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강남구 학동로에 있는 갤러리 서림에서는 2023년 12월 27일(수) - 2024년 1월 11일(목)까지 제37회 詩가 있는 그림展이 열릴 예정이다.

출품 작가로는 황영성, 조광호, 김병종, 금동원, 김재성, 권다님, 노태웅, 안윤모, 이명숙, 정  일, 황은화, 황주리 작가 등 12명이 참여했으며 김남조 시인의 시를 그림(동양화, 서양화)으로 형상화 한 작품들이다.

37회 김남조시인 추모전에는 고인의 80세 팔순잔치(예술의 전당)와 88세 미수기념전(갤러리서림)때 출품해 주시고 교류의 자리를 함께 했던 화가 12분들의 그림 20여점이 전시되며 팔순시화전에 출품되었던 고 서세옥 민경갑 선생님의 작품 2점도 함께 전시된다.

광주비엔날레 위원장과 조선대 부총장, 광주시립관장 등을 지내신 원로작가 황영성선생님은 시 ‘이 이웃들을’을 형상화한 작품을 출품해주셨는데, 평소 가족이야기를 테마로 따뜻한 이웃의 풍경을 화폭에 옮기시는 작가로 현재 전남도립미술관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조광호 신부
조광호 신부

 

조광호신부님은 우리나라 최고의 스테인드글라스 작가로서도 알려져 있으신데 가톨릭 신자이신 김남조 시인과는 오랜 교류를 통하여 종교와 예술에 대한 깊은 열정을 공유하고 계신 분입으로 이번 작품은 예수님의 모습을 꽃으로 형상화하여 사랑에 대한 최고의 예찬을 하고 있다

황주리 작가
황주리 작가

‘아름다운 이별은 없다.’ 등의 저서를 출간한 문학작가이기도 한 황주리선생님은 평소 애송하는 시 ‘편지’를 지난 전시에 이어 작품을 제작해주셨다. 선생님의 작품은 특유의 상상력을 통하여 연인에게 바치는 송가로, 꽃송이와 나비, 집, 따뜻한 입맞춤, 바이올린 선율을 통하여 아련한 그리움을 표현하고 있다.

김병종 작가
김병종 작가

김병종선생님은 인간의 생명을 꽃으로 승화한 작품으로 김남조 시인의 시 ‘꽃’을 특유의 기법으로 표현하고 있다.
 

정일 작가
정일 작가

셍떽쥐베리의 어린왕자에 심취하여 동화적인 분위기의 작품을 제작하여온 정일선생님은 김남조시인의 대표시 ‘그대있음에’를 잔잔하고 따뜻하고 화사하고 부드러운 색감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시는 김순애 작곡의 가곡으로 일반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바, 시와 노래와 그림이 잘 어우려져 있다.

금동원 작가
금동원 작가

경쾌하면서도 서정적인 분위기를 담고 있는 여류화가 금동원선생님은 스타 래퍼 빈지노의 어머니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시 ‘사랑하리, 사랑하라’를 풍요로운 풍경 속에 열정과 사랑을 담은 강렬한 이미지의 그림으로 형상화 하였다.
 
자폐아와 함께하는 전시회, 유니세프 등 많은 자선 전시회를 열고 계시는  안윤모선생님은 작품 속에 동물을 의인화하여 동화적이면서도 환상적인 세계를 연출하고 계시는데, 시 ‘노래있기에’를 수줍은 듯 숨어있는 동물들의 모습을 통해 잔잔하면서도 은은한 그리움을 표현하였다.

대구지역에서 활동 중인 노태웅선생님은 김남조 시인의 대표시 “겨울바다”를 서정적이고 따뜻한 그리움을 특유의 마티에르(질감)를 통하여 형상화 하고 있다. 
재작년 배두나 주연의 프랑스 영화 ‘#아이엠히어’가 개봉되었는데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화실과 그림이 노작가의 작품이었는데 프랑스 ‘에릭 라티고’ 감독이 가장 한국적인 서정을 그리는 작가 200여명 중에서 노작가를 선정했다고 한 바, 한국적 서정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 

황은하 작가
황은하 작가

평면 위에 입체 작업을 하는 황은화선생님은 시 ‘빈 의자’를 형상화하였으며, 색면추상화로 유명한 이명숙선생님은 강렬한 오방색으로 햇빛을 형상화하였다.    
 

김재성 작가
김재성 작가

광주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시는 김재성선생님은 옷핀으로 작업을 하시는 작가로 유명한데, 김남조선생님의 시 ‘연’을 통하여 창공에 날리는 연을 그리움을 전하는 매체로 표현하였다. 하늘높이 날아가는 마음을 우편엽서의 이미지로 대치하여 신선하고 상징적인 작품으로 제작하였다.

권다 작가
권다 작가

이번에 처음 출품하는 작가 권다님은 어머니가 김남조 선생님의 제자로, 어릴 때부터 김남조 시인의 시를 애송하여 시적이며 환상적인 작품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김남조 선생님의 시 ‘동행’을 따뜻하고 정겨운 모습의 풍경을 형상화하였다. 권작가는 내년 1월부터 뉴욕에 있는 하시모토컨템포러리에서 개인전이 예정되어 있다.    
    
시가 있는 그림전은 올해 37회의 전시회를 통하여 573편의 시를 121분의 화가들이 작품으로 제작하였다.
시가 있는 그림전은 평소 화가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시의 이미지를 그림으로 재구성한 전시로, 글자가 들어가지 않는 시화다.
이 방법은 갤러리서림(당시 서림화랑)이 1987년 최초로 기획, 시도하였으며 최근에는 많은 화가들이 이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선조들이 즐겨 그리던 전통시화는 시서화(詩書화(畵)) 삼절(三絶)이라하여 글(문장), 그림, 글씨(서예)가 하나로 잘 조화된 형태였지만, 유화를 많이 사용하는 현대작품으로는 글자가 오히려 회화성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아 글자가 들어가지 않고 시의 이미지를 그림으로 형상화하여 두 작품세계가 함께 잘 수용되게 하였다.

또한 이 전시회의 작품들은 다음해 <시가 있는 그림달력>으로 만들어져 한 해 동안 매일 그림과 시를 감상할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이 시 캘린더는 일본 산케이신문의 구로다 가쓰히로 전 한국지사장의 저서<나의 서울백서(白書) /1994, 동경(德間書店)>에도 서울의 명물로 소개되어 있을 만큼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예전에는 문인, 화가, 연극인, 음악인 등 많은 예술가들이 다른 분야와의 교류를 통해 많은 영향을 주고 받으며 자신의 작품에 발전을 도모하였다.

특히 1930~40년대 암울한 일제 강점기를 서로 격려하며 극복하였던 시기도 있었으며 천재시인 이상(李霜)은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한 경력이 있으며 화가 구본웅에게 야수파적인 영향을 주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바쁘고 전문화된 현대를 살면서 서로 만나는 일조차 힘들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도 시가 있는 그림전은 매년 화가와 시인이 만나는 아름다운 자리가 되어 풍요롭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일에 조그마한 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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