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국립현대미술관은 SBS문화재단과 공동 주최하는 «올해의 작가상 2023»을 10월 20일부터 2024년 3월 31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
매년 관람객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올해의 작가상’은 지난 2012년부터 국내 주요 중견작가들의 전시와 수상, 지속적인 후원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가능성과 비전을 제시해 오며 동시대 한국 미술계를 대표하는 수상제도로 자리 잡았다. 이번에 막을 여는 «올해의 작가상 2023»은 대대적인 제도 개선 이후 첫 선을 보이는 전시이기에 더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가장 먼저 주목할 점은 작가들의 제작지원을 강화하고, 후원의 규모를 확대한 것이다. 또한 작가의 신작 커미션 뿐만 아니라 이전 중요 작업들을 전시에 함께 출품함으로써, 전시 기획을 강화하고 작가의 주제의식과 예술 세계에 대한 이해도를 심화하였다.
특히 최종 심사 방식을 변화시켜,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심사위원들이 작가들과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과정을 신설하였다. 오는 2024년 2월 진행될 심사위원-작가간 대화를 통하여, ‘올해의 작가상’이 한국 동시대 미술과 국제적인 미술계가 만날 수 있는 장으로 작동하고, 더 나아가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이 동시대 미술을 보다 적극적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의 문을 열 예정이다. 새로이 단장하고 첫 선을 보이는 «올해의 작가상 2023»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올해의 작가상 2023» 에는 권병준, 갈라 포라스-김, 이강승, 전소정 등 4인의 작가가 신작과 함께 자신의 오랜 고민과 주제의식을 담고 있는 주요 구작을 전시함으로써 작가별로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예술 세계에 대한 이해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들의 작업 세계는 문명의 역사, 인간과 자연의 관계, 제도의 뿌리와 작동 방식, 공동체의 정체성과 가능성에 대한 질문으로 확장된다. 뿐만 아니라 동시대 미술이 끊임없이 직면하고 있는 철학적, 실천적인 도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전시가 열어주는 생각의 층위도 다양하게 진행된다.
이번 전시에서 권병준은 인간사회의 소수자이자 동반자로서 로봇을 선택하여 로봇의 전시와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갈라 포라스-김은 남겨진 문화유산 및 유물들이 박물관의 현대적 분류법에 따라 본래의 의미가 잊히거나 재해석되곤 하는 지점에 의문을 갖고 인간이 만든 구조의 유약함을 다룬다. 이강승은 워싱턴 발레단의 싱가포르 무용수 고추산과 브라질 미술작가 호세 레오닐슨의 옷 설치작업의 예술적 협업을 통해 퀴어 역사를 연결하고, 역사에 새로운 관점과 지식을 만들어낸다. 전소정은 속도에 관한 경험이 불러일으키는 전-근대적, 후-근대적 감각을 모색해 보고, 속도가 파열시키는 현대사회의 구조들-자본과 데이터, 생명공학 등을 돌아볼 예정이다.
«올해의 작가상 2023»은 참여 작가들의 이전 작업들이 신작으로 이어지는 여정을 함께 거닐면서 다층적인 예술 세계를 넓고 깊게 살펴볼 수 있는 자리이다. 그 어느 해보다 새롭고 다채로울 ‘올해의 작가상’의 문이 열리는 순간을 함께 고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