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신화-
동으로 원형경기장
서쪽으로 테베라강에 이르는 구릉지에
은빛 늑대
붉은 돌 거친 들판 그곳에서
젖을 물려 키운 아기들과 뜀박질했지
양치기에게 빼앗긴 아이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어느 폭풍우 치는 날 사라진 왕처럼,
옛 영웅이 아프리카 해안까지 밀린 전장에서
돌아온 귀향의 언덕
그곳에 나라를 건국(建國)한
늑대아이는
세상의 집들을 짓기 시작했네
수 천년 바람에도 온전한 청동문 집들을,
뜨락에 수 천년 달이 뜨고
동굴에서 제 눈빛으로 불 밝히며
사그라뜨리던 늑대는
이제 죽음의 은화살도 비껴간 채
로마의 팔라티노 언덕을 맴돌고 있다네
아이를 찾아
*태양의 시간을 견디지 못한
희미한 무늬
신전의 초석사이로
대전차 경기장의 함성 들릴 듯했지
밤과 낮으로 짜올 린
거대한 포로 로마노언덕에서
신탁의 바람
모자끈 끌어당기며 속삭일 때
나는 왜 몰랐을까.........
이탈리아를 다녀와 쓴 시의 전문 중에서 처럼
나는 그랬다 로마의 트레비 분수대 앞을 꿈꾸듯 서성이기도 하며
기차에서 걸려온 국제전화가 소음에 묻혀 어둠의 레일로 흩어져 갈 때
그때도 몰랐다 포로 로마노 언덕에서 늑대의 젖을 먹고 자란
쌍둥이 형제 로물루스의 로마 건국신화를 스케치하고 돌아왔는데
아.... 그는 내 곁을 떠났다
자나 깨나 그리던 고향의 이 골짝 저 골짝 나는 유년의 새떼를 쫓아갔을까
저 풍요로운 농부의 땅을 관장하는 데메테르 여신의 신탁이
여름모자를 건드리며 속삭이던 말을 나는 왜 듣지 못했을까
눈꺼풀 위에 내리는 잠, 영원한 작별의 시를 읊조리던 것을 말이다
그도 늑대처럼 달빛 언덕을 배회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두고 간 아이를 잊지 못해
시인화가박정해
*프로필
개인전 4회(L.A Park View Gallery)
일본 신원전 은상 수상
쇼슈가이전, 대한민국회화대상전 입상
서울국제아트엑스포 2023 초대전 다수
신화를 찾아 이집트 그리스 사모스 크레타섬 스케치 및 전시
2007월간시사문단 시로 등단
센토 그림과 시로 달리다 제2시화집 출간
한국미협 한국전업미술가협회 버질아메리카 회원
센토와 소녀작가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