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해作 늑대의 신화
 박정해作 늑대의 신화

                                 

-늑대의 신화-

 

동으로 원형경기장

서쪽으로 테베라강에 이르는 구릉지에 

은빛 늑대

붉은 돌 거친 들판 그곳에서

젖을 물려 키운 아기들과 뜀박질했지

양치기에게 빼앗긴 아이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어느 폭풍우 치는 날 사라진 왕처럼,

옛 영웅이 아프리카 해안까지 밀린 전장에서

돌아온 귀향의 언덕

그곳에 나라를 건국(建國)한

늑대아이는

세상의 집들을 짓기 시작했네

수 천년 바람에도 온전한 청동문 집들을,

뜨락에 수 천년 달이 뜨고

동굴에서 제 눈빛으로 불 밝히며

사그라뜨리던 늑대는

이제 죽음의 은화살도 비껴간 채

로마의 팔라티노 언덕을 맴돌고 있다네

아이를 찾아

 

 

포로 로마노 2011
포로 로마노 2011

                                                           

트레비 분수대 한 쌍의 연인들
트레비 분수대 한 쌍의 연인들

                                                         

                                                                                                                                                                     

*태양의 시간을 견디지 못한

희미한 무늬

신전의 초석사이로

대전차 경기장의 함성 들릴 듯했지

밤과 낮으로 짜올 린

거대한 포로 로마노언덕에서 

신탁의 바람

모자끈 끌어당기며 속삭일 때

나는 왜 몰랐을까.........

 

이탈리아를  다녀와 쓴 시의 전문 중에서 처럼 

나는 그랬다 로마의 트레비 분수대 앞을 꿈꾸듯 서성이기도 하며

기차에서 걸려온 국제전화가 소음에 묻혀 어둠의 레일로 흩어져 갈 때

그때도 몰랐다 포로 로마노 언덕에서 늑대의 젖을 먹고 자란

쌍둥이 형제 로물루스의 로마 건국신화를  스케치하고 돌아왔는데

아.... 그는 내 곁을 떠났다

자나 깨나 그리던 고향의 이 골짝  저 골짝 나는 유년의 새떼를 쫓아갔을까

저 풍요로운 농부의 땅을 관장하는 데메테르 여신의 신탁이

여름모자를 건드리며 속삭이던 말을 나는 왜 듣지 못했을까

눈꺼풀 위에 내리는 잠, 영원한 작별의 시를 읊조리던 것을 말이다

그도 늑대처럼 달빛 언덕을 배회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두고 간 아이를 잊지 못해

 

시인화가박정해

*프로필

개인전 4회(L.A Park View Gallery)
일본 신원전 은상 수상
쇼슈가이전, 대한민국회화대상전 입상
서울국제아트엑스포 2023 초대전 다수
신화를 찾아 이집트 그리스 사모스 크레타섬 스케치 및 전시
2007월간시사문단 시로 등단
센토 그림과 시로 달리다 제2시화집 출간
한국미협 한국전업미술가협회 버질아메리카 회원
센토와 소녀작가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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