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적인 필치로 표현하는 자연미(김자옥 초대전)

신항섭/미술평론가

이번 전시는 풍경화만으로 이루어짐으로써 인상주의를 표방하는 그의 조형세계를 좀 더 면밀히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사실주의에 기반을 둔 치밀한 묘사력으로 작가적인 역량을 다져온 그가 인상주의적인 기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게 된 것도 자연미에 대한 주관적인 인상을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이리라.

nature,andtrees(연가) 72.7x53㎝ oil on canvas
nature,andtrees(연가) 72.7x53㎝ oil on canvas

속도감을 수반한 붓 터치는 경쾌하면서도 유연하게 움직인다,
적당히 고조된 미적 감정은 감각적인 형태미에 신속하게 반응한다.
이때 맺힌 데 없이 자유롭게 전개된 리드미컬한 필치는 사실적인 형태 묘사에 대한 부담감으로부터 벗어난다.
생략적이고 개략적인 표헌기법임에도 실제의 이미지에 근사한 형태 감각을 구사할 수 있는 것은 능숙한 사실묘사가 뒷받침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 흔들리지 않는 사실적인 조형감각을 바탕으로 흥이실린 감각적인 터치를 구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nature. and trees 72.7x60.6㎝ oil on canvas
nature. and trees 72.7x60.6㎝ oil on canvas

그의 그림에서 감지되는 서정성 또는 서정미는 보일 듯 말 듯한 물상의 존재방식과도 연관이 있다.
즉, 온전히 드러나지 않고 어렴프시 그 존재감만을 감지할 수 있을 정도의 애매하게 처리되는 표현기법과 무관하지 않다.
그의 최근 작업이 가지고 있는 전반적인 경향은 특정의 소재를 부각시키기보다는 풍경으로서의 이미지 및 그 정서를 반영하는데 의미를 두고 잇다는 심증이 강하다.
다시 말해 생각하는 그림으로서의 풍경을 지향한다.
어느 면에서 서정성도 다름 아닌 생각하는 그림의 일면일 수 있다.
그림을 보고 돌아와서도 마음속에 여운이 남는 서정미는 풍경화가 지향해야할 가치일 수 있다.

가족 40.9x53cm_oil on canvas
가족 40.9x53cm_oil on canvas

단순히 시각적인 이해만으로 끝나는 그림이 아니라 감상자로 하여금 무언가 의미를 짚어보게 하는 그림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비록 시각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으나 그림 속에 은낙된 작가의 속말은 궁극적으로 풍경화가 지향해야 할 조형세계의 또 다른 일면이 아닐까.
그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인상파적인 빛과 색채가 그 자신을 얼마나 흥겹게 하는지 실감했을 성싶다.
그런 감정이 작품에서 그대로 묻어나기에 그렇다.
이렇듯이 밝고 감성적이며 감각적인 터치와 색채가 만들어내는 시각적인 즐거움이야말로 자연을 찬미하는 풍경화의 본령이리라.
따라서 이번 작품들은 미술애호가들에게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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