / 모바일미술, Artrage Vitae 앱 / 서울 박수현 전업작가의 첫 모바일그림 작품
농촌 서정 / 모바일미술, Artrage Vitae 앱 / 서울 박수현 전업작가의 첫 모바일그림 작품
비상(飛上) / 레이어 활용으로 마술같은 미술 모바일미술, Artrage Vitae 앱 / 서울 이순희 작
비상(飛上) / 레이어 활용으로 마술같은 미술 모바일미술, Artrage Vitae 앱 / 서울 이순희 작
첫 액자 작품화한 본인의 모바일그림을 들고, 비금도의 농특산물 홍보 게시판 앞에선 비금도 최신예 작가 김도남
첫 액자 작품화한 본인의 모바일그림을 들고, 비금도의 농특산물 홍보 게시판 앞에선 비금도 최신예 작가 김도남

수료 소감을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올라 온 소감 중 일부다.

<수료 소감 1>
교육 처음 시작 시에는 과연 내가 그림을!
혼자서 웃곤 했는데
수업을 받으며 그림을 그리는 순간 만큼은 머릿 속의 모든 잡념이 사라지고 오롯이 그림에만 집중할 수 있어 저에게는 힐링의 시간이었습니다. 
예술을 통한 힐링이랄까? 

저의 또 다른 잠재력을 일깨워 주신, 저의 또 다른 쉼의 영역을 확장해 주신 K1모바일화가 정병길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고. 또한 함께 해 주신 모바일화가 줌 과정 입문반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비금도는 지금 온통 새하얀 눈으로 뒤덮여 겨울왕국을 마음껏 만끽하고 있습니다.
글을 쓰는 이 순간마저도 창문 너머로 내리는 눈을 보고 있노라면 행복함이 그지없습니다.

다들 정말 정말 행복한 하루 보내시고요.
항상 건강 잘 챙기시고, 얼마 남지 않은 올해도 마무리 잘하시길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수료 소감 2>
2023년 최고의 선물이랄까요?? ㅋ
제가 제 그림을 보고 뿌듯해하고 감탄하며...
진정 이 작품이 내가 그린 그림인지?? ㅋㅋ
(그림에 워낙 자신 없었기에...)

또한 모바일화가라는 이런 신세계를 열어주신 정병길 원장님께 감사드리고
수업 시간 시간마다 따뜻하게 맞아주신 모든 선생님께도 진심 감사드리며
중급반에서 얼른 다시 뵙고 싶습니다^^

필자가 TV방송 출연에서도 진짜를 말 못 한? 허허~

2024.1.6. KBS 황금연못에 출연한 필자 (K1모바일화가 정병길) / TV화면 캡쳐
2024.1.6. KBS 황금연못에 출연한 필자 (K1모바일화가 정병길) / TV화면 캡쳐

깡촌 출신인 나의 꿈은 멋진 화가보다도 먼저, 가난한 농촌의 우장춘이 되는 것이었다. 그때 못 이룬 꿈 대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벽지 섬과 농어촌에 최신 문화예술의 작은 우장춘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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