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인 미학산책] 개념과 법칙 Ⅲ

개념은 필연적으로 하나의 류(類)의 표상을 포함하지 않으면 안 된다든가, 개념 상호간에 성립하는 모든 관계는 최종적으로는 포섭, 즉 종(種)과 종의 상하 관계라는 단지 기본적 관계로 환원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고방식이 최근 논리학에서 다양하게 논란되고 있다. 이러한 사고방식을 버리고 칸트와 함께 개념적으로 다양한 내용이 모아지고 서로 결부시킬 수 있는 ‘규칙의 통일체’를 지각 세계나 직관 세계의 구축으로 밝혀질 것이다. 라는 것도 이러한 규칙의 통일체에 의해 처음으로 직관의 내부에서 특정한 형상이 두드러지게 되기 때문이다. 

[박명인 미학산책] 개념과 법칙 Ⅲ
[박명인 미학산책] 개념과 법칙 Ⅲ

 

즉, 이 규칙의 통일체에 의해 처음으로 직관에서 확고한 상호 의속(依屬) 관계가 빚어져 서로 질적으로 다른 다양한 제현상이 같은 하나의 객관적 규정으로 받아지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결정적인 것은 분명히 현상으로부터 어떤 공통적인 것을 빼고 제현상이 하나의 보편적 표상과 함께 포섭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현상이 하나의 공통의 기능을 해내고 있는 것, 즉 제현상이 모두 완전히 다르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특정한 목표점을 향할 수 있어서 그것을 지시하고 있는 것이다. 

[박명인 미학산책] 개념과 법칙 Ⅲ
[박명인 미학산책] 개념과 법칙 Ⅲ

 

물론 이 지시의 형식은 감성적 직관의 세계와 협의의 논리적 개념의 세계와는 다르다는 것도 지각이나 직관에 있어서는 단지 지시가, 개념에 있어서는 의식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각되고 있다는 이 새로운 본연의 자세야말로 개념을 순수사고의 형상으로서 처음 진(眞)으로 구성하는 것이다. 지각의 내용이나 순수직관의 내용마저도 어떤 특징적인 형식의 규정작용이 제외된다면 그것들의 내용이 그 바탕으로 고려될 뿐, 서로 의속하는 것으로 고찰될 수 있는 하나의 시점을 특정한 내용으로 사고할 수는 없다. 

그 때 지각이나 직관이 없이는 서로 비교 내지는 얼마간의 방법으로 상호 의속(依屬)의 관계에서의 요소를 향하고 있어서 그것들이 의속에 속하는 양상으로 향하지는 않는다. 논리적 개념이야말로 처음으로 이 의속의 양상을 두드러지게 하는 것이다. 논리론 개념이 첫째로 수행하는 것은 자신이 시각적으로 보는 것에 의해 포착할 수 있는 대상으로 견해 바로 그것, 보는 것의 성격으로 몸을 향하는 회전이다. 

[박명인 미학산책] 개념과 법칙 Ⅲ
[박명인 미학산책] 개념과 법칙 Ⅲ

 

이러한 특수한 종류의 반성이 있을 경우에 처음으로 사고작용의 본래의 영역에서 중심점, 또는 그 초점에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출발해 보면 심볼 형성의 문제 내부에서 개념에 할당되어 있는 심장(深長)한 의미도 즉시 밝혀진다는 것도 이 심볼 형성의 문제가 새로운 각도로 제시되고 그것이 어떤 별도의 논리적 차원에 발을 디디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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